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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언덕 797개를 세다: 심슨 사막에서 드러난 '측정'이라는 일

모래언덕 797개를 세다: 심슨 사막에서 드러난 '측정'이라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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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레드시트를 떠올리며 사막에 들어가는 사람은 없다. 포드의 차량 통합 엔지니어 팀 포스트게이트(Tim Postgate)와 동료들도 그랬다. 이들은 호주 심슨 사막에서 신형 레인저 슈퍼 듀티를 시험하고 있었다. 사막 초입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모래언덕 '빅 레드(Big Red)'를 몇 차례 오르내리던 중, 포스트게이트의 머릿속에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다. 심슨 사막에는 평행하게 늘어선 모래언덕이 대략 1,100개 있고 버즈빌에서 마운트 데어까지 횡단하면 그걸 거의 다 넘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정작 한 번도 세어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한 차량의 동승자에게 '언덕 세기'라는 임무를 맡겼다. 그렇게 한 자루의 펜과 기록지가 사막 한복판의 측정 도구가 됐다.

무엇을 하나로 셀 것인가

문제는 모래언덕이 교과서 삽화처럼 생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V자 언덕을 올라 반대편으로 내려가 하나를 지웠다고 생각하는 순간, 능선이 깔끔하게 끝나지 않고 혹과 둔덕이 이어진다. 언덕이 가던 길을 잊고 문장 중간에 마음을 바꾼 것 같다고 포스트게이트는 표현한다. 작은 융기를 전부 센다면 수백만 개가 나올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해석'을 해야 했다. 좌우를 살펴 능선이 계속 이어지는 뚜렷한 지형인지 판단하고, 제대로 된 능선처럼 느껴질 때만 새로운 하나로 집계했다. 이는 데이터를 다루는 실무자에게 익숙한 문제다. 세는 행위 이전에 '하나의 단위란 무엇인가'라는 조작적 정의가 먼저 필요하고, 그 정의가 결과 자체를 좌우한다.

흔들리는 차 안에서의 집계 오차

정의를 세워도 세다 보면 숫자가 머릿속에서 미끄러진다. 넘는 언덕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두가 모든 좌석을 경험하도록 차량 안에서 자리를 돌렸기 때문에 집계 담당도 계속 바뀌었다. 포스트게이트는 자기 차례가 되자 손가락으로 다섯을 세고 천장에 한 번 표시하는 방식을 썼다. 깔끔해 보이지만, 차가 끊임없이 튀는 환경에서 펜을 천장에 가져가면 의도보다 많은 자국이 생기기 일쑤였다. 길이 너무 거칠어 집계자가 글씨를 쓸 수 없어 차를 세운 적도 있었다. 이렇게 해서 나온 숫자가 약 797개다. 그가 굳이 '정의된(defined)' 언덕이라고 못 박는 이유가 여기 있다. 언덕은 머릿수를 세라고 가만히 서 있지 않는다. 어떤 것은 사그라졌다가 다시 형성되고, 서쪽으로 갈수록 작아지지만 더 촘촘해져 집계는 더 빡빡해진다.

더 어려운 쪽을 택한 이유

이번 횡단에는 또 다른 변수가 있었다. 평소 개발 주행은 편서풍의 영향으로 서에서 동으로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반대 방향을 택했다. 모래언덕의 단면은 대체로 삼각형이고 바람이 가려지는 쪽(풍하면)이 더 가파르고 모래가 무르다. 동에서 서로 가는 쪽이 더 힘들며, 횡단이 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기에 일부러 난이도를 높인 것이다. 직선 경로는 약 590km, 우회가 없으면 600km가 채 안 된다. 다만 이들은 깔끔한 완주를 노린 게 아니라 각 차량으로 빅 레드를 여러 번, 다른 언덕도 몇 차례 오르내렸다. 그럼에도 차량마다 두 명씩 타고 물과 연료, 공구와 예비 부품, 야영 장비를 모두 실은 상태에서, 심지어 하중을 위해 굳이 더 실은 물과 연료까지 지고도 단일 연료 탱크로 여유를 남기며 사막을 건넜다.

숫자와 기록 뒤에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있다. 네 번의 야영과 조리는 팀을 나눠 맡았고, 방식은 단순했다. 출발 전에 음식을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 맞는 크기로 얼려 두고, 사막에서는 해동해 데운 뒤 밥이나 파스타, 감자를 곁들이면 된다. 계획을 통째로 날릴 뻔한 순간도 있었다. 칠리와 볼로네제를 잔뜩 준비한 한 엔지니어가 출발 10분 만에 "음식을 전부 집에 두고 왔다"고 말한 것이다. 결국 차를 돌렸다. 심슨 사막에서는 많은 것을 감당할 수 있어도 굶주린 대원들은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가 제품 홍보 기사의 틀을 넘어 흥미로운 지점은,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를 진지한 '일'로 바꾸는 측정의 본질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 797이라는 숫자는 절대적 진실이 아니라 특정 경로를, 특정 정의로, 흔들리는 환경에서 사람이 센 결과다. 어떤 길은 더 많고 어떤 길은 더 적을 것이며, 재현해도 똑같은 값이 나오리란 보장은 없다. 관측자마다 다른 판단, 환경이 만드는 잡음, 대상 자체의 가변성—데이터를 세고 지표로 보고하는 모든 일이 안고 있는 한계가 모래언덕 위에 그대로 압축돼 있다. 중요한 것은 숫자를 신성시하지 않되, 그 숫자가 어떤 정의와 조건에서 나왔는지를 함께 남기는 태도다. 심슨 사막은 조용히, 그곳에 다녀왔음을 증명할 797개의 이유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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