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가로등이나 현관 불빛 주위로 날벌레가 구름처럼 몰려들던 풍경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곤충이 야간 조명에 모여드는 습성은 오래전부터 곤충학자와 나방 애호가들이 조사에 활용해 왔다. 빛 하나와 흰 천 한 장만 있으면 밤에 날아드는 곤충들을 관찰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조명이 LED로 바뀌면서 이 광경은 눈에 띄게 줄었다. 사람 눈에는 색 차이만 보이지만, 곤충에게는 백열등과 LED 사이에 훨씬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도마뱀이 사라진 식탁
WINGS의 베라크루스 탐조 여행에서 가이드 롤란드 룸(Roland Rumm)은 이 변화를 자신의 경험으로 설명했다. 그의 가족은 야외 식사 공간을 인공조명으로 밝게 밝혀 두었는데, 어린 시절 그는 도마뱀붙이(게코)가 불빛 쪽으로 기어 올라와 모여든 곤충을 잡아먹는 모습을 즐겨 보곤 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가족이 조명을 LED로 교체하자 게코들이 자취를 감췄다. 게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LED에 모이는 곤충이 크게 줄어 게코가 나타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곤충이 빛에 모이는 원리
2024년 BBC는 곤충이 야간 인공조명에 이끌리는 이유를 다뤘다. 날아다니는 곤충은 달빛을 기준으로 방향을 잡는다. 달은 언제나 자신보다 위에 있으므로, 곤충은 빛이 등 쪽에 비치도록 자세를 유지하며 그렇게 비행 중 균형을 잡는다. 달빛은 태양빛이 반사된 것이어서 자외선(UV)과 적외선(IR) 파장을 포함하는데, 곤충은 이 자외선을 달빛의 단서로 인식한다. 따라서 자외선을 내뿜는 인공조명은 곤충에게 달빛처럼 보이고, 곤충은 그 빛에 등을 향하려다 불빛 주위를 맴돌게 된다. 조명이 하늘을 향해 위로 비출 때는 몸이 뒤집히기까지 한다. 백열등은 자외선을 방출하지만 LED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곤충이 LED에 훨씬 덜 모이는 것이다.
2016년 브리스틀 대학의 비교 실험
영국 브리스틀 대학 연구진은 2016년 네 종류의 가정용 조명이 곤충, 특히 파리목(Diptera)을 얼마나 끌어들이는지 야외 실험으로 비교했다. 대상은 전통적인 텅스텐 필라멘트 백열등과 현대적인 세 종류, 즉 콤팩트 형광등, '쿨 화이트' LED, '웜 화이트' LED였다. 결과적으로 LED는 다른 광원들보다 유의미하게 적은 곤충을 끌어들였고, 쿨 화이트와 웜 화이트 LED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파리류는 LED에 덜 모였으며, 질병을 옮기는 깔따구(Culicoides)의 유인도 더 적었다. 연구진은 LED가 경쟁 조명 기술에 비해 야생동물 교란과 곤충 매개 질병 발생을 줄일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LED가 이런 특성을 갖는 이유는 작동 방식에 있다. LED는 통상 자외선을 방출하지 않으며, 투입된 전기 에너지를 거의 전부 사람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 영역(400~700nm)의 전자기 복사로 변환한다. 자외선이나 적외선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파장을 만드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으니 효율이 높고, 동시에 자외선에 반응하는 곤충에게 덜 매력적인 것이다.
실무적 의미와 한계
이 사실은 조명 설계나 시설 운영을 다루는 실무자에게 참고할 만한 지점을 던진다. 에너지 효율만으로 정당화되던 LED 전환이 사실은 생태적 부작용을 줄이는 선택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자외선을 내뿜는 야간 인공조명은 곤충을 교란해 개체수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될 만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며, LED는 바로 그 자외선을 거의 내지 않는다. 야외 조명을 설계하거나 교체할 때 광원의 스펙트럼 특성을 함께 고려하면 에너지와 환경 양쪽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
다만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브리스틀 실험은 2016년에 네 가지 가정용 조명을 대상으로 한 야외 비교였고, 주된 관찰 대상도 파리목에 집중돼 있었다. LED가 곤충을 전혀 끌어들이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며, 모든 곤충 분류군이나 모든 LED 제품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조명을 생태적 관점에서 다룰 때는 광원의 종류만이 아니라 밝기, 설치 방향, 점등 시간까지 함께 보는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