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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전쟁이 바꾼 우크라이나의 전력 지도: 분산형 재생에너지가 생존 전략이 되다

드론 전쟁이 바꾼 우크라이나의 전력 지도: 분산형 재생에너지가 생존 전략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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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남동부 흑해 항구 도시 미콜라이우(Mykolaiv)의 동쪽 외곽 주택가에서는 지난해부터 수돗물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올해 초 러시아의 공습으로 전국 발전소가 무력화되면서 미콜라이우 대부분 지역의 상수도 펌프가 멈췄지만, 이 외곽 지역만은 단지 한가운데 눈에 띄지 않게 설치된 소규모 오프그리드 태양광 설비가 지하 펌프를 돌려준 덕분이다. 덴마크 정부가 자금을 댄 이 설비는 두 세트의 고가 패널 어레이와 배터리로 구성돼 있다. 지방정부의 재생에너지 도입을 돕는 비영리단체 에코클럽(Ecoclub)의 프로젝트 매니저 올레나 콘드라튝은 "겨울에도 설비를 돌릴 만큼의 햇빛은 겨우 있다"고 말했다.

미콜라이우는 러시아 점령지에서 불과 60km 떨어진 인구 약 50만 명의 도시로, 2022년 전면 침공 당시 미사일과 로켓, 집속탄으로 주택과 병원, 학교, 공장이 초토화됐고 중앙 상수도 체계도 망가졌다. 태양광 설비가 가동되기 전까지 주민 이리나의 수도꼭지에서는 인근 하구에서 끌어온 짠물이 그나마 나오면 다행이었고, 그는 생수를 사거나 이동식 급수 탱크에서 물을 받아 이웃의 도움으로 5층까지 날라야 했다. 미콜라이우는 다섯 기의 태양광 담수화 설비도 운영하는데, 유럽 최대급 규모로 하루 120만 리터의 식수를 25만 명에게 공급할 수 있다. 다만 밤이나 흐린 날에는 중앙 전력망에 의존하며, 이는 전력망이 살아 있을 때의 이야기다.

왜 '분산'이 곧 '방어'인가

러시아는 개전 이후 석탄·가스·열병합·수력 발전소와 송전망, 변전소 등 우크라이나의 낡고 거대한 에너지 인프라를 집요하게 공격해 왔다. 지난겨울은 가장 혹독했다. 영하 20도까지 기온이 떨어진 가운데 광범위한 지역에서 전기와 난방이 끊겼고, 크리스마스 이후 문을 닫은 학교와 공공시설 상당수는 지금도 닫혀 있다. 경제학자들은 에너지 부문 피해 규모를 56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한다.

이 지점에서 분산형 전원의 전략적 가치가 드러난다. 미국 환경운동가 빌 매키번은 우크라이나의 자립형 전원이 "공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하지 않다"고 평가한다. 드론전 시대에 중앙집중형·복합 시설은 "드론 공격의 손쉬운 표적"이 되는 반면, 배터리와 독립 송전을 갖춘 소규모 분산 전원은 타격하기 어렵고 복구도 훨씬 빠르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최대 에너지 투자사 DTEK의 제프 오텀은 "석탄 발전소는 미사일 한 발로 제거할 수 있는 단일 표적이지만, 풍력단지에서 같은 규모의 용량 피해를 내려면 약 40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태양광 역시 일부가 멈춰도 나머지가 작동한다.

안보가 추동하는 에너지 전환

우크라이나의 변화는 기후가 아니라 안보 논리로 움직인다. 싱크탱크 소속 에너지 분석가 레우헤니아 코피치아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전환은 구호가 아니라 극단적 제약 속에서 진행되는 안보 주도형 전환"이라며 분산화·유연성·복구 속도를 우선순위로 꼽았다. 전시 우크라이나에서 재생에너지와 지역 전력망은 냉정하게 계산된 안보 자산이며, 이는 곧 인명을 구하는 일로 직결된다는 것이다. 사실 탈화석연료 전환은 전면 침공 이전부터 시작됐다. EU 가입 협상이 기후 기준 적응을 요구했고, 2021년에는 2035년까지 석탄을 퇴출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안상의 이유로 현재 에너지 생산량에 대한 공개 수치는 없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여름 우크라이나가 시스템 복원력을 재건하는 데 "큰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재생에너지 확산은 지붕형 태양광과 소규모 유틸리티 PV, 지역 저장장치, 바이오매스가 주도했다. 소비에트식 구세대를 대체한 젊은 에너지 관리자들은 분산형 전원에 전념하며 4년 안에 재생에너지 소비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유틸리티 YASNO의 태양광·저장 패키지는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고, 햇빛 좋은 날에는 전력 잉여까지 생긴다. 독일-우크라이나 에너지 파트너십은 향후 5년간 추가 가능한 태양광 잠재력을 중형 원자로 약 80기 규모로 추산한다.

풀뿌리 붐과 남은 과제

에너지 전문가 안드리 마르티뉴크는 "개인 소비자들이 어떻게든 전력망에서 벗어나려 한다"며 지금의 흐름을 "다소 혼란스러운 풀뿌리 현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재래식 에너지에 대한 막대한 국가 보조금이 사라지면 재생에너지 수요가 더 치솟을 것으로 본다. 이 붐은 저장장치를 요구하고, 여기서도 속도가 두드러진다. 국가 송전망 운영사는 지난해 0.5GW 저장 용량에 투자했는데, 이는 독일 전체 저장 공급량의 4분의 1에 조금 못 미치는 규모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유럽에서 2년 걸릴 배터리 프로젝트가 우크라이나에서는 6개월 만에 이뤄진다.

분산 공급이 재생에너지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우크라이나는 대형 디젤 발전기, 바이오매스 설비, 소형 가스터빈과 열병합 발전소도 분산 공급의 핵심으로 본다. 싱크탱크 DiXi 그룹의 로만 니초비치는 "분산 발전은 최대 20MW 용량의 설비"라며 가스 설비의 장점으로 확실한 가용 출력, 빠른 기동, 유연성을 꼽았다. 다만 가스터빈과 풍력단지 같은 대형 전원은 러시아가 상시 노리는 변전소를 포함한 작동 가능한 송전망을 필요로 한다. 아무리 다변화를 밀어붙여도 중앙 전력망은 여전히 필수이며, 우크라이나의 해법은 학교처럼 변전소를 지하로 옮겨 공격을 견뎌내는 것이다. 한국의 에너지 실무자에게 이 사례는 재생에너지와 분산형 전원이 단지 탈탄소 수단이 아니라 재난과 공급 교란에 대응하는 회복력 자산이 될 수 있음을, 그리고 그 전환에도 결국 견고한 기간망 설계가 함께 가야 함을 보여준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energytransition.org/2026/09/in-ukraine-distribu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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