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으로 돌아가기
TECH HACKER NEWS 2026.11.03 21:53 8분 읽기 26 READS

자석인데 바깥으로 자기장이 안 나온다? SLAC가 증거를 찾은 제3의 자성 ‘알터자성’

자석인데 바깥으로 자기장이 안 나온다? SLAC가 증거를 찾은 제3의 자성 ‘알터자성’
SOURCE IMAGE · HACKER NEWS
자석인데 바깥으로 자기장이 안 나온다? SLAC가 증거를 찾은 제3의 자성 ‘알터자성’

무슨 일이 있었나요?

스탠퍼드 대학교가 운영하는 SLAC 국립가속기연구소 연구진이 알터자성(altermagnetism)이라는 새로운 자성 상태의 증거를 확인했다고 발표했어요. 자석 연구가 개발자랑 무슨 상관이냐 싶을 수 있는데요, 우리가 매일 쓰는 저장장치와 메모리의 역사는 자성 물리학의 역사와 거의 겹치거든요. 하드디스크 용량을 크게 늘린 거대자기저항(GMR) 효과는 2007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어요. 차세대 메모리로 꼽히는 MRAM도 자성을 이용해서 동작하고요. 그래서 새로운 종류의 자성이 실제로 있다는 게 확인되면, 길게 봤을 때 하드웨어 판도가 바뀔 수 있어요.

지금까지 알던 자성은 크게 두 가지였어요

강자성(ferromagnetism)은 냉장고 자석처럼 물질 안의 작은 자석들, 그러니까 전자의 스핀이 모두 같은 방향을 보는 상태예요. 운동장에 선 학생들이 전부 북쪽을 보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면 돼요. 방향이 한쪽으로 모여 있어서 바깥으로 강한 자기장이 나오고, 그래서 0과 1을 읽고 쓰기가 쉬워요. 대신 자기장이 바깥으로 새어 나와서 옆 비트에 간섭을 일으키기 때문에, 아주 촘촘하게 집적하기는 어려워요.

반강자성(antiferromagnetism)은 이웃한 스핀들이 북, 남, 북, 남 하고 반대 방향을 번갈아 보는 상태예요. 서로 상쇄되니까 바깥으로 자기장이 거의 안 나와요. 간섭이 없고 반응도 빨라서 이론적으로는 메모리 소재로 매력적이에요. 그런데 너무 조용해서, 지금 어느 상태인지 전기적으로 읽어내기가 무척 어렵다는 게 문제예요.

알터자성은 두 가지의 장점을 섞은 느낌이에요

알터자성은 2020년 전후로 체코와 독일 연구자들(Šmejkal, Sinova, Jungwirth 등)이 이론으로 제안한 세 번째 자성이에요. 겉으로는 반강자성처럼 스핀이 반대 방향으로 짝을 이뤄서 전체 자화가 0이에요. 다른 점은 결정 안에서 반대 방향 스핀들이 놓인 자리의 관계예요. 단순히 옆으로 밀어서 겹치는 게 아니라 회전시켜야 겹쳐지는 관계거든요.

이게 뭐냐면, 이 미묘한 대칭성 차이 때문에 물질 속 전자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위 스핀 전자와 아래 스핀 전자의 에너지가 서로 다르게 갈라져요. 이걸 스핀 분리(spin splitting)라고 해요. 원래는 강자성체에서나 볼 수 있던 현상이에요. 비유하면 반강자성처럼 조용해서 옆집에 소음 피해는 안 주는데, 전자 입장에서는 강자성처럼 방향에 따라 길이 다르게 깔려 있는 거예요. 그래서 간섭 없이 촘촘하게 쌓을 수 있으면서도 전기적으로 상태를 읽을 수 있는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어요.

왜 증거가 중요할까요?

