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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재밍'의 원조 네거티브랜드: 샘플링과 저작권 실험의 46년

'컬처 재밍'의 원조 네거티브랜드: 샘플링과 저작권 실험의 4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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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미국 캘리포니아 베이 지역의 몇몇 음반 가게에 손으로 만든 표지를 씌운 앨범 한 장이 조용히 놓였다. 실험적 사운드 콜라주 밴드 네거티브랜드(Negativland)의 셀프 타이틀 데뷔작이었다. 공동 창립자 마크 호슬러는 "5년 동안 100장쯤 팔릴 거라 생각했는데 500장이 석 달 만에 다 나갔다"고 회상한다. 결국 이 앨범은 1만 5,000장이 팔렸고, 밴드는 그 반응에 놀라며 활동을 이어갔다. 데이비드 윌스, 리처드 라이언스와 함께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46년에 걸쳐 30장이 넘는 앨범과 EP, 미술 작품, 책, 라디오, 라이브 공연으로 확장됐다.

네거티브랜드가 IT 실무자에게 낯설지 않은 이유는, 이들이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리믹스'와 '샘플링'의 문화적·법적 논쟁을 수십 년 앞서 몸으로 겪었기 때문이다. 밴드는 여러 출처의 소리와 이미지를 겹쳐 쌓는 자신들의 작업 방식을 '컬처 재밍(culture jamming)'이라는 말로 표현했는데, 이 용어 자체가 이들에게서 나왔다. 호슬러의 설명에 따르면 이들의 작업을 관통하는 실은 언제나 미국 문화, 즉 권력과 돈, 자본주의, 누가 통제권을 쥐고 미디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인식이다. 기성 문화를 재료로 삼아 '평행 우주 같은 현실의 비틀린 버전'을 만드는 셈이다.

U2 소송이 남긴 저작권 논쟁

이 밴드가 대중적 주목을 받은 계기는 역설적이게도 소송이었다. 1991년 네거티브랜드는 U2의 곡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를 샘플링하고 조롱한 음반을 SST 레코드를 통해 발표했다. U2와 소속 레이블은 저작권 침해, 상표권 침해, 명예훼손을 이유로 소송을 걸었고, 밴드는 마지못해 합의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창작자가 대기업이 소유한 문화를 재료로 새로운 것을 만들 권리가 있는가라는 질문이, 법정 바깥에서 훨씬 큰 파장을 남긴 사건이었다.

네거티브랜드는 이 소동과 언론의 관심을 저작권 개혁 논의로 돌렸다. 1995년 펴낸 책 'Fair Use: The Story Of The Letter U And The Numeral Two'에 법적 공방의 전말과 자신들의 주장을 담았고, 이 책을 계기로 호슬러는 전 세계 학교와 대학에서 전유(appropriation), 기업 소유권, 예술과 법의 교차점을 주제로 140회가 넘는 강연을 했다.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공정 이용(fair use)'을 둘러싼 대중적 논쟁을 예술가 스스로 끌고 나간 드문 사례다.

보존 프로젝트로서의 아카이브 협업

2015년 인터넷 아카이브는 네거티브랜드와 손잡고 이들의 전설적인 주간 프리폼 라디오 프로그램 'Over The Edge'의 4,000시간 이상 분량을 보존하고 무료로 공개했다. 1981년부터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2015년 세상을 떠난 협업자 돈 조이스가 오랫동안 이끌었고, 현재는 오랜 동료 존 라이데커("Wobbly")가 버클리의 KPFA에서 진행하고 있다. 첫 34년치 방송이 아카이브에 정리돼 전 세계 청취자에게 열려 있다는 점은, 방대한 오디오 자산을 어떻게 디지털로 보존하고 접근권을 여는가라는 실무적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이기도 하다.

밴드의 활동 방식 자체도 눈여겨볼 만하다. 멤버 구성은 오랜 세월 유동적이었고 대부분 생업을 병행한다. 앨범에 얼굴 사진을 싣지 않는데, 이는 개인이라는 인물이 아니라 작업 그 자체로 관심을 모으려는 의도적 선택이다. 핵심 멤버 외에 영상, 웹사이트 디자인 등을 돕는 이들도 작업의 필수적인 일부로 참여한다. 9월 16일 샌프란시스코 인터넷 아카이브 본부에서 열리는 라이브 공연 'Over The Edge: Significantly Less Deceptive'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에 사는 호슬러가 무대에 서고, 시애틀의 윌스는 전화로, 라이데커는 현장에서 함께한다. 물리적으로 흩어진 채 원격으로 협업하는 이 방식은 코로나 이후 일상이 된 분산 협업의 오래된 예고편처럼 보인다.

네거티브랜드의 궤적은 기술 변화에 적응해 온 창작 집단의 기록이기도 하다. 음악 샘플링에서 출발해 사진, 시각 예술, 그래픽, 전시, 즉흥 공연까지 지난 40년간 매체 환경이 바뀔 때마다 형식을 넓혔다. 2021년 NPR의 타이니 데스크(홈) 콘서트 출연, 2022년 라이언 워슬리가 밴드의 오랜 영상·오디오 자료로 만든 다큐멘터리 'Stand By for Failure'는 그 축적의 결과물이다. 다만 호슬러 스스로 인정하듯 이들의 작업은 언제나 소수 청중을 향한 것이었고, 상업적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비평가들이 자신들의 작업을 잘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마케팅에는 나쁘지만 창작에는 최고의 신호라고 말한다. 규정하기 어렵다는 것이야말로 무언가 다른 것을 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저작권과 AI 학습 데이터, 생성물의 소유권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뜨거운 지금, 40여 년 전부터 같은 질문을 던져 온 이 집단의 실험은 여전히 곱씹어 볼 만한 참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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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전체 보기 → https://blog.archive.org/2026/09/11/negativland-culture-ja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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