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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EMT가 되기까지: '안 하는 이유'를 해부하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EMT가 되기까지: '안 하는 이유'를 해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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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을 미루는 데는 늘 그럴듯한 이유가 따라붙는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벤 스톨로비츠(Ben Stolovitz)는 대학 시절부터 응급구조사(EMT, Emergency Medical Technician) 자격에 관심을 품었지만, 실제로 자격을 딴 것은 2024년의 일이었다. 그는 자신이 자격 취득을 미뤄온 21가지 이유를 '황당한 정도' 순으로 정리해 공개했는데, 이 목록은 단순한 신변잡기를 넘어 '하고 싶지만 계속 미루는 일'을 앞에 둔 모든 실무자에게 익숙한 심리 구조를 드러낸다.

현실적 장벽부터 핑계까지

그가 꼽은 이유들은 크게 현실적 제약과 내면의 핑계로 나뉜다. 가장 구체적인 장벽은 시간과 비용이었다. 그가 선택한 NOLS 와일더니스 EMT 과정은 28일 연속 집중 교육이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무제한 휴가 제도로 전환하고 관리자가 이를 허락해준 덕분에 와이오밍까지 날아가 수강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대안은 한 학기짜리 야간 수업이다.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그의 과정은 약 5천 달러가 들었고, 항공료와 렌터카, 한 달간의 휴가는 별도였다. 저렴한 과정은 약 2천 달러 선이지만, 그조차 '취미'치고는 적지 않은 액수다.

문화적 장벽도 컸다. 그는 졸업 후 일부 응급구조 인력에게서 좋지 않은 경험을 했고, 그 때문에 한동안 EMT의 꿈을 접기도 했다. 응급의료서비스(EMS) 현장에는 번아웃된 사람이 많고, 일부 조직은 패거리 문화가 심하며 특히 여성에게 가혹하다는 점을 그는 솔직하게 인정한다. 다만 자원봉사 조직을 포함해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도 유입되고 있으며, 그를 현재 자리로 안내해준 사람은 다른 테크 기업의 프로덕트 매니저였다.

EMT라는 직무의 실체

흥미로운 대목은 EMT 업무의 실제 범위에 대한 솔직한 서술이다. EMT는 응급 현장에서 가장 훈련 수준이 낮은 의료 인력에 가깝다. 진단을 내릴 수 없고 정해진 프로토콜을 따르며, 골절보다 심각한 상황은 더 훈련된 인력에게 넘긴다. 수동 제세동기는 쓸 수 없고 일반인도 쓰는 자동 제세동기(AED)를 다루지만, 다만 훨씬 더 많이 반복 훈련하고 산소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업무의 상당 부분은 대기, 서류 작업, 청소, 좁은 진입로에서 구급차를 후진시키는 일이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매우 자주 지루하고 목적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그가 EMT를 '배울 가치가 있는 세계로 들어가는 최소 자격'이라 부르는 이유가 있다. 자격증 하나로 소방관, 응급구조 전문가(paramedic), 의사, 사회복지사, 수색구조 인력과 함께 일할 통로가 열리고, 그 안에서 다음에 무엇을 배울지 알게 된다는 것이다. 혼자 유튜브로 서바이벌 지식을 익히면 된다는 조언에 대해 그는 분명하게 반박한다. EMS는 수십 년간 사람을 효과적으로 돕는 법을 축적해왔고, 그 지식의 대부분은 아직 온라인에 공개돼 있지 않으며, 애초에 이런 일은 혼자 배울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무자가 가져갈 교훈

이 글의 가치는 EMT라는 특수한 사례보다, 미루는 심리에 대한 자기 분석에 있다. 그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EMS 공부를 떠올렸고, '자격증을 안 쓰면 어차피 만료된다', '이러다 일을 그만두고 전업 구조사가 되고 싶어지면 어쩌나' 같은 걱정을 반복했다. 특히 마지막 걱정, 즉 '그 일을 너무 좋아하게 될까 봐 두렵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전형적인 핑계였다고 그는 돌아본다. 실제로는 자격 취득 후에도 테크 직업과 EMS 활동을 어렵지 않게 병행하고 있다.

책을 읽고 레딧을 뒤지고 CPR과 지혈(Stop the Bleed) 수업, 주말 와일더니스 응급처치 과정까지 거친 끝에, 그는 결국 '진짜를 직접 해보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특정 쓸모를 염두에 두지 않고 순전히 배우고 싶어서 등록했고, 마음에 드는 팀을 만나 구급차에 오르게 된 것은 그 뒤에 따라온 우연이었다. 끝없이 조사하고 선택지를 비교하며 결정을 미루는 습관, 두렵고 낯선 일 앞에서 그럴듯한 이유를 발명하는 경향은 사실 새 프레임워크 도입이나 이직, 사이드 프로젝트를 고민하는 엔지니어에게도 낯설지 않다. 세상에는 어떤 일을 하지 않을 정당한 이유가 늘 존재하지만, 오랫동안 계속 끌린다면 그 이유들이 핑계인지 자문해볼 만하다는 것이 그가 남긴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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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전체 보기 → https://ben.stolovitz.com/posts/reasons-not-emt-rank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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