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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EPA, 20년치 환경 데이터 웹 아카이브 연말 폐기 예고

미국 EPA, 20년치 환경 데이터 웹 아카이브 연말 폐기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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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환경보호청(EPA)이 홈페이지 한구석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배너 공지를 통해, 온라인 웹 아카이브를 올해 말 폐기하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만료일은 2026년 12월 31일. 이 조치가 그대로 진행되면 20년 넘게 축적된 수만 건의 공개 환경 자료가 한꺼번에 웹에서 사라진다. 리 젤딘 EPA 청장이 발전소 오염 기준과 연방 메탄 규제 체계를 공개적으로 손보겠다고 전면에 나선 것과 달리, 정작 기록 자체를 없애는 결정은 조용한 배너 하나로 처리됐다는 점이 대비된다.

웹 아카이브는 199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팩트시트, 환경 보고서, 정책 변경 이력, 규제 조치 문서 등을 담고 있다. 연구자, 입법가, 정책 담당자는 물론 일반 시민이 과거 정책을 확인하고 정부를 감시하는 '민주적 감독'의 도구로 쓰여 왔다. 환경데이터·거버넌스 이니셔티브(EDGI) 공동창립자 그레첸 게르케는 이 정보가 "대체 불가능하며, 아카이브가 폐기되면 영원히 사라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2003년 '클리어 스카이' 구상이나 오바마 행정부의 2015년 '청정발전계획' 같은 환경 정책의 변곡점을 추적할 수 있는 1차 자료가 여기에 보존돼 있다.

이미 두 번 미뤄진 폐기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 1월 바이든 행정부 시절 EPA는 유지비 부담을 이유로 아카이브 중단 계획을 발표했다. 게르케가 정보공개청구(FOIA)로 확인한 유지비는 연간 약 200만 달러였다. 환경 운동가, 역사학자, 사서들이 "역사 기록에 거대한 공백을 낳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다섯 달간의 비판 끝에 EPA는 폐기를 2023년 7월로 1년 미뤘다. 2023년 3월에는 배너 문구를 종료일 없이 단순히 '은퇴 예정'으로 바꿨다. 이후 3년 반 동안 아카이브는 더 이상 갱신되지 않은 채로도 접근은 유지돼 왔는데, 몇 주 전 만료일이 다시 명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주목할 지점은 보존이 실제 집행과 피해 입증의 근거가 돼 왔다는 사실이다. 1989년 EPA는 군 작전으로 토양·퇴적물·지표수·지하수가 오염된 노스캐롤라이나 캠프 르준 해병대 기지를 국가우선목록에 올렸고, 수십 년에 걸친 조사 문서가 아카이브에 남아 인근 주민과 장병이 화학물질 노출을 평가하는 데 쓰였다.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을 잃을 경우 캠프 르준 피해 장병과 가족에 대한 보상을 보류하겠다고 밝힌 상황과 겹치면서, 기록 삭제가 갖는 무게는 더 커진다.

'FOIA로 받으면 된다'는 말의 함정

EPA는 갱신된 안내에서 역사 자료를 '스냅샷 컬렉션'에서 찾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두 번째 트럼프 행정부가 공공 데이터와 연방 인력·예산을 대폭 축소해 온 흐름을 감안하면, 아카이브 콘텐츠가 전부, 혹은 일부라도 살아남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게르케는 "세 개의 개별 스냅샷으로 충분하다고 여길 게 아니라, 아카이브를 확장하고 체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유언론재단의 로런 하퍼는 "한때 공개돼 있던 기록을 찾으려 연구자와 입법가가 이미 과부하 상태인 FOIA 부서로 몰리게 된다"며, 쉬운 접근을 없애는 것이 사실상 공개 자체를 지연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꼬집었다.

이 사안은 환경 정책을 넘어 디지털 보존과 데이터 거버넌스의 문제이기도 하다. 아카이브의 사용성은 완벽과 거리가 멀었다. 죽은 링크가 많았고 검색 기능도 답답했다. 그럼에도 다른 어디에도 없는 자료를 담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는 데이터를 운영하는 모든 조직이 마주하는 딜레마를 압축해 보여준다. 완결성이 떨어지는 레거시 저장소라도 1차 기록으로서의 가치는 사용성과 별개라는 것, 그리고 '폐기'와 '마이그레이션'은 전혀 다른 작업이라는 점이다. 수만 건의 문서를 몇 개의 스냅샷으로 대체하겠다는 발상은, 백업과 아카이빙을 혼동할 때 어떤 손실이 발생하는지를 그대로 드러낸다.

실무 관점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트럼프 1기 때 EPA가 기후변화 관련 웹 자료 상당수를 삭제했을 때, 바로 이 아카이브가 사라진 페이지들을 보존해 공개를 유지했다는 사실이다. 즉 아카이브는 현행 사이트와 독립적으로 운영됐기에 정책 변동의 완충 장치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그 독립 계층을 제거하면, 운영 주체의 의사결정 한 번으로 기록 전체가 휘발될 수 있는 구조만 남는다. 공공이든 민간이든 데이터를 다루는 입장에서는, 원본과 접근 계층을 분리하고 제3자 보존 경로를 확보하는 설계가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결국 이번 결정의 핵심 쟁점은 비용 200만 달러가 아니라 접근권이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역사적 저점에 가까운 시기에, 공공 기록으로 가는 손쉬운 통로를 닫는 일이 신뢰를 어떻게 더 깎아내리는지가 문제의 본질이다. EPA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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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전체 보기 → https://www.motherjones.com/environment/2026/10/epa-onlin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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