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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는 정말 점점 찾기 어려워지고 있을까? 무어의 법칙으로 들여다본 ‘연구 생산성’ 논쟁

아이디어는 정말 점점 찾기 어려워지고 있을까? 무어의 법칙으로 들여다본 ‘연구 생산성’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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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는 정말 점점 찾기 어려워지고 있을까? 무어의 법칙으로 들여다본 ‘연구 생산성’ 논쟁

무슨 이야기냐면요

‘요즘은 혁신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이 막연한 느낌에 숫자를 붙인 유명한 논문이 있어요. 2020년 경제학 학술지 American Economic Review에 실린 「Are Ideas Getting Harder to Find?(아이디어는 점점 찾기 어려워지고 있는가?)」인데요, 스탠퍼드와 MIT 등의 경제학자 네 명(Nicholas Bloom, Charles Jones, John Van Reenen, Michael Webb)이 쓴 논문이에요.

결론은 꽤 충격적이었어요. 연구에 뛰어드는 사람은 수십 년 동안 폭발적으로 늘었는데, 경제 성장률은 제자리거나 오히려 떨어졌다는 거죠. 계산해보면 연구자 한 명이 만들어내는 ‘아이디어 생산성’이 꾸준히 줄고 있다는 얘기가 돼요.

그런데 심리학 박사 출신 블로거 Adam Mastroianni가 운영하는 뉴스레터 Experimental History에 이 통념을 정면으로 들이받는 에세이가 올라왔어요. 제목부터 ‘아이디어가 점점 찾기 어려워진다고 말하는 사람은 겁쟁이’라고 할 만큼 도발적이죠. 표현은 세지만 개발자에게도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 주제라서, 논쟁의 뼈대를 차근차근 풀어볼게요.

논문의 대표 예시: 무어의 법칙

이 논문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사례가 바로 개발자에게 익숙한 무어의 법칙이에요. 이게 뭐냐면, 반도체 칩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 수가 약 2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는 경험 법칙이에요. 신기하게도 이 속도는 수십 년간 꽤 꾸준히 유지됐어요.

논문은 여기서 질문을 하나 던져요. ‘두 배’라는 성과는 매번 같은데, 그걸 달성하려고 투입한 연구 인력은 어떻게 변했을까? 답은 1970년대 초보다 18배 이상이었어요. 같은 결과에 18배의 사람이 필요해졌다면 1인당 생산성은 18분의 1로 떨어졌다는 뜻이죠. 농작물 수확량, 신약 개발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나왔고, 미국 경제 전체로 보면 1930년대 이후 연구 생산성이 수십 분의 일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추정했어요.

여기서 자주 나오는 비유가 ‘낮게 달린 열매’예요. 손만 뻗으면 따는 열매는 이미 다 땄으니 이제는 사다리를 놓고 점점 더 높이 올라가야 한다는 거죠. 쉬운 아이디어는 이미 다 나왔고 남은 건 점점 어려워진다는 설명이에요.

그런데 정말 ‘고갈’일까? 반론의 뼈대

에세이 제목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해요. ‘아이디어는 원래 점점 찾기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결론 내려버리면, 우리가 연구를 조직하고 돈을 대는 방식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슬쩍 덮이게 되거든요. 마치 피할 수 없는 자연법칙처럼요. 이 논쟁에서 반대편이 꾸준히 제기해온 지점들을 정리하면 이래요.

첫째, 분모가 정말 ‘연구’일까요? 논문은 R&D 지출을 연구자 임금으로 나눠서 ‘유효 연구자 수’를 추정해요. 그런데 그 돈과 시간이 전부 새로운 걸 찾는 데 쓰일까요? 과제 제안서, 보고서, 심사, 규제 대응, 중복 연구까지 다 포함돼 있죠. 개발자로 치면 하루의 절반을 회의와 결재에 쓰는 상황이에요. 투입이 부풀려지면 생산성은 낮게 나올 수밖에 없어요.

