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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는 왜 무대에서 자주 무너지는가

'맥베스'는 왜 무대에서 자주 무너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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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연극계에는 극장 안에서 결코 입에 올려서는 안 되는 제목이 하나 있다. 셰익스피어의 이른바 '스코틀랜드 연극', 곧 '맥베스'다. 배우와 연출가, 무대감독, 세트 디자이너, 기술 스태프, 의상 담당까지 모두가 이 미신을 공유한다. 마녀와 악행, 신성한 유대의 파괴로 가득 찬 이야기 자체에서 비롯된 두려움이기도 하고, 수백 년에 걸쳐 여러 공연에서 골절과 화상, 추락, 폭동, 심장마비, 그리고 놀랄 만큼 많은 사망 사고가 이어졌다는 소문에서 자라난 공포이기도 하다. 전설에 따르면 그 불운은 초연에서 레이디 맥베스를 연기한 소년 배우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미신의 또 다른 뿌리는 훨씬 실무적이다. 바로 대본 자체가 무대에 올리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극작에는 이른바 '배우가 망치기 어려운(actor-proof)' 대본이라는 개념이 있다. 전개가 촘촘하고 추진력이 강해, 연기나 연출, 디자인이 다소 부실해도 이야기의 힘이 꺼지지 않는 작품을 말한다. 침몰하지 않는 배가 실제로는 없듯 완벽하게 그런 대본도 없겠지만, 만약 있다면 '맥베스'는 그 정반대에 가깝다. 모든 요소가 맞아떨어지면 전율을 일으키지만, 단 하나라도 어긋나면 전체가 산산이 무너진다.

마법, 톤, 그리고 동기

무엇이 이 작품을 이토록 다루기 어렵게 만드는가. 원문은 세 가지 구조적 난점을 짚는다. 첫째는 마법이다. 극은 수수께끼 같은 주문을 읊는 마녀들로 시작해 극 전체에 반쯤 초자연적인 틀을 씌운다. 허공에 뜬 단검,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피의 환영, 뱅쿠오의 유령, 마녀 소굴에서 펼쳐지는 예언적 상징들이 그 위에 얹힌다. 문제는 관객이 이 마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어떤 장면은 단순한 환각처럼 보이고, 어떤 장면은 등장인물과 관객 모두가 실재로 받아들여야 할 현상으로 제시된다. 단검과 유령을 맥베스만 본다는 사실은 그것이 영적 현상이 아니라 심리적 현상임을 암시하지만, 극 중 인물들조차 무엇이 마법이며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를 두고 서로 엇갈린다.

둘째는 톤이다.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중 가장 짧아, 관객이 급박한 전개를 소화할 여유가 없다. 충성에서 악행으로, 냉소적 현실감각에서 환각적 도취로 인물이 급격히 도약할 때, 진지해야 할 장면이 자칫 우스꽝스러워질 위험이 있다. 던컨을 살해하고 돌아온 맥베스가 피 묻은 단검을 그대로 들고 있어 아내를 경악하게 만드는 장면, 살해 전후로 반복되는 음주 언급, 극의 가장 어두운 순간에 끼어드는 문지기의 희극적 독백이 그렇다. 대본은 이런 순간을 어떤 톤으로 제시해야 하는지 지정하지 않는다.

셋째이자 가장 큰 난점은 동기다. 맥베스는 다른 인물들의 입을 통해 비할 데 없는 덕성의 소유자로 소개되지만, 정작 그가 등장하자마자 왕이자 은인인 던컨의 살해를 저울질하기 시작한다. 그는 왕이 될 다른 경로—던컨의 자연사, 말콤의 즉위와 폐위, 또 다른 반역—를 전혀 상상하지 않고 오직 피의 미래만 떠올린다. 레이디 맥베스는 한술 더 떠 무대에 오르기도 전, 남편의 편지만 읽고 스스로 시해를 결심한다. 원문은 이 부부의 완벽한 의견 일치를 일종의 '과잉결정', 도덕적 우연으로 본다.

셰익스피어가 남겨둔 빈칸

핵심은 셰익스피어가 '동기(motive)'는 주었으나 '동기화(motivation)'는 주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맥베스가 던컨을 죽이는 이유가 왕이 되기 위해서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동기화란 그 이득이 살해를 감행할 만한 것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심리적 힘이다. 이것이 없으면 인물은 관객의 혐오, 혹은 그보다 치명적인 무관심에 노출된다. 비극이 비극으로 남으려면 맥베스는 관객의 정서적 투자를 붙들어야 하는데, 바로 그 설득력 있는 동기화를 대본이 비워둔 것이다.

원문은 이를 결함이 아니라 협업의 여지로 읽는다. T. S. 엘리엇은 몽유병에 빠진 레이디 맥베스의 심리가 '상상된 감각 인상의 능숙한 축적'으로 전달된다고 했지만, 이는 대본을 읽는 독자에게나 맞는 말이다. 실제 공연에서 관객을 사로잡는 것은 배우의 동작과 외양, 목소리 같은 '실재하는' 인상이다. 셰익스피어가 캐스팅과 동선, 무대장치, 분위기, 톤, 심지어 대본 조정까지 개별 공연에 맡긴 것은 나약함이나 체념이 아니다. '배우가 망치기 어려운' 대본의 약점은 정작 공연이 최종 효과에 기여할 여지를 거의 남기지 않는다는 데 있다. '맥베스'는 완성된 요리가 아니라, 풍성하고 눈부신 하룻밤을 위한 '레시피'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원문은 역사적 맥락과 현대적 간극을 짚는다. 제임스 1세가 1603년 잉글랜드 왕이 되고, 1605년 화약 음모 사건으로 왕과 의회를 겨눈 암살 시도가 실패한 뒤, 1606년 킹스 멘이 '맥베스'를 초연했다. 스코틀랜드를 소재로 삼고 마녀를 전면에 내세우며 분량을 줄인 이 작품은 스코틀랜드 출신에 마녀 박멸에 집착하고 짧은 공연을 선호한 새 왕에게 바치는 아첨의 몸짓으로 읽히곤 한다. 동시에 왕 시해를 축하하던 관객 앞에 왕의 분신들을 살해하는 극을 올린 대담한 자기 도전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관객이 왕권신수설에서 멀어지면서, 오늘날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범죄는 던컨 시해가 아니라 맥더프 부인과 아이들의 학살로 옮겨갔다. 유스틴 쿠르젤 감독의 2015년 영화가 죽은 아이의 장례 장면으로 극을 열어 맥베스의 동기를 채운 것도, 대본이 남긴 이 빈칸을 각 시대의 공연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메워야 함을 보여준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porticoquarterly.com/essay/macbeth-and-his-probl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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