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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개 수로 위에 태양광을 덮다: 캘리포니아 '솔라 커낼' 실험의 성과와 한계

관개 수로 위에 태양광을 덮다: 캘리포니아 '솔라 커낼' 실험의 성과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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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를 로스앤젤레스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차로 오가던 조던 해리스는 뜨거운 햇볕 아래 콘크리트 수로의 물이 서서히 증발하는 모습을 보았다. 프랑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그는 그곳에서 나무들이 수로를 따라 늘어서 바람과 햇빛으로부터 물을 지키는 광경을 떠올렸고, 캘리포니아에서도 비슷한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가 친구 로빈 라지에게 건넨 제안은 단순했다. 주 전역에 뻗은 6,400여 킬로미터(4,000마일)의 개방형 수로 위에 태양광 패널을 세워 그늘로 증발을 줄이면서 동시에 청정 전력을 생산하자는 것이었다.

이 발상은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어선 정책적 맥락 위에 놓여 있다. UC 데이비스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 등을 이유로 캘리포니아의 총 수자원이 2050년까지 최대 25% 줄어들 수 있다고 추정한다. 이는 샤스타 호수 두 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동시에 캘리포니아는 2045년까지 전력의 100%를 청정 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이 주는 전력의 62%를 재생·무탄소 에너지원에서 얻고 있으며 그중 가장 큰 비중이 태양광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태양광과 저장 설비를 전례 없는 규모로 늘려야 한다. 물과 전력이라는 두 과제가 맞물리는 지점에서 해리스와 라지는 자문 기업 솔라 아쿠아그리드를 세웠다.

세 가지 모델을 시험하는 '프로젝트 넥서스'

이들은 털록 관개구(Turlock Irrigation District), UC 머시드, 캘리포니아 수자원부와 손잡고 털록 수로의 일부 구간을 패널로 덮는 '프로젝트 넥서스'를 시작했다. 이 파일럿은 하나가 아니라 세 가지 방식을 나란히 시험한다. 약 35미터(115피트) 폭의 수로 위에는 헛간 지붕처럼 넓게 펼쳐진 캐노피가, 약 6미터(20피트) 폭 수로 위에는 전통적인 경사형 패널이, 좁은 수로 위에는 필요할 때 걷어 올릴 수 있는 아코디언식 접이 패널이 낮게 설치됐다. 파일럿은 지난해 완공돼 전력망에 연결됐다.

2021년 관련 연구를 공동 집필해 주 정부의 투자를 이끌어낸 UC 머시드의 로저 베일스 교수는 초기 계산 결과를 내놓았다. 좁은 수로 160킬로미터(100마일)를 덮으면 연간 약 2,700가구분의 물을, 넓은 수로 같은 길이를 덮으면 약 11,000가구분의 물을 아낄 수 있다는 추정이다. 발전량도 100마일당 좁은 수로는 330메가와트, 넓은 수로는 1,400메가와트 수준으로, 각각 7만 7,000가구에서 30만 4,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물과 전력 너머의 '부수 효과'

연구팀이 주목한 대목은 물과 전기의 합보다 이 사업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부수 효과였다. 수로에 그늘이 지자 조류(藻類)와 수생 잡초의 성장이 줄어 유지·관리 부담이 낮아지고 수질이 개선됐다. 실제로 관개철이 끝나 수로 물을 빼자 햇빛을 받는 쪽에는 조류가, 그늘진 쪽에는 조류가 없는 선명한 경계선이 나타났다. 더불어 이미 훼손된 콘크리트 공간을 활용하면 자연 상태의 토지에 새 태양광 단지를 짓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미개발지에 건설 인허가를 받는 데는 평균 621일이 걸리는 반면 이미 개발된 부지는 110일이면 된다는 점에서, 개발 속도 측면의 이점도 크다.

다만 '말이 되는 일'이 곧 '실행하기 쉬운 일'은 아니다. 해리스 자신이 인정하듯 이런 사업은 토지·물·전력이 얽혀 여러 이해관계자를 조율해야 한다. 캘리포니아 수로는 주·연방 기관, 지자체, 지역 관개구가 제각기 관리하며, 운영 주체가 주변 토지나 송전 설비를 소유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송전은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가장 비싼 부분 중 하나다. 그런 점에서 139년 역사에 250마일 수로로 약 5,000명의 농가에 물과 전력을 함께 공급하는 털록은 이상적인 파트너였다. 이곳은 물과 소매 전력을 동시에 공급하는 캘리포니아의 네 개 관개구 중 하나다. 2,000만 달러 규모의 주 정부 보조금이 연구와 설비 비용을 모두 충당해 지역 반발도 크지 않았다.

규모의 한계도 분명하다. 털록 대변인 조시 와이머는 이 사업을 '개념 증명'이라 부르며, 발전량이 1.7메가와트에 불과해 사막의 태양광 단지가 내는 56메가와트에 비하면 극히 일부라고 설명했다. 대신 현장에는 기온, 습도, 풍속, 입·출사 복사량, 그리고 증발량을 직접 재는 시제품 계측기까지 배치돼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이 방식이 어디서나 통하는 것도 아니다. 털록은 거대한 닻 사슬을 물속에 끌어 잡초를 뜯어내는 방식으로 수로를 정기적으로 청소하기에 패널을 높이 세워야 했다. 인도와 애리조나의 유사 설비가 수로에 낮게 붙어 있는 것과는 다르다.

도시화된 지역에서는 아예 적용이 어렵다. 콘트라코스타 카운티의 48마일 수로는 1930년대 개척국이 농지 위에 건설했지만 지금은 뒷마당과 공원을 지난다. 대변인 제니퍼 앨런은 정비 인력의 접근 공간이 부족하고 차량·사람·동물이 수로에 빠지는 사고가 잦다는 이유로 털록식 모델이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대신 수로를 관로로 바꿔 증발을 막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자원부 대변인 앤드루 슈워츠 역시 좁은 흙 수로부터 100피트가 넘는 콘크리트 대형 수로까지 캘리포니아 수로의 형태가 워낙 다양하다며, 올해 말 나올 최종 보고서를 본 뒤 추가 투자를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결국 이 실험의 확장 여부는 편익을 정량화한 과학적 근거가 비용을 정당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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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전체 보기 → https://www.kqed.org/science/2002033/heres-what-californi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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