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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나빠지는 인터넷에서 내 머릿속을 지키는 법 — 어느 개발자의 '엔시티피케이션' 방어기

점점 나빠지는 인터넷에서 내 머릿속을 지키는 법 — 어느 개발자의 '엔시티피케이션' 방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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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나빠지는 인터넷에서 내 머릿속을 지키는 법 — 어느 개발자의 '엔시티피케이션' 방어기

쓰던 서비스가 어느 날부터 이상하게 불편해진 경험, 다들 있으시죠? 검색 결과 맨 위에는 광고가 잔뜩 깔리고, SNS 피드에는 팔로우하지도 않은 계정의 영상이 쏟아지고, 멀쩡히 쓰던 기능이 어느새 유료 플랜 뒤로 숨고요. 이런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 '엔시티피케이션(enshittification)'이에요. 작가이자 활동가인 코리 닥터로우가 만든 용어인데, 거칠게 옮기면 '서비스 구려짐' 정도랄까요. 오늘 소개할 글은 이 현상을 거창하게 분석하는 글이 아니에요. 한 개발자가 '플랫폼이 나빠지는 건 내가 못 막지만, 내 머릿속까지 내줄 필요는 없잖아'라며 자기만의 방어 전략을 풀어놓은 에세이거든요.

엔시티피케이션이 뭐길래

닥터로우의 설명에 따르면 이건 3단계로 진행돼요. 처음에 플랫폼은 사용자에게 아낌없이 잘해줘요. 성장이 목표니까요. 사용자가 충분히 묶이고 나면, 이번엔 광고주나 입점 업체 같은 '돈을 내는 고객'에게 잘해주느라 사용자 경험을 조금씩 희생시켜요. 그리고 마지막엔 사용자와 비즈니스 고객 양쪽 모두에게서 가치를 쥐어짜다가 껍데기만 남죠. 중요한 포인트는 이게 특정 회사가 못돼서 생기는 일이 아니라는 거예요. 갈아탈 곳이 마땅치 않고(락인이라고 하죠, 데이터와 인간관계가 묶여서 못 떠나는 상태요) 견제가 약할 때, 플랫폼은 구조적으로 이렇게 진화할 수밖에 없다는 게 닥터로우의 진단이에요.

글쓴이의 전략: 통제권을 하나씩 되찾기

글쓴이의 핵심 메시지는 단순해요. 플랫폼의 방향은 내가 못 바꾸지만, 내 주의력을 어디에 쓸지는 내가 정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실천 방법도 전부 '선택권을 내 쪽으로 가져오는' 쪽이에요.

첫째, 알고리즘 피드 대신 RSS를 써요. RSS가 뭐냐면, 내가 직접 고른 사이트의 새 글만 시간순으로 받아보는 아주 오래된 기술이에요. 추천 알고리즘이 '네가 좋아할 만한 것'을 끝없이 밀어 넣는 대신, 내가 정한 구독 목록만 오는 거죠. 피드를 다 읽으면 '끝'이 있다는 게 무한 스크롤과의 결정적 차이고요. 둘째, 알림을 대부분 꺼요. 앱이 나를 호출하는 구조에서, 내가 필요할 때 앱을 열러 가는 구조로 뒤집는 거예요. 셋째, 내 데이터를 특정 서비스에 가두지 않아요. 글이나 메모를 플랫폼 전용 포맷이 아니라 로컬의 열린 포맷(마크다운 같은 것)으로 두면, 서비스가 나빠졌을 때 짐 싸서 떠나기가 쉬워지거든요. 넷째, 좋은 서비스에는 기꺼이 돈을 내요. '무료 서비스에서는 내가 상품'이라는 오래된 격언처럼, 내가 돈을 내는 고객이어야 서비스가 광고주가 아니라 나를 위해 일할 이유가 생긴다는 논리예요.

사실 낯설지 않은 흐름이에요

이런 태도는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에요. 칼 뉴포트의 '디지털 미니멀리즘', 서버를 직접 굴리는 셀프호스팅 커뮤니티, 마스토돈이나 블루스카이 같은 탈중앙 SNS, Obsidian처럼 로컬 파일 기반으로 동작하는 도구를 선호하는 'file over app' 흐름까지, 방향은 전부 같아요. 플랫폼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이동의 자유를 확보하자는 거죠. 특히 개발자들이 이런 글에 크게 공감하는 이유가 있는데, 우리는 도구를 직접 고치고 조립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 실천 비용이 낮거든요. RSS 리더 하나 셀프호스팅하는 건 주말 프로젝트 수준이니까요.

한국 개발자에게는

주의력은 개발자의 가장 비싼 자원이에요. 깊게 집중해야 풀리는 문제를 다루는 직업인데, 알림과 추천 피드는 정확히 그 집중을 잘게 썰어버리죠. 당장 해볼 만한 것부터 꼽자면, 스마트폰 알림 전수조사(정말 실시간으로 알아야 하는 게 몇 개나 되는지), 기술 블로그 구독을 알고리즘 피드 대신 RSS 리더나 뉴스레터로 옮기기, 메모와 글을 로컬 마크다운으로 모으기 정도가 있겠네요. '다 끊으면 중요한 소식을 놓치지 않을까' 걱정될 수 있는데, 글쓴이의 경험담이 재미있어요. 정말 중요한 정보는 어떤 경로로든 결국 나에게 도달하더라는 거예요.

정리하면 이래요. 서비스가 나빠지는 건 구조의 문제라 개인이 못 막지만, 내 주의력의 주도권은 설계하기 나름이라는 것. 여러분은 어떠세요? 끊어버려서 오히려 삶이 나아진 서비스나, 반대로 돈 내고 쓰면서 만족하는 서비스가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 출처: Hacker News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mrmarket.lol/how-i-feel-calmin-control-of-my-lif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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