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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온병 치료 후보물질, 사람 대상 첫 임상시험 돌입

프리온병 치료 후보물질, 사람 대상 첫 임상시험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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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인 프리온병에 맞서는 새로운 치료 후보물질이 처음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미국 브로드연구소(Broad Institute)와 매사추세츠대 챈(UMass Chan) 의대 연구진이 개발한 이 후보물질은 프리온 단백질(PrP)을 표적으로 하는 소간섭 RNA(siRNA)로, 이번 1상 시험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한다. 'PRiSM'으로 명명된 이 시험은 이미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참가자 모집을 시작했다.

프리온병은 잘못 접힌 프리온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면서 생기는 질환군으로, 현재까지 치료법이 없고 증상 발현 후 수개월에서 수년 내에 사망에 이른다. 이번 후보물질은 프리온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RNA 분자에 결합해 이를 잘라냄으로써 뇌 속 발병 단백질의 양을 줄이도록 설계됐다. 동물 연구에서 프리온 단백질 수치를 낮추면 발병을 늦추고 질병 진행을 더디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앞서 확인된 바 있다.

왜 '2개를 이은' siRNA인가

주목할 점은 이 후보물질이 '2가(divalent) siRNA'라는 구조라는 것이다. 동일한 siRNA 두 개를 연결해, 단일 siRNA보다 뇌 안에서 더 넓게 분포하도록 만든 형태다. 이 기술은 UMass 챈 의대의 아나스타샤 크보로바(Anastasia Khvorova) 연구실에서 개발됐다. 크보로바와 함께 시험을 이끄는 에릭 미니켈(Eric Minikel), 소니아 발라브(Sonia Vallabh)는 2019년부터 프리온 단백질 mRNA를 겨냥한 siRNA 기반 약물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해 왔다. 부부인 발라브와 미니켈은 2011년 발라브가 프리온병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이 병의 치료법 개발에 삶을 바쳐 왔다.

연구진이 앞서 발표한 동물실험 데이터에 따르면, 2가 siRNA는 생쥐에서 프리온 단백질을 49% 낮췄고, 증상 발현 이후 단회 투여만으로도 생존 기간을 64% 늘렸다. 이 연구는 학술지 'Nucleic Acids Research'에 게재됐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2025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임상시험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승인했다.

공개와 투명성을 전제로 한 임상

이번 사례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지점은 운영 방식이다. IND 문서는 통상 제약사가 비공개로 유지하지만, 미니켈과 발라브는 자신들의 IND 서류를 공개했고 새로운 지견도 열린 방식으로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미니켈은 "이 약을 마침내 사람 대상 시험까지 끌고 온 것은 오랜 꿈의 뒤늦은 성취이자, 동시에 사람에게서 안전성과 활성을 배워가는 과정의 가장 첫 단계"라며, 결과와 무관하게 프리온병 임상시험을 운영하는 방법에 대한 데이터와 교훈을 폭넓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발라브 역시 표준적인 신약 개발 방식이 '학습하는 시스템'으로 설계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하나의 시도도 고립된 단위로 소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험의 초기 단계에서는 증상이 있는 환자 15명이 요추 천자(lumbar puncture)를 통해 siRNA를 1회 투여받는다. 시험이 진행되면서 나중에 등록되는 환자는 앞서 등록된 환자보다 더 높은 용량을 받게 된다. 또한 치료를 받지 않는 참가자 15명으로 구성된 관찰군도 함께 운영된다. 연구진은 향후 증상이 나타나기 전 단계의 참가자도 추가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안전성 데이터도 가능한 한 빨리 공유할 계획이다. 이번 시험은 미국 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NINDS)의 NeuroNEXT 프로그램이 자금과 함께 시험 사이트,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신경과의 임상조정센터, 아이오와대의 데이터·통계센터 등 인프라를 지원한다.

실무적 의미와 한계

한국의 바이오·제약 실무자 관점에서 이 사례가 갖는 함의는 분명하다. 하나는 중추신경계 전달이라는 난제를 '분자 구조 설계(2가 연결)'로 풀어가는 RNA 치료제의 접근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환자 수가 적은 희귀·치명 질환에서 IND와 데이터를 공개해 전체 분야의 개발 효율을 끌어올리려는 '오픈 임상' 모델이다. 발라브 연구팀이 관여한 임상은 이번이 두 번째로, 첫 번째는 2023년 시작된 아이오니스(Ionis)의 ION717 후보물질 시험으로 현재도 진행 중이다.

다만 냉정하게 볼 지점도 있다. 이번 시험은 안전성과 내약성 확인이 목적인 1상이며, 초기 규모는 투약군 15명에 불과하다. 64%의 생존 연장 같은 수치는 생쥐 모델의 결과일 뿐 사람에서의 유효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연구진 스스로도 이 분자의 약으로서의 미래는 아직 열려 있는 질문이라고 선을 긋는다. 결국 이번 시험의 실질적 가치는 특정 약물의 성패를 넘어, 치료 수단이 전무했던 프리온병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의 운영 경험과 공개 데이터를 축적한다는 데 있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www.broadinstitute.org/news/clinical-trial-prion-d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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