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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젠트의 '수면 비행정' 바이스로이, 전기 WIG가 연안 교통을 바꿀까

리젠트의 '수면 비행정' 바이스로이, 전기 WIG가 연안 교통을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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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위를 아슬아슬하게 날아가는 거대한 비행체는 냉전기의 유물처럼 보이지만, 그 원리는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옛 소련은 1960년대에 '에크라노플란'이라 불리는 지면효과 비행체를 개발했다. 1967년 미국 정찰위성에 처음 포착돼 '카스피해 괴물'로 불린 이 기체는 보잉 747보다 길면서도 수면 바로 위를 미끄러지듯 날았다. 배와 비행기의 성격을 반반씩 가진 셈이다. 로드아일랜드의 리젠트 크래프트(Regent Craft)는 이 기술을 전기 추진과 현대 항전 장비로 되살려 바이스로이(Viceroy) 시글라이더를 만들었고, 나라간셋 만에서 시험 비행을 진행 중이다.

핵심 원리는 '지면효과(ground effect)'다. 날개가 수면이나 지면에 가까이 있을 때 날개 아래로 공기가 눌리면서 항력이 줄고 양력이 커진다. 덕분에 고고도 비행보다 훨씬 적은 추진력으로 떠 있을 수 있다. 바이스로이는 길이 16.8미터, 날개폭 19.8미터로, 통상 'A형' WIG(wing-in-ground, 날개 지면효과) 기체처럼 날개폭의 절반가량인 수면 위 약 10미터를 순항 고도로 삼는다. 이보다 높이 올라가면 지면효과의 이점을 잃고 안정성도 떨어진다. 2025년 9월 2일 첫 비행에서 바이스로이는 조종사 2명을 태우고 596미터를 30초간 비행했으며, 리젠트는 이를 사람을 태우고 난 전기 WIG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주장한다.

'떠 있고, 포일로 뜨고, 날다'

리젠트 경영진은 바이스로이가 '떠 있기(float)·포일링(foil)·비행(fly)'의 세 단계로 작동한다고 설명한다. 부두 근처에서는 배처럼 수면에 떠 있다가, 속도가 붙으면 수중익(하이드로포일) 위로 선체를 들어 올려 물의 저항을 줄이고, 마지막으로 이륙해 수면 위를 난다. 추진은 복합재 날개에 장착된 12개의 전기 모터와 프로펠러가 담당하며, 선체 아래에는 테슬라 모델S 다섯 대분에 해당하는 약 500kWh 배터리가 실린다. 최고 속도는 시속 290km로 일반 여객 페리의 약 아홉 배이고, 항속거리도 290km다. 조종사 2명 외에 성인 승객 12명과 짐을 실을 수 있어 대부분의 민간 헬기나 소형기보다 수송력이 크며, 최대 탑재 중량은 1,588kg로 아처 미드나이트 같은 eVTOL의 약 3.5배라고 회사는 밝힌다.

MIT 출신 항공우주 엔지니어이자 곡예비행 조종사인 공동창업자 겸 CEO 빌리 탈하이머(34)는 항공 분야에도 '테슬라의 순간'이 온다고 본다. 그는 운전하기엔 너무 멀고 비행기를 타기엔 너무 가까운, 즉 공항에서 보내는 시간이 실제 비행보다 긴 중거리 노선을 겨냥한다고 말한다. 하와이·낸터킷·카리브해·지중해 같은 섬 간 이동이나, 뉴욕에서 햄프턴스로 가는 식의 혼잡하고 비싼 연안 노선이 표적이다. 리젠트는 록히드마틴 벤처스 등으로부터 3억 4,000만 달러 이상을 유치했고, 시글라이더 수주 잔고가 100억 달러 규모라고 주장하며 2027년 말 상업 생산을 예고했다. 럭셔리 연안 교통 기업 '더 트웬티 파이브'는 해양 운영사 혼블로워와 손잡고 미 동부 노선용으로 최대 60대를 주문했다.

규제와 조종 자격이라는 숨은 이점

리젠트가 eVTOL 대비 내세우는 또 다른 강점은 규제 분류다. 미국 법령과 국제 해사법상 저고도 WIG는 항공기가 아니라 '선박'으로 분류된다. 지지자들은 이 덕분에 WIG가 FAA가 아닌 미 해안경비대의 규제를 받아, eVTOL을 수년째 인증·공역·조종사 훈련의 미결 상태에 묶어둔 규제 공백을 우회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FAA의 신규 예산법은 두 기관이 2년에 걸쳐 WIG 감독 권한을 협의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분류가 영구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조종 측면에서도 바이스로이는 선박 갑판사관 최고 등급인 공인 선장이 약간의 추가 교육만 받으면 운항할 수 있어, 길고 비싼 항공 조종사 훈련보다 문턱이 낮다.

조종의 단순함은 시뮬레이터에서도 드러난다. 중앙 레버로 속도를, 조이스틱으로 좌우 선회를 조절하는 두 가지 조작만 신경 쓰면 되고, 화면 스위치를 누르면 도크·플로트·포일·플라이 네 모드 사이를 거의 자율적으로 전환한다. 가장 어려운 구간은 포일링에서 비행으로 넘어가는 전환부다. 시속 60~84km는 배로서는 빠르지만 항공기로서는 극히 느린 속도이기 때문이다. 소련 군용 기종들이 저고도에서의 까다로운 조종과 위험한 이륙으로 실패한 지점이 바로 여기다. 1980년에는 원형 'KM' 에크라노플란이 조종 실수로 카스피해에 추락했고(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기체는 일주일 뒤 가라앉았다), 1991년 소련 붕괴와 함께 에크라노플란 시대도 막을 내렸다.

리젠트는 이 역사적 약점을 현대 기술로 메웠다고 말한다. 이륙 속도에 가까워질 때 수중익으로 떠올라 물의 저항을 줄이는 방식, 전력·연산·조종면 연결에 걸친 항공기급 다중 이중화, 그리고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최신 항전 장비가 그것이다. 시글라이더는 1.5미터 높이의 너울까지 견디도록 설계됐고, 해안에서 멀어져 선박 통행이 뜸한 구간에서는 카메라와 센서가 항상 우선권을 가진 느린 배들을 탐지한다. 바이스로이가 큰 범선의 돛대나 크루즈선 상갑판보다 낮게 날기 때문에 이는 안전상 중요한 장치다. 회사는 미 해병대 전투연구소 등에서 약 2,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받아 잠수함 통신·의료 등 용도의 무인 소형 기종 '스콰이어'도 시험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실적은 596미터, 30초라는 짧은 비행과 뒤이은 네 차례 비행에 그치며, 3억 달러대 투자와 100억 달러 수주 잔고, 2027년 양산 계획은 아직 입증되지 않은 약속의 영역에 있다. 선박이냐 항공기냐를 둘러싼 규제 협의 결과도 사업성의 전제를 바꿀 수 있다. 그럼에도 탈하이머가 꼽는 구조적 이점은 분명하다. 고고도 항공기와 달리 WIG는 비상 착륙할 공항까지 갈 예비 연료를 실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필요한 것은 물뿐이고, 그것은 어디에나 있다. 그의 표현대로 '언제나 착륙 지점 위를 날고 있는' 셈이어서, 연안 교통이라는 좁지만 분명한 틈새에서 전기 WIG가 어디까지 현실이 될지 지켜볼 만하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spectrum.ieee.org/ground-effect-veh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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