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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OS가 브라우저에서 부활하다 — 애플이 가지 않은 길을 다시 보다

BeOS가 브라우저에서 부활하다 — 애플이 가지 않은 길을 다시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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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 애플은 노후화된 클래식 Mac OS를 대체할 차세대 운영체제를 찾고 있었다. 당시 유력한 후보 중 하나가 바로 BeOS였다. 멀티태스킹과 멀티스레딩, 멀티미디어 처리에 특화된 이 운영체제는 Be라는 회사가 만들었고, 중반기의 파워 매킨토시로 이식되면서 Mac 커뮤니티의 주목을 받았다. 애플은 Be 인수를 검토하기까지 했다. 결국 애플이 선택한 것은 NeXT였지만, 'Infinite Mac' 프로젝트가 이번에 여러 버전의 BeOS를 브라우저에서 직접 구동할 수 있게 공개하면서, 가지 않았던 그 길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다시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Infinite Mac은 1984년부터 2005년까지의 매킨토시 역사를 브라우저에서 체험하게 해 주는 사이트다. 이번에 추가된 BeOS 설치본은 기존 Mac 환경과 완전히 동등하게 작동한다. 즉시 부팅되고(대용량 디스크는 스트리밍 방식으로 불러온다), 사전 설치된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인 Infinite HD를 쓸 수 있으며, 인터넷 아카이브의 CD-ROM을 삽입하거나 'Saved HD' 드라이브에 작업물을 저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에뮬레이터 하나를 더 정확하게 만든 작업

제작자는 이번 작업을 비교적 빠르게 끝낼 수 있는 과제로 예상했다. 이미 통합해 둔 에뮬레이터 DingusPPC가 BeOS 구동에서 좋은 진척을 보이고 있었고, 공식 지원 기종이던 파워 매킨토시 7300 구성에 설치 CD로 디스크 이미지를 만드니 곧바로 실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버전을 설치하며 써 보니 자잘한 버그와 예외 상황이 계속 드러났다.

원인에는 일관된 패턴이 있었다. DingusPPC와 Infinite Mac은 그동안 Mac OS 구동에 집중해 왔던 탓에, 알게 모르게 Mac OS 특유의 구현 방식이나 특성에 의존하게 돼 있었다. 독립적으로 개발된 운영체제인 BeOS를 올리자 지금까지 쓰이지 않던 경로가 작동했고, 그 과정에서 에뮬레이션되는 하드웨어의 정확도가 오히려 개선됐다. 흥미로운 사례는 파워 매킨토시 에뮬레이터인 SheepShaver다. SheepShaver 자체가 원래 BeOS에서 출발한 소프트웨어인데, 이것을 BeOS 위에서 다시 돌리려 하자 ROM이 물리 메모리에 매핑되는 방식의 예외적 동작에 의존하던 부분에서 호환성 수정이 필요했다. 제작자는 이 작업을 통해 DingusPPC가 PowerPC용 BeOS를 구동할 수 있는 유일한 에뮬레이터가 됐다고 본다. 나아가 MkLinux나 Rhapsody 같은 다른 운영체제를 올리는 데도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시대를 고려한 세부 손질

Infinite Mac 쪽에서도 BeOS 전용 외형을 입히고 라이브러리 소프트웨어를 모으는 작업 외에, 운영체제가 브라우저 창 크기에 맞는 화면 해상도를 미리 선택하도록 디스크에 동적 콘텐츠를 덧씌워야 했다. 운영체제가 화면 크기를 파일로 저장한다는 사실을 관찰하는 것과, 버전마다 바뀌는 그 포맷의 세부까지 재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제작자는 이런 반복적이고 번거로운 리버스 엔지니어링 작업에 AI 에이전트가 다시 한 번 유용했다고 밝혔다.

파워 맥용 최초 BeOS인 '개발자 릴리스 8.2'에는 1997년 4월 1일 이후 부팅을 막는 일종의 시한폭탄이 들어 있었다. 긴박감을 주려는 장치가 아니라, 라이선스로 제공받은 폰트 렌더러를 Be가 무기한 배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DR8.3에서 해결됐지만, 의미 있는 첫 버전을 부팅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제작자는 해당 디스크를 고를 때 작동하는 날짜를 강제로 지정하는 커스텀 날짜 기능에 의존했다.

2026년의 눈으로 본 BeOS, 그리고 NeXT와의 대비

제작자가 2026년의 시선으로 다시 본 BeOS의 가장 인상적인 특징은 여전히 속도다. 부팅과 사용 모두 빨랐고, 같은 시기 Mac OS가 훨씬 적은 일을 하면서도 그렇지 못했던 것과 대비된다. 가령 창을 실시간으로 끌어 움직이는 기능은 Mac OS X에 와서야 등장했다. POSIX 서브시스템과 유닉스 유사 셸은 현대적인 느낌을 주었고, 속성과 실시간 쿼리를 지원하는 파일시스템 BFS 같은 혁신도 있었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개발자 중심의,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시스템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포함된 앱 상당수가 기술 데모였고, 서드파티 소프트웨어 역시 '버전 0.1'의 느낌을 벗지 못한 것이 많았다. 탭 형태의 창 제목 표시줄은 보기엔 좋지만 드래그 가능한 영역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었고, 기본 커서를 손 모양으로 둔 탓에 클릭 정밀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비교 대상인 NeXTStep은 더 성숙해 보였다. 두 운영체제 모두 전용 하드웨어에서 범용 PC로, 또 회사 전략 변화라는 비슷한 격변을 겪었지만 NeXT가 더 매끄럽게 대응했다. 대표적으로 NeXT는 68K, 인텔, PA-RISC 등 여러 아키텍처에서 돌아가는 '팻 바이너리'를 지원한 반면, BeOS는 별도 실행 파일로 나눠야 해 사용자가 직접 선택해야 했고 배포도 복잡해졌다. 게다가 BFS가 호스트의 엔디언을 따랐던 탓에 PowerPC에서 쓴 디스크를 인텔 환경에서 읽을 수 없어, CD-ROM에 병렬 파티션을 둬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있었다. 제작자는 자신의 이런 평가에 애플이 결국 NeXT를 택했다는 결과를 아는 데서 오는 편향이 섞여 있을 수 있다고 솔직히 덧붙였다.

이번 업데이트에는 화면을 스크린샷으로 담거나 소리까지 포함해 영상으로 녹화하는 편의 기능도 더해졌다. 화면에 표시될 내용을 그대로 덤프하는 방식이라 높은 충실도로 기록할 수 있다. 또 Rhapsody와 Mac OS X 개발자 프리뷰 같은 운영체제 CD-ROM 컬렉션도 확장됐는데, 아직 DingusPPC가 구동하지는 못한다. 이 CD들은 점점 불안정해지는 인터넷 아카이브 스트리밍 대신 제작자 본인의 Cloudflare R2 버킷에서 제공된다. 실무자 입장에서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향수 자극을 넘어, 하나의 에뮬레이터에 성격이 다른 운영체제를 추가로 올리는 작업이 어떻게 기반 하드웨어 모델링의 정확도를 끌어올리는지를 보여 주는 구체적 사례로 읽을 만하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blog.persistent.info/2026/10/infinite-mac-beo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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