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투자자 마크 큐반(68)은 자신이 팔지도 않은 294달러짜리 '당뇨병 치료제'에 관한 이메일을 매주 받는다고 말한다. 그의 얼굴과 목소리를 AI로 복제한 딥페이크 광고가 페이스북에 돌아다니고, 이를 본 고령 소비자들이 '이 치료제가 정말 효과가 있느냐'거나 '방금 294달러를 주고 주문했다'며 그에게 직접 연락해 온다는 것이다. 큐반은 카라 스위셔와 스콧 갤러웨이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피벗(Pivot)' 8월 방송에서 메타가 이런 광고의 실체를 알면서도 계속 내보낸다고 주장하며 이 플랫폼을 "최악 중의 최악"이라고 불렀다.
흥미로운 지점은 큐반 자신이 실제로 제약 사업을 한다는 사실이다. 그는 저가 제네릭 의약품을 파는 온라인 약국 '코스트 플러스 드럭스'의 공동 창업자다. 즉 '큐반이 만든 저렴한 약'이라는 서사가 대중에게 어느 정도 신뢰를 얻을 토양이 있고, 사기범들은 바로 그 신뢰를 가로채 가짜 치료제 판매에 활용한 셈이다. 큐반은 일부 광고가 화면 속 인물이 AI로 생성됐으며 해당 영상이 '엔터테인먼트'라는 고지를 포함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러나 소비자가 그 작은 고지에 도달할 즈음이면 이미 구매 설득이 끝난 뒤이고, "메타에게는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그는 꼬집었다.
내부 문서가 가리키는 수익 구조
큐반의 비판은 개인적 불만을 넘어선다. 2025년 11월 6일 로이터는 메타 내부 문서를 인용해, 회사가 사기성·금지 제품을 밀어붙이는 광고에서 약 160억 달러, 즉 2024년 매출의 약 10%에 해당하는 수익이 유입될 것으로 자체 추산했다고 보도했다. 메타 자체 집계로 이용자들은 명백한 사기 징후를 가진 '고위험(higher risk)' 광고를 하루 약 150억 건 접했고, 2024년 말 한 문서는 이 범주의 가치를 연 70억 달러가량으로 평가했다. 2025년 5월 발표 자료에서는 메타의 안전 담당 인력조차 자사 플랫폼이 미국에서 성공한 사기의 3분의 1에 관여한다고 추정했다.
실무자에게 더 주목할 만한 대목은 광고주 차단 기준이다. 문서에 따르면 메타의 자동화 시스템이 어떤 계정을 '사기 운영 확률 95% 이상'으로 판정해야 비로소 차단이 이뤄지며, 그 미만의 의심 계정은 광고 단가를 더 내는 방식으로 그대로 노출을 유지할 수 있다. 사기 가능성이 높아도 임계값에 못 미치면 '더 비싸게 광고를 사는 고객'으로 남는 구조인 셈이다. 플랫폼의 사기 대응이 품질 문제가 아니라 수익과 직접 맞물린 설계 문제로 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메타의 반박과 남는 의문
메타 측은 이 해석에 선을 그었다. 대변인 앤디 스톤은 로이터에 해당 문서가 "메타의 사기 대응 방식을 왜곡하는 선별적 시각을 제시한다"고 반박했고, 10%라는 수치도 "대략적이고 지나치게 포괄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사기 광고에 대한 이용자 불만이 직전 18개월 동안 58% 줄었으며, 2025년 한 해 1억 3,400만 건 이상의 사기 광고를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같은 문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금융 사기와 연계된 광고를 두고 메타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도 함께 적고 있다. 수치 공방과 별개로 규제 리스크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신호다.
메타의 신제품 AI도 별도의 잡음을 냈다. 한 토론토 거주자는 9월 26일 회사의 AI 에이전트에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 거래를 맡겼는데, 이 에이전트가 구매자에게 그의 집 주소를 알려주고 터무니없이 낮은 제안을 수락해 버렸다. 그는 문제의 일부를 자신이 선택한 권한 설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적했다. 자동화 에이전트에 거래 권한을 넘길 때 기본값과 권한 범위를 어디까지 열어둘지가 실질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피해는 고령층에 집중된다
이런 사기의 비용은 특정 연령대에 쏠린다. FBI 인터넷범죄신고센터(IC3)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60세 이상은 20만 1,266건의 신고에서 77억 달러를 잃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피해액이 59% 늘어난 수치다. 유형별로는 투자 사기가 35억 달러로 가장 컸고, 기술·고객지원 사칭 사기가 10억 4,000만 달러를 더했다. AI가 언급된 신고는 3,100건이 넘었고 이들의 손실은 3억 5,200만 달러를 웃돌았다. 그나마 신고한 사람만 집계한 수치여서 실제 규모는 더 클 수밖에 없다. FBI는 2025년 고령 피해자 사건과 관련해 3,290만 달러를 동결했지만, 당국이 추적할 수 있는 돈은 신고가 접수된 것에 한정된다.
실무적 교훈은 단순하다. 유명인이 특정 상품을 홍보하는 광고가 피드에 뜨면 큐반 본인을 포함해 일단 가짜로 간주하고, 제품명 옆에 'scam'을 붙여 검색해 보는 습관이 1차 방어선이 된다. 가족 중 페이스북을 가장 자주 쓰는 사람에게 미리 경고를 보내고,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으면 당일 ic3.gov에 신고하는 것이 피해 확산과 자금 회수 가능성을 모두 높인다. 플랫폼이 임계값 뒤에서 수익을 계산하는 동안, 결국 개인과 가족 단위의 분별이 가장 현실적인 안전장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