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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가 훔친 인간 유전자, 피부 감염의 새 단서가 되다

바이러스가 훔친 인간 유전자, 피부 감염의 새 단서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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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가 숙주의 유전자를 가져가는 일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목요일 발표된 연구는 그 대상이 다름 아닌 인간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연구진은 피부 감염을 일으키는 한 바이러스가 약 10만 년 전 우리 조상에게서 가져온 인간 유전자를 지금까지도 품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 바이러스가 우리에게서 훔친 유전자를 다시 우리를 감염시키는 데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유타대학교의 진화생물학자 넬스 엘드(Nels Elde)는 이 발견을 두고 "이번 사례는 우리에게 더 가깝게 다가온다"고 표현했다. 바이러스가 세균이나 다른 생물의 유전자를 획득한 사례는 이전에도 보고됐지만, 비교적 최근의 진화 과정에서 인간 유전자를 손에 넣은 경우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왜 DNA를 잘 훔치나

바이러스가 유전자 절도에 능한 이유는 그 증식 방식 자체에 있다. 바이러스는 세포에 침입한 뒤 자신의 유전자를 주입해 세포의 복제 장치를 장악한다. 감염된 세포는 어쩔 수 없이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복제하고, 그 유전자를 감싸 새로운 바이러스로 포장하는 단백질까지 함께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새 바이러스 입자들은 세포를 터뜨리며 밖으로 쏟아져 나오고, 세포는 죽는다.

문제는 이 과정이 늘 정확하게 진행되지는 않는다는 데 있다. 때때로 숙주의 DNA 일부가 새로 만들어지는 바이러스 유전자에 섞여 들어간다. 일종의 분자 수준의 오류인데, 이 우연한 실수가 인간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바이러스가 원래 자기 것이 아니던 유전 정보를 몸에 지닌 채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다. 이런 바이러스는 세균이 항생제에 저항하기 위해 쓰던 유전자를 함께 붙잡아 옮기기도 한다. 이 유전자가 바이러스 자신에게 직접적인 이득을 주지는 않지만, 바이러스가 다른 세균을 감염시킬 때 그 DNA를 전달하는 통로가 된다. 항생제 내성이 확산되는 경로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유전자 절도가 단순한 진화적 호기심거리가 아니라 실제 의학적 문제와 얽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실무적으로 무엇을 눈여겨봐야 하나

이번 연구가 던지는 시사점은 바이러스와 숙주의 관계를 단순한 '공격자와 피해자' 구도로만 보기 어렵다는 데 있다. 바이러스가 오래전 인간 유전자를 획득하고, 그것을 오늘날의 감염 전략에 이용하고 있을 가능성은, 병원체가 숙주의 생물학적 도구를 그대로 빌려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백신이나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설계할 때 표적으로 삼는 유전자가 사실은 우리 자신의 유전자와 닮아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며, 정밀한 표적 설정을 더 까다롭게 만든다.

다만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이 유전자가 실제로 감염 과정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그리고 바이러스가 그것을 '이용한다'는 표현이 어느 수준의 인과관계를 의미하는지는 아직 가능성으로 제시된 단계에 가깝다. 10만 년이라는 시점 추정이나 인간 유전자 유래라는 판단이 후속 연구에서 얼마나 견고하게 뒷받침되는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진화생물학과 감염병 연구가 만나는 이런 발견은 흥미롭지만, 임상이나 제품 개발에 적용하기 전에는 재현과 기능 검증이라는 관문을 여러 차례 통과해야 한다는 점을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www.nytimes.com/2026/09/28/science/virus-molluscu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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