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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를 '생체시계 장애'로 본다면: 빛·멜라토닌 요법이 여는 보조 치료의 가능성

ADHD를 '생체시계 장애'로 본다면: 빛·멜라토닌 요법이 여는 보조 치료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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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보통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이라는 행동 증상으로 정의된다. 그런데 최근 Frontiers in Psychiatry(2025년 16권)에 실린 한 관점(perspective) 논문은 ADHD의 상당수 환자에게서 수면과 생체리듬(circadian rhythm) 교란이 임상적으로 의미 있고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한다. 저자들은 ADHD를 생체시계 장애로 완전히 재분류하자고 주장하지는 않지만, 일주기 리듬 교란이 일부 하위 집단의 병태생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를 겨냥한 행동 중재가 보조 치료가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수치로 드러나는 리듬 교란

논문이 종합한 근거는 ADHD와 '저녁형(eveningness)' 성향, 그리고 위상이 뒤로 밀린 생체 지표 사이의 강한 연관을 보여준다. 불면과 수면 장애는 성인 ADHD의 최대 80%, 아동 ADHD의 최대 82%에 영향을 미치고, 수면·각성 시점이 지연된 경우는 최대 78%에 이른다. 생체시계의 객관적 지표로 쓰이는 침 속 희미한 빛 멜라토닌 개시(DLMO)는 아동에서 약 45분, 성인에서 약 90분 지연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주목할 점은 이런 수면 문제가 불안·우울 같은 동반 질환을 통제한 뒤에도 ADHD와 유의하게 연관된 채 남는다는 것이다. 즉 단순히 다른 정신과적 문제의 부산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리듬 교란은 멜라토닌에 국한되지 않는다. ADHD에서는 코르티솔 리듬도 둔화·지연되어, 성인 환자는 멜라토닌과 코르티솔 모두에서 리듬성이 흐트러지고 아동은 특히 아침 기저 코르티솔이 낮게 나타난다. 분자 수준에서는 핵심 시계 유전자인 BMAL1과 PER2의 리듬이 구강 점막에서 약화되어 있었고, 증상이 심할수록 PER2 리듬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여기에 멜라토닌을 분비하는 송과선의 부피가 대조군보다 작고 저녁형 성향과 양의 상관을 보인다는 보고까지 더해지면서, 내분비 신호와 분자 시계가 함께 틀어진 모델이 그려진다. 다만 저자들은 이 인과가 아직 불명확하며, 저녁형으로 인한 광 노출 차이가 이런 소견을 역으로 유발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힌다.

시계를 앞당기면 증상도 움직인다

흥미로운 지점은 개입 연구다. 성인 ADHD 무작위 시험에서 밤마다 멜라토닌 0.5mg을 투여하자 DLMO가 88분 앞당겨지고 ADHD 증상이 14% 감소했다. 약물을 쓰지 않는 아동 101명을 대상으로 한 위약 대조 시험에서는 4주간 멜라토닌 3~6mg 투여로 DLMO가 44분 앞당겨졌고(대조군은 오히려 13분 지연), 총 수면 시간도 20분 늘었다. 다만 이 4주 안에서는 인지 수행이나 문제 행동의 변화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장기 추적에서는 참가자의 65%가 복용을 지속했고 중단 시 92%에서 수면 위상이 다시 뒤로 밀렸으며, 행동(71%)과 기분(61%) 개선이 보고됐다. 빛을 활용한 접근도 효과를 보였는데, 아침 고조도(10,000럭스) 광 치료 2주로 DLMO가 31분, 수면 중간 시점이 57분 앞당겨졌고, 멜라토닌에 광 치료를 더하면 약 2시간에 이르는 가장 큰 위상 전진이 나타났다.

계절 요인도 눈에 띈다. 가을·겨울에 진행한 3주 광 치료 시험에서는 '생체 선호의 위상 전진'이 주관적·객관적 ADHD 지표 개선을 가장 잘 예측하는 독립 변수로 떠올랐다. ADHD 성인의 계절성 정동장애 유병률이 27%(여성이 최고 위험)에 이르고 일주기 교란이 ADHD와 계절성 우울 증상 사이를 매개한다는 분석을 감안하면, 겨울철 광 치료의 의미는 더 커진다. 이 밖에 아동 244명 대상 행동 수면 중재는 6개월 뒤 증상·수면·삶의 질·기능을 유의하게 개선했고, 저녁형 대상 운동이나 다요소 행동 프로그램(기상 시간 고정, 아침 광 노출 극대화, 저녁 빛·늦은 식사·오후 3시 이후 카페인 회피 등)은 ADHD가 아닌 집단에서 3주 만에 DLMO를 약 2시간 앞당기고 우울·스트레스 점수를 낮췄다.

실무적 함의와 한계

IT·지식노동 현장의 실무자 관점에서 이 논문이 던지는 메시지는 비교적 명료하다. 저자들이 제안하는 행동 기반 일주기 중재—규칙적 기상, 아침 광 노출, 저녁 빛과 늦은 카페인 억제, 아침 운동—는 비용이 낮고 확장 가능하며 위험이 작은 접근이다. 저녁형 야행성 생활이 굳어지기 쉬운 개발·운영 직군에게 이런 원칙은 ADHD 여부와 무관하게 수면과 각성 리듬을 정돈하는 데 참고할 만하다. 저자들은 ADHD 평가 과정에 일상적인 '일주기 표현형 분석'을 도입하고 근거 기반 시간요법을 병행하는 방안을 현실적 선택지로 제시한다.

다만 과장은 금물이다. 이 글은 대조 임상시험이 아니라 기존 근거를 종합한 관점 논문이며, 저자 스스로 여러 한계를 명시한다. 일주기 교란은 ADHD 환자 다수(73~80%)에게 나타나지만 보편적이지 않고, 증상과의 관계는 복잡하고 양방향적이다. 위상을 앞당긴 것이 핵심 ADHD 증상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 필요한 기간, 최적 용량과 투여 시점, 효과를 보는 '반응자 표현형' 모두 아직 정의되지 않았으며, 일주기 중재로 ADHD가 관해된다는 증거도 없다. 결국 이 연구는 확정된 치료 지침이라기보다, 잘 설계된 층화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해야 할 유망한 가설에 가깝다. 생활 습관 차원의 리듬 관리는 지금도 시도해볼 만하지만, 멜라토닌 용량이나 광 치료 같은 의학적 중재는 전문가 상담을 전제로 접근하는 편이 안전하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www.frontiersin.org/journals/psychiatry/articles/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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