둘째, 분자가 아이디어의 가치를 다 담고 있을까요? 성과는 주로 성장률 같은 경제 지표로 재는데, 오픈소스나 위키백과, 무료 검색 엔진처럼 엄청난 가치를 만들지만 GDP에는 잘 안 잡히는 것들이 많아요.

셋째, ‘특정 길’이 가팔라진 것뿐 아닐까요? 트랜지스터를 계속 작게 만드는 건 원자 크기라는 물리적 벽에 가까워질수록 어려워지는 게 당연해요. 하지만 그 사이 GPU 병렬 연산, 칩렛, 딥러닝처럼 완전히 새로운 길이 열렸죠. 길 하나가 가팔라진 걸 아이디어 전체가 바닥난 것으로 읽으면 곤란하다는 거예요.

넷째, 과학은 ‘강한 고리’ 문제예요. Mastroianni는 예전부터 과학이 strong-link problem이라고 주장해왔어요. 쇠사슬은 가장 약한 고리 하나만 끊어져도 끝나지만, 과학은 반대로 가장 뛰어난 소수의 아이디어가 판을 바꾼다는 뜻이에요. 그렇다면 평균적인 연구를 더 많이 찍어내는 구조로는 돌파구가 늘지 않아요. 오히려 위험하고 이상한 아이디어를 걸러내는 심사 시스템이 진짜 문제일 수 있죠.

업계 맥락: 정체론 vs 낙관론

‘혁신 정체론’은 꽤 오래된 흐름이에요. Tyler Cowen의 『The Great Stagnation』, Robert Gordon의 『The Rise and Fall of American Growth』, 그리고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원했는데 140자를 얻었다’는 Peter Thiel 쪽의 유명한 문구까지요. Stripe 창업자 Patrick Collison과 Michael Nielsen도 과학이 투입 대비 성과가 줄고 있다는 글을 쓴 적이 있어요.

반대편에는 AI가 과학의 판을 다시 바꿀 거라는 낙관론이 있어요. 단백질 구조 예측 문제를 풀어 2024년 노벨 화학상으로 이어진 AlphaFold가 대표적이죠. 흥미로운 건 양쪽 모두 ‘지금 방식 그대로는 안 된다’는 데에는 동의한다는 점이에요. 차이는 원인을 ‘아이디어의 고갈’로 보느냐, ‘일하는 방식의 고장’으로 보느냐예요.

한국 개발자에게 주는 시사점

이 논쟁은 우리 팀 이야기로 바꿔 읽어도 딱 맞아요. 『맨먼스 미신』의 브룩스의 법칙처럼, 사람을 두 배로 늘린다고 기능이 두 배로 나오진 않죠. 팀의 생산성이 떨어졌다고 느낄 때 ‘이제 더 할 게 없나 보다’라고 결론 내리기 전에, 시간이 어디로 새고 있는지부터 보는 게 맞아요. 승인 단계, 보고용 문서,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평가 체계가 진짜 범인일 수 있거든요.

한국 국가 R&D 과제의 성공률이 90%를 훌쩍 넘는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이에요. 거의 모든 과제가 성공한다는 건, 애초에 실패할 만한 도전을 하지 않는다는 뜻일 수도 있으니까요. 개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예요. LLM 같은 새 도구는 이미 있는 길을 빨리 걷게도 해주지만, 예전엔 너무 비싸서 시도조차 못 했던 새 길을 열어주기도 해요. 지금 나는 어느 쪽에 쓰고 있는지 한 번 돌아볼 만해요.

마무리

‘아이디어가 바닥났다’는 결론은 편하지만, 그 전에 우리가 아이디어를 찾는 방식부터 의심해봐야 한다는 게 이 논쟁의 핵심이에요.

여러분 팀이나 회사에서 새로운 걸 시도하기 어렵다고 느낀다면, 그건 정말 할 게 없어서일까요, 아니면 시도하기까지 거쳐야 할 절차가 너무 많아서일까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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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전체 보기 → https://www.experimental-history.com/p/ideas-arent-gettin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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