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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볼 엑스포 2026: 스턴의 90% 독점과 홈브루·오픈 SDK의 반격

핀볼 엑스포 2026: 스턴의 90% 독점과 홈브루·오픈 SDK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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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월이면 미국 시카고 인근 컨벤션센터에 전 세계 핀볼 업계가 모인다. 한때 서서히 사라지는 오락 산업으로 여겨졌던 핀볼은 최근 몇 년 사이 뚜렷한 부활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핀볼 엑스포 2026의 현장은 이 부활이 단순한 향수 소비가 아니라, 시장 구조와 제작 방식 자체의 변화를 동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먼저 짚어야 할 것은 압도적인 시장 집중도다. 일리노이주 엘크그로브에 본사를 둔 스턴 핀볼(Stern Pinball)은 창업 40년을 넘긴 업계의 지배자다. 전설적인 게임 디자이너이자 스턴 직원인 조지 고메즈는 공장 투어에서 "스턴이 현 핀볼 시장의 90%를 상시 통제하고 나머지를 다른 모든 업체가 나눠 갖는다"고 말했다. 스턴은 '죠스(Jaws)'에 이어 신작 '폴아웃(Fallout)'까지 라이선스 기반 신작을 꾸준히 내놓으며 현대 핀볼의 대표 브랜드 지위를 굳혔다. 저지 잭, 배럴스 오브 펀, 스푸키 핀볼 등 경쟁사도 전시장을 채웠지만, 체급 차이는 분명하다.

남은 10%가 만드는 변화

실무적으로 더 흥미로운 지점은 나머지 10%의 움직임이다. 가정용 핀볼 머신의 가장 큰 고민은 1만 달러짜리 기기에 싫증이 났을 때 무엇을 할 것인가다. 지금까지는 되팔거나, 교환 상대를 찾거나, 실제 플레이필드 대신 화면을 쓰는 가상 핀 세트를 직접 만드는 정도가 선택지였다. 멀티모픽(Multimorphic)의 P3 플랫폼은 여기에 다른 해법을 제시한다.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티븐 실버에 따르면 P3는 하단 3분의 2가 공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이고, 그 위에 플리퍼·슬링·타깃 같은 물리 기구가 떠 있는 구조다. 상단 3분의 1은 교체형 플레이필드로, 현재 10종을 바꿔 끼워 게임 전체를 통째로 교체할 수 있다.

이 구조의 힘은 화면이 실시간으로 공의 움직임에 반응하고,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게임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화제를 모은 '던전 크롤러 칼(Dungeon Crawler Carl)' 프로토타입은 원작 시리즈 중 어떤 책을 고르느냐에 따라 화면 레이아웃이 바뀐다. 실버는 총 7권 분량을 순서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고, 일곱 번째 책에 해당하는 '팩션 워스'가 최종 위저드 모드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책 한 권 한 권이 90년대 윌리엄스 게임 한 편에 맞먹는 깊이"라며 "하나에 탄탄한 게임 일곱 편이 들어 있는 셈"이라고 했다. 이 기기는 연말 양산에 들어가 내년 초 배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누구나 만드는 핀볼

주목할 것은 멀티모픽이 무료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제공한다는 사실이다. 실버는 P3가 "핀볼 업계 유일의 서드파티 개발 플랫폼"이며, 소프트웨어 전용 게임까지 포함해 현재 30종이 구동된다고 밝혔다. 누구나 SDK를 내려받아 게임을 만들고, 자사 스토어를 통해 P3 소유자에게 배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폐쇄적 하드웨어 생태계가 지배하던 산업에서 개방형 개발·유통 구조를 제시한 셈이다.

이런 개방 흐름은 한 업체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시장의 평범한 테이블 하나에 놓였던 '포켓 핀볼'은 모든 비주얼 핀볼 X(VPX) 테이블을 스마트폰·태블릿에서 불러오는 무료 안드로이드 앱이다. 개발자 조니 젠은 여기에 더해 브라우저에서 드래그 앤 드롭으로 핀볼 머신을 설계하는 '핀볼 컨스트럭션 세트'의 비공개 베타를 선보였다. 1982년 애플 II용 동명 고전을 오마주한 이 도구는 세 가지 스타일 혹은 백지 상태에서 시작해 램프·타깃·스쿱 같은 전통적 설계 요소를 끌어다 배치하게 한다. 젠은 프리랜서 아티스트에게 정확한 치수와 함께 작업을 의뢰하는 마켓플레이스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작 도구가 쉬워지면서 홈브루(자작) 디자인 씬도 커지고 있다. 지하실에서 만든 기기가 사실상 '플레이 가능한 이력서'가 되어, 라이선스 제약 없이 창의성을 증명하고 대형 제조사와의 경력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된다. 올해 화제작 '샤오린 플로우(Shaolin Flow)'는 홍콩 액션 영화에 대한 헌사로, 선택적 우탱 클랜 사운드트랙과 함께 플리퍼 양옆에 놓인 주먹 모양 센서를 제공한다. 센서 위로 펀치를 날려 플리퍼를 작동시키는 방식인데, 입력 지연이 느껴지지 않아 자연스러웠다는 평가다.

한계도 분명하다. 여러 업체가 물리 버튼을 유지한 VR 핀볼을 선보였지만, 긴 줄이 선 곳은 여전히 실물 기기 쪽이었다. 금속 공을 나무 캐비닛 위로 쏘아 올리는 촉각적 쾌감은 25년간의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발전으로도 대체되지 않았다. 다만 스턴의 90% 점유율이 보여주듯 시장 지배력과 생태계 개방성은 별개의 문제다. 텍사스의 배럴스 오브 펀, 유럽의 더치 핀볼 같은 신흥 도전자와 무료 SDK·브라우저 도구의 확산은, 시카고 중심의 소수 제조사 체제가 더 다양한 참여자에게 열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핀볼이 더 많은 사람에 의해, 더 많은 곳에서 만들어지는 흐름 자체가 이번 엑스포의 핵심 신호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arstechnica.com/gaming/2026/10/the-past-present-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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