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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 1,200km '고래 공동묘지', 인도양에서 530만 년의 생태 기록이 드러나다

심해 1,200km '고래 공동묘지', 인도양에서 530만 년의 생태 기록이 드러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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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 사체가 심해 바닥으로 가라앉으면 그 자리에는 '고래 낙하(whale fall)'라 불리는 독특한 생태계가 형성된다. 영양분이 극도로 부족한 심해에서 거대한 유기물 덩어리는 수십 년에 걸쳐 수많은 생물을 먹여 살리는 오아시스가 된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70곳 넘는 고래 낙하 지점이 보고됐지만, 대부분 수십 미터에서 약 4,000m 사이에 분포했고 기록은 산발적이고 단편적이었다. 가장 깊은 사례조차 남서대서양의 4,204m에 그쳤다. 국제 연구진이 네이처에 보고한 인도양 남동부 디아만티나 단열대(Diamantina Zone)의 발견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심해 바닥을 따라 뻗은 거대한 사체 집적지

연구진은 2023년 2월 8일부터 3월 17일까지 탐사선 탄숴이하오(探索一號)에 실린 유인잠수정 펀더우저(奮鬥者)를 이용해 조사를 진행했다. 이 잠수정은 최대 1만 1,000m까지 내려갈 수 있다. 첫 발견은 도르트레흐트 해연(Dordrecht Deep) 인근 7,002m 지점에서 이뤄졌다. 이후 32차례의 잠수로 해저 1,200km 구간을 훑으며 485곳의 고래 화석·고래 낙하 지점을 기록하고 표본을 수집했다. 조사 결과 수심 4,616~7,001m에 걸쳐 현생 고래 낙하 군집 다섯 곳과 476개체의 화석 고래가 확인됐다. 흥미롭게도 고래 흔적은 디아만티나 단열대 안에만 집중됐고, 그 바깥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섯 곳의 활성 고래 낙하는 모두 '황화물 선호(sulfophilic)' 단계에 있었다. 뼈는 흰 미생물 매트와 뼈를 파먹는 벌레 오세닥스(Osedax)로 뒤덮여 오랜 기간 해저에 머물렀음을 보여준다. 가장 깊은 활성 군집(WF1)은 6,789m에서 발견된 부리고래의 척추뼈 세 개였고, 가장 큰 것(WF3)은 귓속뼈 형태와 거의 완전한 미토콘드리아 유전체로 남극밍크고래(Balaenoptera bonaerensis)로 확인된 5m 길이 골격이었다.

대부분이 '신종 후보'인 특수화된 군집

이들 군집에서는 0.5mm 이상 대형저서동물 35개 분류군이 확인됐다. 뼈를 먹는 벌레, 복족류, 베시코미드 조개, 거미불가사리가 우점했으며 국소 밀도는 제곱미터당 2,840개체에 달했다. 유황 산화 공생 미생물을 품은 화학합성 조개류와 오세닥스 벌레가 군집의 핵심을 이뤘다. 다만 분자 데이터를 얻은 21종 가운데 조개 Abyssogena southwardae 단 한 종만 종 수준까지 확실히 동정됐고 나머지는 속·과 수준에 머물렀다. 상당수가 과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신종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또한 5,609m와 5,634m에서 관찰된 바다데이지(Xyloplax)는 이 속의 가장 깊은 기록이자 고래 낙하에서의 첫 기록으로, 서식지 이해를 넓혔다.

이 지역이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화석 기록이다. 회수한 43점의 화석에서 부리고래 다섯 종과 수염고래 한 종이 확인됐다. 현생종인 앤드루스부리고래(Mesoplodon bowdoini)와 끈니부리고래(Mesoplodon layardii)가 다수를 차지했고, 남아프리카 앞바다에서 처음 기재됐던 멸종 속 Pterocetus와 Izikoziphius의 두개골도 나왔다. 그중 하나는 신종 Pterocetus diamantinae로 명명됐다. 수염고래로는 보리고래(Balaenoptera borealis)의 고실뼈가 확인됐다.

화석의 연대는 스트론튬 동위원소(87Sr/86Sr) 비율을 과거 해수 기록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추정했다. 분석한 33점 중 8점은 사후 지화학적 교환으로 현생 해수와 동일한 값을 보였지만, 나머지 25점은 0.709029~0.709173 범위의 값을 나타냈다. 이를 보정한 결과 이 지역의 고래 낙하가 적어도 530만 년 전부터 일어났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특정 심해저가 지질학적 시간에 걸쳐 고래 진화를 추적할 수 있는 '화석 아카이브'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실무적 의미와 남은 한계

이번 발견은 심해 생태계 조사가 여전히 표본이 크게 부족한 영역임을 드러낸다. 그동안 고래 낙하 군집의 생물지리와 연결성이 제대로 파악되지 못한 것은 심해저·초심해저 데이터가 희박했기 때문인데, 유인잠수정과 체계적 매핑이 결합되자 한 단열대에서만 수백 개체 규모의 기록이 쏟아졌다. 심해 탐사 장비와 분자·지화학 분석을 결합한 접근이 생물다양성 평가와 자원·환경 영향 평가에 어떤 깊이를 더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다만 현생 군집은 모두 한 보존 단계에 몰려 있고, 종 동정의 대부분이 속·과 수준에 그쳐 실제 종 다양성과 분포는 아직 윤곽만 잡힌 상태다. 왜 고래 흔적이 디아만티나 단열대에만 집중됐는지, 이 축적이 해류·지형·사후 과정 중 무엇에 더 좌우되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질문으로 남는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6-10546-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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