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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없는 박테리아 대장균은 어떻게 '지능적으로' 먹이를 찾는가

뇌 없는 박테리아 대장균은 어떻게 '지능적으로' 먹이를 찾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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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균(E. coli)은 흔히 장 속의 하찮은 세균으로 여겨지지만, 먹이를 찾아 헤엄치는 방식을 들여다보면 인상이 달라진다. 작가 제임스 소머스가 소개한 '주화성(chemotaxis)' 현상은 뇌도 없고 인간 세포보다 몇 자릿수나 단순한 단일 세포가 후각, 동기, 심지어 기억에 가까운 기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화학 물질을 감지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결정하는 이 과정은, 생명을 '사고하지 못하는 화학물질 덩어리'가 아니라 정교하게 설계된 물리적 연산 장치로 다시 보게 만든다.

달리기와 구르기로 만드는 임의 보행

대장균의 이동은 두 가지 모드로 이루어진다. 편모 꼬리로 앞으로 나아가는 '런(run)'과, 방향을 무작위로 바꾸는 '텀블(tumble)'이다. 세포 몸체에는 여섯 개 남짓한 회전자(로터)가 있고 각각 긴 채찍 같은 꼬리를 거느린다. 모든 로터가 같은 방향으로 돌면 꼬리들이 하나의 코일로 뭉쳐 몸을 앞으로 추진하고, 단 하나라도 반대로 돌면 코일이 풀리면서 세포가 제자리에서 구른다. 균일한 환경에서 런은 약 1초, 텀블은 그 10분의 1 정도 지속되며, 이 비율은 '탐색(exploration)'과 '활용(exploitation)' 사이의 균형을 맞추도록 조율돼 있다. 런이 너무 잦거나 길면 먹이를 지나쳐 버리고, 너무 드물거나 짧으면 애초에 먹이를 찾지 못한다.

이 균형의 핵심은 CheY라는 신호 분자다. CheY는 세포질 안을 떠돌며 수용체 복합체(코에 해당)와 로터 사이에서 정보를 나른다. 수용체에서 인산화되면 CheY-p가 되는데, 이 형태는 로터에 강하게 결합해 회전 방향을 뒤집고 텀블을 유발한다. 그런데 코가 유인물질 농도의 증가를 감지하면 CheY가 CheY-p로 전환되는 흐름이 억제된다. 결과적으로 로터에 붙는 CheY-p가 줄고, 방향 전환도 줄어, 세포는 더 오래 달린다. 즉 먹이를 향한 방향에서는 꾸준히 전진하는 단순한 되먹임 회로가 작동하는 셈이다.

2% 변화를 100%로 바꾸는 증폭기

왜 이렇게 복잡한 중간 단계를 두는 걸까. 모터가 유인물질에 직접 반응하도록 설계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CheY-p의 흐름은 조절 가능한 화학적 증폭기 역할을 한다. 원문이 인용한 수치에 따르면 세균 세포는 신호를 50배 이상 증폭할 수 있어, 수용체 점유율의 2% 변화가 편모 모터 출력의 100% 변화를 일으킨다. 덕분에 세포 부피당 분자 3개 미만이라는 극미량의 변화까지 감지한다.

이 민감도만으로는 문제가 생긴다. 분자 세 개에 100% 반응한다면 그 천 배의 농도에서는 완전히 압도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장균은 농도 5자릿수에 걸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비결은 '적응'이다. 세포는 자신이 놓인 농도를 새로운 기준값으로 받아들이고, 거기서 조금만 올라가도 늘 같은 과민 반응을 보인다. 이 메커니즘은 수용체의 '지지대(strut)'에 있는 주머니를 메틸기가 채우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메틸화가 진행되면 지지대가 뻣뻣해지고 수용체의 신호 출력이 둔화돼, 같은 반응을 끌어내는 데 더 많은 유인물질이 필요해진다. 메틸화 자리가 많기 때문에 조절 폭이 넓다. CheR이 메틸기를 붙이고 CheB가 떼어내며 이 값을 끊임없이 재조정한다.

화학으로 쓰는 기억

메틸화는 대장균에게 '단순한 화학적 기억'을 제공한다. 세포는 유인물질이 지난 몇 초 동안 짙어졌는지 옅어졌는지를 내부 화학 상태로 기록하고, 그로써 자신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판단한다. 소머스는 이것이 원리상 뇌가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단일 신경세포의 연산 능력을 모사하는 데 약 1,000개 소자의 인공 신경망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는, 진짜 뉴런이 내부 화학에 그만큼 많은 '상태'를 저장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조절을 떠받치는 것은 인산화와 탈인산화가 맞물려 돌아가는 순환 회로다. 키나아제가 인산기를 붙이고 포스파타아제가 떼어내는 이 사이클은 ATP를 소모하기에 한때 '헛된 반응'으로 불렸다. 하지만 데니스 브레이가 『Wetware』에서 설명하듯, 긴 효소 연쇄 반응과 달리 이 순환은 한쪽 반응의 스위치만 조절해도 활성 단백질 농도를 순식간에 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 유연하고 빠르게 조율되는 장치다. 스테레오의 볼륨을 밀어 올리듯 비활성화 반응만 눌러 주면 활성형이 빠르게 불어난다. 인산화를 통한 이런 조절은 생명 전반에서 매우 보편적이어서, 인간 단백질의 30~50%가 공유 결합된 인산기를 지니며 전형적인 포유류 세포는 수백 종의 키나아제를 동시에 사용한다.

실무자의 눈으로 보면 주화성은 제어공학의 익숙한 아이디어들을 분자 수준에서 구현한 사례다. 적응형 자동 이득 조절, 넓은 동적 범위를 위한 기준값 정규화, 빠른 응답을 위한 상시 순환 회로, 상태를 보존하는 메모리까지—엔지니어가 신호 처리 시스템을 설계할 때 떠올릴 법한 패턴이 그대로 등장한다. 다만 소머스 자신이 밝히듯 이 설명은 물리적 세부를 상당히 단순화한 것이며, CheA·CheW·CheZ 같은 수많은 등장인물의 이름과 그물망 다이어그램에 매몰되기보다 전체를 살아 있는 하나의 계로 이해할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 생물학을 암기 과목이 아니라 '냄새를 맡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같은 질문으로 접근하자는 것이 글의 또 다른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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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전체 보기 → https://jsomers.net/e-coli-chemotax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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