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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이 원자력을 넘어섰다: 숫자 뒤에 숨은 전환의 조건

태양광이 원자력을 넘어섰다: 숫자 뒤에 숨은 전환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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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전력 공급에서 태양광이 원자력을 추월했다.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의 집계에 따르면 2025년 태양광 발전량이 간발의 차로 원자력을 앞질렀고, 2026년 9월까지 최근 12개월을 분석한 BBC 자료에서는 태양광이 원자력보다 13% 많은 전력을 생산하며 격차를 벌렸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태양광은 세계 전력의 1%에 그쳤지만 2026년에는 약 10%에 이를 전망이다. 2000년 이후 거의 제자리였던 원자력과 달리, 같은 기간 태양광 발전량은 약 2,700배로 늘었다.

주목할 점은 이 성장이 거의 모든 공식 전망을 빗나갔다는 사실이다. 옥스퍼드대의 얀 로제노 교수는 국제에너지기구(IEA) 같은 기관의 전망이 '선형적 성장과 완만한 비용 하락'을 가정했지만 두 가정 모두 틀렸다고 지적한다. 2025년 태양광은 전 세계 전력 수요 증가분의 4분의 3을 담당하며 풍력을 제치고 신규 전력의 최대 공급원이 됐다.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전력원이라는 평가가 과장이 아니다.

비용이 바꾼 게임의 규칙

성장의 근본 동력은 가격이다. 태양광은 2020년 '역사상 가장 싼 전기'가 됐고, 이후 효율 상승과 실리콘·은 사용량 감소로 단가가 더 떨어졌다. 중국의 대규모 제조 능력과 현재의 공급 과잉은 모듈 가격을 사상 최저로 끌어내렸다. 특히 2023~2024년의 급격한 패널 가격 하락이 엠버의 데이브 존스가 '터무니없이 싸다'고 표현하는 국면을 열었다. 100달러를 밑도는 패널 한 장이 아무런 추가 투입 없이 30~40년간 전기를 만들어낸다는 계산이다.

값싼 전력은 지역마다 다른 방식으로 확산을 이끌었다. 중국이 여전히 압도적 1위지만, 미국은 관세에도 불구하고 설치량 2위를 지키며 전체 가구의 3분의 1 이상에 공급할 용량을 갖췄다. 인도는 최근 2년간 전력 수요 증가분의 60%를 태양광으로 채웠고, 호주는 400만 가구 이상이 지붕형 태양광을 쓴다. 전력망이 불안정한 파키스탄은 2019년 2% 미만이던 태양광 비중이 24%까지 올랐는데, 대부분 대출 없이 가계가 직접 지불해 설치한 경우다. 아프리카에서는 하루 약 10만 장의 패널이 깔리고 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으로 디젤 가격이 뛰면서 발전기 대신 태양광을 택하는 흐름이 가속됐다.

실무자가 봐야 할 지점은 패널이 아니라 계통

태양광은 해가 떠 있을 때만 발전하기에 배터리와의 결합이 전제다. 배터리 역시 비용 혁명을 겪으며 '태양광+저장'이 햇빛 많은 지역에서 신규 화석연료 발전보다 저렴해졌다. 캘리포니아에서는 2026년 상반기 저녁 피크 시간대(오후 7~9시) 전력 수요의 4분의 1 이상을 태양광과 배터리가 맡았다. 다만 흐린 날이나 우기, 계절 간 장기 저장은 여전히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로제노 교수의 진단처럼 이제 제약은 패널이나 비용이 아니라 '전력망, 저장, 전기화 속도'다. 즉 핵심 질문은 태양광이 더 성장할지가 아니라 전력 시스템과 제도가 그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가로 옮겨갔다.

이 지점은 데이터센터 증설과 전기화로 수십 년 만에 전력 수요가 다시 늘고 있는 한국 IT 업계에도 직접적인 함의가 있다. 미국에서는 신규 발전 용량의 90% 이상을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며, 빠르게 배치 가능한 전력이라는 점이 오히려 성장 기회로 작동하고 있다. 반대로 장기 저장 에너지 저장 협의회의 줄리아 소더는 유연성 없는 무분별한 전기화가 '취약한 시스템'을 만든다고 경고했다. 값싼 발전원을 확보하는 것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뜻이다.

앞으로의 변수도 분명하다. 2026년 세계 태양광 용량은 계속 늘지만, 중국이 지난해 여름 지원 제도를 바꾸면서 증가 '속도'는 사상 처음 둔화할 수 있다. 중국을 제외하면 설치량은 오히려 전년보다 늘었다. IEA는 2030년 태양광 발전량이 2025년의 두 배에 이르러 수력을 제치고 세계 3위 전력원이 될 것으로 본다. 단, 모든 전망에는 '중국산 패널 수입이 막히면 이 속도는 불가능하다'는 단서가 붙는다. 저가 패널 공급망이 사실상 중국에 집중돼 있다는 구조적 리스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다. 1.5도 억제선 돌파가 유력해진 지금, 태양광의 확산이 석탄 발전소 건설을 줄여 최악의 온난화 시나리오를 4도에서 2~3도 수준으로 낮췄다는 평가는 기술 전환이 만든 드문 희소식이지만, 그 지속 여부는 결국 계통과 공급망이라는 비기술적 조건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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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전체 보기 → https://www.bbc.com/future/article/20261023-how-solar-bec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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