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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HACKER NEWS 오늘 6분 읽기 39 READS

버그는 실수가 아니라 필연이다? 스티븐 울프럼이 제시한 '버그의 이론'

버그 없는 소프트웨어는 왜 없을까요

개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하게 되죠. '왜 버그는 아무리 잡아도 계속 나올까?' 테스트를 아무리 촘촘히 짜도, 코드 리뷰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버그는 어디선가 튀어나오거든요. 그런데 이 질문을 '개발 프로세스의 문제'가 아니라 '계산이라는 것의 근본 성질'의 관점에서 파고든 글이 나왔어요. 매스매티카와 울프럼알파를 만든 스티븐 울프럼이 쓴 '버그의 이론을 향하여(Towards a Theory of Bugs)'라는 장문의 에세이인데요, 버그라는 현상 자체를 하나의 과학 연구 대상으로 다뤄보자는 시도예요.

룰리올로지가 뭐냐면요

울프럼은 이런 연구를 '룰리올로지(Ruliology)'라고 불러요. 자기가 만든 용어인데, 단순한 규칙(rule)들이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뜻이에요. 울프럼은 수십 년 동안 셀룰러 오토마타라는 걸 연구해왔는데요, 이게 뭐냐면 격자 칸들이 '내 이웃 칸이 검은색이면 나는 다음 턴에 흰색이 된다' 같은 아주 단순한 규칙만으로 변해가는 미니어처 세계예요. 규칙은 한 줄로 쓸 수 있을 만큼 단순한데, 막상 돌려보면 완전히 예측 불가능한 복잡한 패턴이 나오는 경우가 있어요. 유명한 'Rule 30'이 대표적이거든요.

여기서 울프럼의 핵심 개념이 나와요. 바로 계산 비환원성(computational irreducibility)인데요, 이게 뭐냐면 '어떤 프로그램의 결과를 알고 싶으면 지름길 없이 직접 실행해보는 수밖에 없다'는 성질이에요. 수학 공식처럼 답을 미리 계산해낼 수 없고, 100만 스텝 후의 상태가 궁금하면 정말로 100만 스텝을 돌려봐야 한다는 거죠.

이게 버그랑 무슨 상관이냐면요

울프럼의 관점에서 버그는 '코드가 잘못된 것'이 아니에요. 코드는 언제나 자기가 시키는 대로 정확하게 동작하거든요. 버그는 코드의 실제 행동과 우리가 기대한 행동 사이의 간극이에요. 그런데 계산 비환원성 때문에, 단순한 코드조차 실제로 어떻게 행동할지 미리 다 알 수가 없어요. 우리는 코드를 쓸 때 머릿속으로 '이렇게 동작하겠지'라고 시뮬레이션하지만, 그 머릿속 시뮬레이션이 실제 실행을 전부 따라갈 수 없다는 게 원리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셈이거든요. 그러면 버그는 '실수'가 아니라 '필연'이라는 얘기가 되는 거예요.

울프럼은 셀룰러 오토마타 같은 단순한 시스템에서 버그의 미니멀 모델을 만들어 관찰해요. 규칙을 살짝 바꿨을 때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패치'를 했을 때 원래 문제는 고쳐지지만 다른 곳에서 예상 못한 행동이 새로 생기지는 않는지 같은 것들이요. 실제로 한 곳을 고치면 다른 곳이 틀어지는 현상이 이런 장난감 모델에서도 그대로 재현되는데요, 우리가 회귀 버그(regression)라고 부르는 그 현상이 복잡한 코드베이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계산 시스템의 보편적 성질일 수 있다는 거예요.

업계 맥락에서 보면요

이 관점은 소프트웨어 공학의 오래된 논의들과 맞닿아 있어요. 다익스트라가 '테스트는 버그의 존재를 보여줄 뿐, 부재를 증명하지 못한다'고 했던 게 정확히 이 얘기거든요. 형식 검증(수학적으로 프로그램의 올바름을 증명하는 기법)이라는 대안이 있긴 하지만, 검증을 하려면 먼저 '올바름'을 명세로 적어야 하는데, 그 명세 자체가 우리의 기대를 완벽히 담지 못하면 소용이 없어요. 그리고 지금은 AI가 코드를 쓰는 시대잖아요? LLM이 생성한 코드도 결국 같은 원리의 지배를 받아요. 코드를 만드는 주체가 사람에서 AI로 바뀌어도 '행동을 미리 다 알 수 없다'는 벽은 그대로라는 거죠.

실무에는 어떤 의미냐면요

버그가 필연이라면 우리의 전략도 달라져야 해요. 100% 테스트 커버리지 같은 완벽함을 좇기보다, 버그가 났을 때 빨리 발견하고 안전하게 복구하는 체계, 그러니까 모니터링, 롤백, 카나리 배포 같은 것에 투자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근거가 되고요. 코드를 단순하게 유지하라는 오래된 조언도 새로운 무게를 갖게 돼요. 단순한 규칙조차 예측이 어려운데 복잡한 코드는 오죽하겠어요. 디버깅을 '실수 찾기'가 아니라 가설을 세우고 실험으로 확인하는 자연과학처럼 대하라는 것도 실질적인 교훈이에요.

정리하면, 버그는 부주의의 산물이 아니라 계산이라는 것의 본질적 성질일 수 있다는 이야기예요. 여러분이 겪은 버그 중에 '이건 정말 예측 불가능했다' 싶었던 사례가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그 버그, 정말 미리 막을 수 있었을까요?


🔗 출처: Hacker News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writings.stephenwolfram.com/2026/07/towards-a-the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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