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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HACKER NEWS 2주 전 6분 읽기 90 READS

플레이스테이션은 어떻게 3D 게임 시대를 열었나: 전설의 PS1 아키텍처 뜯어보기

플레이스테이션은 어떻게 3D 게임 시대를 열었나: 전설의 PS1 아키텍처 뜯어보기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게임기 하나의 내부 구조를 이렇게까지 깊고 친절하게 해부한 글이 있다니, 보면서 감탄했어요. 이번엔 1994년에 등장해 가정용 게임의 판도를 통째로 바꿔버린 초대 플레이스테이션(PS1) 의 아키텍처 이야기예요. '왜 옛날 게임기 얘기를?' 싶을 수 있는데, PS1은 단순한 추억의 물건이 아니라 현대 3D 그래픽스의 뿌리 같은 설계를 담고 있어서, 지금 개발자가 봐도 배울 게 많거든요.

당시는 슈퍼패미컴 같은 2D 스프라이트 게임기가 대세였어요. 그 와중에 PS1이 '집에서 폴리곤으로 만든 3D 게임을 돌린다'는 걸 현실로 만들면서 시대가 갈렸죠.

핵심은 'CPU 혼자 다 하지 않는다'

조금 풀어서 설명해 볼게요. PS1의 두뇌는 MIPS 계열 32비트 CPU(약 33.8MHz)인데요, 진짜 비결은 CPU가 아니라 일을 잘게 나눠서 전담 칩들에게 맡기는 구조에 있어요.

3D 게임의 본질은 결국 수많은 삼각형(폴리곤)을 화면에 그리는 일이에요. 그러려면 좌표를 회전·이동·투영하는 계산이 어마어마하게 필요한데, 이걸 CPU가 다 하면 버거워요. 그래서 PS1은 CPU 안에 GTE(Geometry Transformation Engine) 라는 전용 계산기를 넣었어요. 이게 뭐냐면, 3D 좌표 변환과 벡터 연산을 초고속으로 처리하는 '수학 전담 보조 칩'이에요. 덕분에 CPU는 게임 로직에 집중하고, 무거운 기하 계산은 GTE가 맡는 분업이 가능했죠.

그렇게 계산된 폴리곤을 실제 화면 픽셀로 칠하는 건 GPU가 담당했어요. 그리고 화면에 그리기 명령을 효율적으로 쏟아붓도록 DMA(직접 메모리 접근) 를 적극 활용했어요. DMA가 뭐냐면, CPU를 거치지 않고 메모리끼리 데이터를 직접 주고받게 해주는 통로예요. CPU가 일일이 짐을 나르지 않고, 컨베이어 벨트가 알아서 옮겨주는 느낌이죠.

PS1만의 개성: 매력적인 '한계'들

재밌는 건, PS1 특유의 '흔들리는 텍스처'와 '들썩이는 폴리곤'이 사실은 설계상의 한계에서 나왔다는 점이에요. PS1의 GPU는 소수점 좌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정수로 처리(아핀 텍스처 매핑) 했거든요. 그래서 카메라가 움직이면 바닥 텍스처가 출렁거리는 특유의 효과가 생겼어요. 또 깊이값을 정밀하게 관리하는 Z버퍼가 없어서, 멀리 있는 물체가 가까운 물체를 뚫고 깜빡이는 현상도 있었고요. 지금 보면 단점이지만, 이게 오히려 'PS1 감성'으로 사랑받는 게 재밌죠.

저장 매체로 카트리지 대신 CD-ROM을 택한 것도 결정적이었어요. 용량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풀모션 동영상, CD 음질 음악, 방대한 텍스처를 담을 수 있게 됐거든요. 대신 CD는 읽는 속도가 느려서, 개발자들이 데이터를 미리 불러오는 '스트리밍' 기술을 고민하게 만든 출발점이기도 했어요.

업계 맥락에서 보면

같은 시기 경쟁자였던 닌텐도 64는 카트리지를 고수해 로딩은 빨랐지만 용량 한계로 고생했고, 세가 새턴은 CPU를 여러 개 붙인 복잡한 구조 탓에 개발자들이 다루기 어려워했어요. 반면 PS1은 '개발하기 쉽고 3D에 최적화된' 균형으로 승부를 봤고, 그 결과 서드파티 개발사들이 대거 몰려들었죠. 하드웨어 성능만이 아니라 '개발자 경험'이 승부를 갈랐다는 점이 지금의 플랫폼 경쟁과도 똑 닮았어요.

한국 개발자에게 주는 시사점

당장 PS1로 뭘 만들 일은 없겠지만, 여기서 배울 설계 철학은 시대를 초월해요. 무거운 작업을 전용 하드웨어에 위임한다는 발상은 오늘날 GPU 가속, AI 추론 전용 NPU, 영상 인코딩 칩까지 그대로 이어지거든요. 또 'CD라는 느린 매체를 스트리밍으로 극복'한 경험은, 지금 우리가 느린 네트워크에서 데이터를 미리 캐싱하고 청크로 나눠 받는 것과 본질이 같아요. 제약을 탓하지 않고 그 안에서 창의적으로 푸는 태도, 그게 진짜 엔지니어링이라는 걸 PS1이 보여줘요.

마무리

한 줄로 정리하면, PS1의 성공은 가장 빠른 칩이 아니라 가장 영리한 분업에서 나왔다는 거예요.

여러분이 어릴 때 했던 PS1 게임의 그 출렁이는 화면, 이제 그게 왜 그랬는지 아시겠죠? 요즘 시스템 설계에서 '전용 하드웨어에 위임' 패턴을 적용해 본 경험이 있다면 같이 나눠봐요.


🔗 출처: Hacker News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www.copetti.org/writings/consoles/plays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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