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트웨인의 첫 장편소설 『톰 소여의 모험』이 올해로 출간 150주년을 맞았다. 1876년, 미국 건국 100주년에 처음 세상에 나온 이 책은 미국 문학에도 일종의 건국적 순간이었다. 1776년 영국으로부터 정치적으로 독립한 뒤에도 미국은 오랫동안 유럽 문화에 사로잡혀 있었다. 랠프 월도 에머슨은 1837년 에세이 「미국의 학자」에서 미국 작가들이 '유럽의 궁정적 뮤즈에 너무 오래 귀 기울였다'고 한탄했고, 올리버 웬들 홈스는 이를 '지적 독립선언'이라 불렀다. 에머슨은 「시인」(1844)에서 '미국의 호메로스'를 갈망했고, 월트 휘트먼은 '민주주의 문학'을 꿈꿨다.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 에드거 앨런 포, 너새니얼 호손, 허먼 멜빌, 롱펠로 모두 이 문화적 분리 투쟁에 기여했지만, 결정적 단절을 이룬 인물은 새뮤얼 클레멘스, 곧 마크 트웨인이었다. 비평가 윌리엄 딘 하우얼스는 당대의 현자·시인·비평가들을 두루 알았지만 '클레멘스만은 비할 데 없는 유일한 존재, 우리 문학의 링컨'이라고 평했다.
모범 소년이 아닌 아이
트웨인이 내놓은 것은 민주주의를 위한 새로운 전형적 영웅이었다. 그는 19세기 중반 『맥거피 독본』이나 『피터 팔리 매거진』 같은 연재물에 등장하던 흠 없는 '모범 소년'을 밀어냈다. 소설의 첫 단어는 대문자로 인쇄된 그의 이름이다. 폴리 이모가 '톰!' 하고 외치는 장면으로 책은 시작한다. 영국의 한 초기 서평은 '언어를 기이하게 미국화했다'고 비판했지만, 변경 지대의 구어체야말로 이 소년의 행동만큼이나 핵심이었다. 첫 장 단 하루 동안 톰은 잼을 몰래 퍼먹고, 매를 피해 달아나고, 학교를 빼먹고 수영하러 가고, 설탕을 훔치고, 거짓말을 하고, 잘 차려입은 전학생과 싸운다. 트웨인은 아예 '톰은 마을의 모범 소년이 아니었다'고 선언한다. 실제로 브루클린 공공도서관은 출간 당시 이 책을 열람실에서 배제했다.
반면 트웨인의 런던 에이전트 몬큐어 콘웨이는 '소년들의 애독서가 되겠지만, 그다음으로는 철학자와 시인들이 가장 아낄 책'이라 내다봤다. 이 소설을 단순한 향수 어린 아동물로 치부하는 통념과 달리, 그 깊이를 알아본 드문 독자였다. 프리드리히 니체도 그중 하나였다. 1879년 그는 눈이 상해 어머니가 책을 읽어준다고 친구 프란츠 오버베크에게 적었고, 소설가 파울 레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독일식 '영리함'보다 트웨인식 미국적 '어리석음'이 더 좋다고 했다.
노동과 놀이의 경계를 지운 흰 울타리
가장 유명한 장면은 토요일 아침 울타리에 회칠을 해야 하는 벌이다. 트웨인은 퇴고 과정에서 울타리를 4피트에서 높이 9피트, 길이 30야드의 신화적 규모로 키웠다. 그럼에도 톰은 친구들에게 회칠이 노동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믿게 만든다. '이게 일이 아니면 뭐냐'는 벤 로저스에게 톰은 '일일 수도, 아닐 수도 있지. 톰 소여한테는 딱 맞는 일이야'라고 답한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지루한 잡일을 선망의 대상으로 바꿔놓는 것이다. 결국 아이들은 저마다 보물을 바치며 자기 노동의 대가를 톰에게 지불하고, 울타리에는 세 겹의 페인트가 입혀진다. 트웨인은 이를 통해 톰이 '노동이란 하도록 강요된 것이고, 놀이란 강요되지 않은 것'임을 깨달았다고 쓴다. 해리 V. 재파는 1972년 에세이 '톰 소여: 중부 미국의 영웅'에서, 톰이 마르크스가 상상한 어떤 잉여가치보다 순수한 이윤을 거뒀다고 짚었다.
교회에서도 톰은 능란하다. 토크빌이 지적했듯 미국인의 신앙은 때로 '머리가 가슴보다 앞서는' 계산적인 것이었고, 세인트피터즈버그 신자들은 불지옥 설교와 예정설의 중압에 눌려 있었다. 톰은 회칠로 번 밑천으로 성경 구절 암송표를 사들여, 2,000구절을 외운 학생에게 주는 도레 삽화 성경을 '10년 만의 가장 놀라운 사건'처럼 거머쥔다. 로빈 후드 대사는 줄줄 외면서 산상수훈은 더듬던 아이가 말이다. 새처 판사가 첫 두 사도의 이름을 묻자 톰은 '다윗과 골리앗'이라 답한다. 명백한 사기에도 판사는 끝내 톰을 조지 워싱턴에 견줄 큰 인물이 되리라 예언한다.
악동을 넘어선 용기
톰의 거짓말은 기이하게도 늘 환대받고, 때로는 고귀하다. 그는 선생의 해부학 책을 찢은 베키 대신 매를 맞으며 죄를 뒤집어쓰는데, 판사는 이를 워싱턴의 벚나무 우화에 버금가는 '고귀하고 관대한 거짓말'이라 부른다. 잭슨섬으로 달아난 톰과 허크, 조 하퍼가 자기들 장례식에 나타나 온 교회를 뒤흔드는 '죽음에서의 귀환'도 마찬가지다. 신자들은 속은 줄 알면서도 설교가 주지 못한 환희에 빠져든다. 이 대목에서 톰은 단순한 장난꾸러기를 넘어선다. 그는 무고한 술꾼 머프 포터를 구하려 법정에서 진짜 범인 인전 조에 맞서 증언하고, 어른들조차 용기를 내지 못하는 마을에서 '진짜배기'로 통한다. 1981년 러시의 노래가 그를 '현대의 전사'라 부른 것도 이 때문이다.
비평가들이 흔히 놓치는 장면은 톰이 한밤중 홀로 잭슨섬에서 세인트피터즈버그까지 헤엄쳐 돌아가는 대목이다. 그는 분필·구슬·낚싯바늘 같은 보물과 함께, 아침까지 돌아오지 못하면 이것들을 조와 허크에게 넘긴다는 유언 같은 쪽지를 조의 모자 밑에 남긴다. 트웨인은 『미시시피강의 생활』(1883)에서 그 강을 '무법하고 사악한' 물길로, 열 살에 익사한 어린 친구를 회고한다. 미주리 강변 마을에서 자란 이들이라면 그 탁한 소용돌이의 위험을 안다. 사흘 밤낮을 베키와 함께 헤매고 100피트 깊이의 구덩이가 도사린 동굴, 20야드 앞의 인전 조와 맞닥뜨리는 장면까지—톰의 모험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험을 무릅쓴 용기의 서사다. 150년이 지나도 이 소설이 어린이용 향수물 이상으로 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