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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 AI를 더하라’던 케빈 켈리, 10년 전 예측은 얼마나 맞았을까

‘모든 것에 AI를 더하라’던 케빈 켈리, 10년 전 예측은 얼마나 맞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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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 AI를 더하라’던 케빈 켈리, 10년 전 예측은 얼마나 맞았을까

2016년의 AI 예언서를 지금 다시 펼쳐보면

케빈 켈리(Kevin Kelly)는 기술 잡지 WIRED를 함께 만든 사람이에요. 기술이 사회를 어떻게 바꾸는지 오랫동안 관찰해왔고요. 그가 2016년에 낸 책 『The Inevitable』(국내판 『인에비터블 미래의 정체』)에는 앞으로 30년을 바꿀 12가지 흐름이 나오는데요, 그중 맨 앞에 놓인 게 Cognifying이에요. 우리말로 ‘인지화’쯤 되는데, 세상의 모든 물건과 서비스에 ‘똑똑함’이 조금씩 스며든다는 뜻이에요.

2016년이 어떤 해였는지 떠올려보면 이 예측이 얼마나 대담했는지 느껴져요.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해였지만, 일반 개발자에게 AI는 여전히 연구실에서나 하는 이야기였거든요. 트랜스포머 논문은 아직 나오지도 않았고, ChatGPT는 그로부터 6년 뒤에야 나왔어요. taylor.town의 글은 이 예측들을 10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다시 짚어봐요. 저도 같은 질문을 들고 하나씩 따라가 봤어요.

놀라울 만큼 맞은 것들

가장 유명한 문장은 이거예요. ‘다음 1만 개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서는 쉽게 예측할 수 있다. X를 가져다가 AI를 더하면 된다.’ 요즘 스타트업 피칭 자료를 보면 거의 문자 그대로 이뤄졌어요. 법률 + AI, 의료 + AI, 고객센터 + AI, 코딩 + AI까지 다 있으니까요.

두 번째로 맞은 건 AI가 전기 같은 유틸리티가 된다는 예측이에요. 켈리는 AI가 클라우드를 통해 싸고 안정적으로 공급될 거라고 봤어요. 콘센트에 꽂아서 전기를 쓰듯이요. 지금 우리는 API 키 하나로 모델을 호출하고, 쓴 토큰만큼 요금을 내죠. 전기 계량기가 토큰 카운터로 바뀌었을 뿐 구조는 그대로예요. 켈리는 규모의 경제 때문에 결국 두세 개의 거대 사업자가 AI를 주도하게 될 거라고도 했는데요, 최첨단 모델을 만들 수 있는 회사가 손에 꼽을 정도라는 걸 보면 이것도 꽤 맞았어요.

세 번째는 AI와 얼마나 잘 협업하느냐가 몸값을 결정한다는 이야기예요. 켈리는 사람과 컴퓨터가 한 팀으로 체스를 두는 ‘켄타우로스 체스’를 예로 들었어요. 앞으로는 기계와 경쟁하는 능력보다 기계와 함께 일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는 거죠. 코딩 에이전트에게 일을 맡기고 결과를 검토하는 게 일상이 된 개발자들에게는 남 얘기가 아니에요.

켈리는 AI가 뭔가를 해낼 때마다 사람들이 ‘그건 진짜 지능이 아니야’라며 기준을 옮길 거라고도 했어요. 그러면서 인간은 ‘우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를 계속 되묻는 정체성 위기를 겪게 된다고 했는데, 이것도 지금 분위기와 그대로 겹쳐요.

빗나갔거나 미처 보지 못한 것들

반면 켈리가 그린 AI의 모양은 지금과 꽤 달라요. 그는 AI를 뒤에서 조용히 돌아가는 ‘보이지 않는 똑똑함’으로 상상했어요. 사진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검색 결과를 다듬고, 기계를 최적화하는 식으로요. 그런데 실제로 터진 건 사람과 대화하는 AI였어요. 글과 그림과 코드를 직접 만들어내는 생성형 AI 말이에요. AI가 인터페이스 그 자체가 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당시에 거의 없었어요.

켈리는 AI가 인간과 전혀 다른 ‘외계의 지능’이 될 거라고 강조했는데, 이건 절반쯤 맞았어요. 언어 모델은 말투만 보면 놀라울 만큼 사람 같아요. 그런데 어려운 수학 문제는 풀면서 엉뚱한 데서 실수하는 것처럼,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의 경계가 들쭉날쭉하거든요. 겉은 사람 같은데 속은 낯선, 묘한 존재가 된 거예요.

‘싸고 흔한 전기’라는 비유도 절반만 맞았어요. 최첨단 모델을 만드는 데 드는 돈과 전력은 오히려 폭발적으로 늘었거든요. 쓰는 쪽은 싸졌지만, 만드는 쪽은 나라 단위의 인프라 경쟁이 돼버렸어요.

한국 개발자에게 주는 시사점

이 회고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방향은 맞히기 쉬워도 형태는 맞히기 어렵다는 거예요. ‘모든 것에 AI가 스며든다’는 큰 흐름은 맞았어요. 하지만 그게 어떤 UI, 어떤 비즈니스 모델로 올지는 전문가도 못 맞혔죠. 그래서 특정 프레임워크나 도구에 올인하기보다는 흐름 자체를 이해하는 데 시간을 쓰는 게 더 오래가요.

‘X + AI’ 공식에서 진짜 경쟁력은 AI가 아니라 X에 있다는 것도 기억해둘 만해요. 모델은 누구나 API로 빌려 쓸 수 있으니까, 결국 차이를 만드는 건 내가 깊이 아는 도메인이에요. 금융, 공공, 커머스처럼 국내 규제와 업무 맥락이 복잡한 분야일수록 그 지식이 더 큰 무기가 돼요. 나라 차원에서 독자적인 파운데이션 모델을 키우자는 ‘소버린 AI’ 논의도 같은 고민에서 나왔어요. 전기처럼 필수재가 된 AI를 남의 손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는 거죠.

마무리

켈리는 AI가 전기처럼 된다는 건 맞혔지만, 그 전기가 말을 걸어올 줄은 몰랐어요.

여러분이 지금 10년 뒤의 AI를 예측한다면, 어떤 ‘방향’은 확신이 들고 어떤 ‘형태’는 전혀 감이 안 오시나요? 2036년에 이 글을 다시 열어본다고 생각하고 하나씩 적어보면 재미있을 거예요.


🔗 출처: Hacker News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taylor.town/kk-ai-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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