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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컴, 4chan 제재 사실상 포기…국경 넘는 콘텐츠 규제의 한계

오프컴, 4chan 제재 사실상 포기…국경 넘는 콘텐츠 규제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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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통신·방송 규제기관 오프컴(Ofcom)이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4chan을 상대로 벌여온 온라인안전법(Online Safety Act) 집행 시도에서 사실상 손을 들었다. 오프컴 최고경영자 멜라니 도스(Melanie Dawes)는 영국 하원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DCMS) 위원회에 출석해 "외국 법원이 우리를 가로막으려 든다면, 어느 시점에는 그 돈을 회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지점이 올 것"이라고 증언했다. 규제기관이 자신의 관할권이 외국 법원의 관할권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끝난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이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약 1년 전 미국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 제기된 '4chan 대 오프컴' 소송이 있다. 4chan은 영국에 법인·인프라·사업 운영 거점이 전혀 없다고 주장해 왔는데, 바로 이 점이 집행의 핵심 쟁점이 됐다. 피제재 대상이 영국 내에 아무런 자산을 두지 않는다면, 오프컴이 부과한 과징금을 실제로 받아내려면 결국 미국 법원을 거쳐 판결을 집행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법원이 보낸 신호

문제는 미국 법원이 외국 판결을 그대로 집행해 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담당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미국 법원은 일반적으로 미국 헌법에 위배되는 외국 판결의 집행을 거부한다고 짚으며, 영국 판결이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에 반해 미국과 메릴랜드주의 공공 정책에 배치된다는 이유로 집행을 거절한 과거 판례(Matusevitch v. Telnikoff)를 인용했다. 나아가 재판부는 양측이 다투지도 않은 쟁점을 자발적으로 언급하면서, 외국 판결이 형벌적 성격을 띠는 경우 미국 법원은 헌법 합치 여부와 무관하게 이를 집행할 의무가 없다는 점까지 덧붙였다.

흥미로운 대목은 재판부가 주권면제(sovereign immunity) 쟁점에서는 오히려 4chan에 불리하게 판단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굳이 지면을 할애해 오프컴에 메시지를 보냈다. 요지는 '당신의 집행력은 이곳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소송의 승패와 별개로, 미국에서 과징금을 받아낼 현실적 경로가 막혀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규제는 끝나지 않았다

다만 한 건의 집행 실패가 영국의 규제 의지 자체를 꺾은 것은 아니다. 글의 필자(4chan 측 대리인)는 오프컴이 다음 수순으로 의회에 '잠정 영업 방해 조치(interim business disruption measures)' 권한을 요청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정식 집행 절차를 밟기 전에 먼저 외국 웹사이트를 영국 내에서 차단하는, 사실상의 선제적·일방적 차단 권한에 가깝다. 이 권한은 과거 입법 과정에서 의회가 명시적으로 거부한 바 있고, 법안을 처음 발의했던 전직 의원 나딘 도리스(Nadine Dorries)마저 오프컴의 운영 실태를 본 뒤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한다. 게다가 이런 차단은 VPN으로 쉽게 우회된다는 점에서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설령 오프컴이 4chan 자체를 차단하더라도, 그것은 외국 사이트를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영국이 자국민과 자국 ISP를 상대로 검열하는 결과가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권국가로서 영국은 자국 내 접속을 차단할 권리가 있지만, 미국 사업자는 그 작업에 협조하지 않을 헌법적 권리가 있다는 것이 필자의 논리다. 결국 차단의 비용은 규제 대상이 아니라 영국 이용자가 떠안게 된다.

실무자가 읽어야 할 지점

이 사례는 역외(域外) 콘텐츠 규제가 부딪히는 구조적 한계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규제 당국이 과징금을 부과할 수는 있어도, 대상 기업이 해당 국가에 자산을 두지 않으면 집행은 전적으로 상대국 법원의 협조에 달린다. 그리고 표현의 자유처럼 각국의 헌법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영역에서는 그 협조를 기대하기 어렵다. 글로벌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 입장에서 '법인·서버·운영 거점을 어느 관할권에 두느냐'가 단순한 세무·운영 문제가 아니라 규제 노출을 좌우하는 전략 변수임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한 가지 유념할 점은 이 글이 4chan을 대리하는 측의 시각에서 쓰였다는 사실이다. 필자에 따르면 오프컴은 약 200개의 미국 플랫폼에 제재 명령을 보냈고 그중 거부한 곳은 단 네 곳(모두 그의 의뢰인)이며 그 하나가 4chan이라고 한다. 따라서 '사실상의 패배'라는 평가나 미국 측 입법(GRANITE Act) 추진 주장은 당사자의 해석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영국 측 입장이나 향후 의회 판단은 별도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분명한 것은, 국경을 넘는 콘텐츠 규제를 둘러싼 관할권·헌법·집행력의 삼각 구도가 당분간 이 분야의 핵심 쟁점으로 남으리라는 점이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prestonbyrne.com/2026/10/20/ofcom-concedes-def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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