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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리스는 누구의 것이었을까? 소련 연구소에서 게임보이까지, 라이선스 전쟁의 역사

연구소 컴퓨터에서 태어난 게임

테트리스를 모르는 개발자는 아마 없을 거예요. 그런데 이 게임이 어떻게 전 세계로 퍼졌는지, 그 과정에서 누가 돈을 벌었고 누가 못 벌었는지는 생각보다 덜 알려져 있거든요. MIT Press Reader에 실린 글이 바로 이 뒤죽박죽인 역사를 다루는데요.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그냥 옛날이야기가 아니에요. 소프트웨어 권리와 계약이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교과서 같은 사례거든요.

시작은 1984년 모스크바예요. 소련 과학아카데미 산하 도로드니친 컴퓨팅 센터의 연구원 알렉세이 파지트노프(Alexey Pajitnov)가 Elektronika 60이라는 컴퓨터로 퍼즐 게임을 하나 만들었어요. 이 컴퓨터는 그래픽을 제대로 못 그려서 블록을 대괄호 문자 [ ]로 표시했다고 해요. 이름은 네 칸짜리 조각을 뜻하는 테트로미노(tetromino)에 파지트노프가 좋아하던 테니스를 합쳐서 지었고요.

국경을 넘은 플로피 디스크

당시 소련에서는 개인이 만든 소프트웨어도 사실상 국가 연구소의 업무 결과물이었어요. 파지트노프한테는 자기 게임을 팔 권리가 없었던 거죠. 그런데 게임이 워낙 재밌다 보니, 16살 학생 바딤 게라시모프가 IBM PC로 포팅한 버전이 플로피 디스크에 담겨 소련 밖으로 퍼지기 시작했어요. 요즘으로 치면 누가 GitHub에 올린 사이드 프로젝트가 라이선스 표시도 없이 여기저기 포크되는 상황이랑 비슷해요.

1986년에는 헝가리에서 이 게임을 본 영국의 소프트웨어 중개상 로버트 스타인(Robert Stein)이 판권을 사겠다고 나서요. 문제는 여기서부터인데요. 스타인은 소련 쪽과 계약을 확정하기도 전에 영국의 미러소프트(Mirrorsoft)와 미국의 스펙트럼 홀로바이트(Spectrum HoloByte)에 권리를 팔아버렸어요. 아직 내 것도 아닌 걸 먼저 판 셈이죠. 그 뒤로 소련의 컴퓨터·소프트웨어 수출을 맡던 국가기관 엘로그(Elorg)가 협상 창구가 되면서 이야기는 더 꼬여요.

게임보이를 둘러싼 모스크바 삼파전

진짜 드라마는 1989년에 벌어져요. 미러소프트는 콘솔판 권리를 아타리 계열의 텐겐(Tengen)에 다시 넘겼고, 텐겐은 NES용 테트리스를 만들었어요. 한편 일본 판권을 갖고 있던 헨크 로저스(Henk Rogers)는 닌텐도가 준비하던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에 테트리스를 넣고 싶어 했죠.

로저스는 모스크바로 직접 날아가 엘로그와 담판을 지었는데, 비슷한 시기에 스타인과 미러소프트 쪽 사람들도 모스크바에 와 있었어요. 엘로그가 따져보니 기존 계약서에는 컴퓨터용 권리만 적혀 있었고, 콘솔이나 휴대용 기기 권리는 누구에게도 준 적이 없었던 거예요. 결국 휴대용 권리는 닌텐도로 갔고, 이어서 콘솔 권리까지 닌텐도가 가져가요. 이미 출시됐던 텐겐판 NES 테트리스는 법적 분쟁 끝에 시장에서 거둬들여졌고요.

결과는 우리가 아는 그대로예요. 게임보이에 번들로 들어간 테트리스는 수천만 장이 팔리면서 게임보이를 전설로 만들었어요. 이 과정은 2023년 영화 〈테트리스〉로 만들어졌을 만큼 극적이었죠.

정작 만든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파지트노프는 오랫동안 로열티를 거의 받지 못했어요. 국가 체제에서 만든 결과물이었으니까요. 소련이 무너진 뒤에야 권리가 파지트노프에게 돌아왔고, 1996년 헨크 로저스와 함께 테트리스 컴퍼니(The Tetris Company)를 세우면서 비로소 자기 게임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됐어요. 협상 테이블 건너편에 앉아 있던 사람이 평생의 사업 파트너가 된 셈이에요.

개발자가 여기서 배울 것

이 이야기가 개발자한테 흥미로운 이유는 세 가지예요.

첫째, 권리 범위는 단어 하나로 갈려요. 컴퓨터라는 단어에 콘솔과 휴대용 기기가 들어가느냐 마느냐가 엄청난 규모의 시장을 누가 가져갈지 결정했거든요. 오픈소스 라이선스나 외주 계약서에 있는 사용 범위, 플랫폼, 2차적 저작물 같은 조항을 대충 넘기면 안 되는 이유예요.

둘째, 회사에서 만든 코드는 누구 것인가라는 문제예요. 파지트노프 사례는 극단적이지만, 한국에서도 재직 중에 만든 사이드 프로젝트나 업무상 저작물을 누가 갖느냐는 꽤 자주 부딪히는 이슈예요. 입사할 때 근로계약서의 저작권·직무발명 조항은 한 번쯤 꼼꼼히 읽어두는 게 좋아요.

셋째, 게임 규칙과 표현은 따로 보호받아요. 보통 게임의 아이디어나 규칙 자체는 저작권으로 보호받기 어렵다고 보는데요. 2012년 미국 Tetris Holding 대 Xio Interactive 소송에서는 블록 모양, 보드 크기, 화면 구성 같은 겉모습을 거의 그대로 베낀 클론이 저작권 침해로 판단됐어요. 떨어지는 블록 퍼즐을 만드는 건 괜찮아도, 테트리스를 판박이로 베끼면 문제가 된다는 뜻이죠.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표절 논란이 끊이지 않으니까 인디 개발자라면 알아둘 만한 판례예요.

마무리

한 줄 정리: 테트리스는 코드보다 계약서가 운명을 더 많이 바꾼 소프트웨어예요.

여러분은 사이드 프로젝트나 오픈소스를 만들 때 라이선스나 권리 문제를 얼마나 신경 쓰시나요? 회사 업무와 개인 프로젝트의 경계 때문에 고민해본 적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주세요.


🔗 출처: Hacker News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thereader.mitpress.mit.edu/the-bizarre-murky-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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