이론이 멋있어도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따로 증명해야 해요. 2024년쯤부터 망간 텔루라이드(MnTe)나 크롬 안티모나이드(CrSb) 같은 물질에서 스핀 분리를 관측했다는 결과가 이어졌어요. 주로 쓰인 기법은 각도분해 광전자분광(ARPES)인데, 빛을 쏴서 튀어나오는 전자의 에너지와 방향을 재는 방법이에요. 반대로 초기 후보였던 루테늄 산화물(RuO₂)은 알터자성이 아닐 수 있다는 반론이 나오는 등, 학계의 검증이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어요.

SLAC는 강력한 X선 광원을 갖춘 연구소라서, 이런 미세한 전자 구조와 자기 질서를 들여다보는 데 강점이 있어요. 이번 발표는 정말 있는 게 맞느냐는 질문에 탄탄한 답을 하나 더했다는 데 의미가 있어요. 어떤 시료를 어떤 방식으로 측정했는지는 SLAC 발표문에 자세히 나와 있어요.

업계 맥락: 스핀트로닉스와 차세대 메모리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는 전자의 전하뿐 아니라 스핀까지 정보 처리에 쓰려는 분야예요. 대표적인 상용 사례가 MRAM이에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남는 비휘발성 메모리면서 속도도 빨라서, 삼성전자나 TSMC 같은 파운드리가 임베디드 MRAM을 공정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어요. 지금의 MRAM은 강자성 소재를 써서 앞에서 말한 집적도 한계가 있어요. 알터자성 소재를 실제로 쓸 수 있게 되면 더 작고 빠르고 전력을 덜 쓰는 메모리로 이어질 수 있어요.

다만 아직은 기초 과학 단계예요.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하는지, 반도체 공정에 쓸 수 있는 박막으로 만들 수 있는지, 비용은 감당할 만한지 같은 숙제가 많아요. GMR도 1988년 발견부터 1997년 IBM 하드디스크에 들어가기까지 10년 가까이 걸렸으니, 길게 보고 지켜봐야 해요.

한국 개발자에게 주는 시사점

당장 코드를 바꿀 일은 없어요. 그래도 기억해 둘 만한 게 몇 가지 있어요.

첫째,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라 이런 소재 연구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요. 반도체나 임베디드 쪽에서 일한다면 MRAM, 뉴로모픽 같은 키워드와 함께 알터자성을 알아 두면 업계 뉴스를 훨씬 잘 읽을 수 있어요.

둘째, 메모리 계층 구조가 바뀔 수 있다는 건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도 큰 이야기예요. 비휘발성이면서 DRAM만큼 빠른 메모리가 흔해지면 데이터베이스, 캐시, 파일시스템 설계의 전제가 달라지거든요. 인텔 옵테인이 잠깐 보여줬던 영속 메모리 프로그래밍 모델이 다시 관심을 받을 수도 있어요.

셋째, 결정 구조의 대칭성으로 알터자성 후보 물질을 걸러내는 일은 시뮬레이션과 데이터 분석의 영역이에요. 과학 컴퓨팅에 관심 있는 개발자에게도 재미있는 분야예요.

마무리

한 줄 정리: 알터자성은 바깥으로는 조용한데 안에서는 스핀이 갈라지는 제3의 자성이고, 차세대 메모리를 크게 바꿀 수 있는 소재예요.

비휘발성 초고속 메모리가 흔해진다면 어떤 소프트웨어 설계가 가장 먼저 바뀔 것 같나요? 데이터베이스일까요, 운영체제일까요? 의견 나눠 주세요!


🔗 출처: Hacker News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www6.slac.stanford.edu/news/2026-10-29-slac-research...
SHARE
NEXT · CHOOSE

변화를 읽었다면,
내가 만들 수익 구조를 고릅니다.

정보를 더 모으는 데서 멈추지 않고, 광고·외주·판매·중개·구독 중 내 상황에 맞는 출발점을 정해보세요.

21가지 수익 구조 살펴보기 →
처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