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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에 풀어놓은 AI 에이전트 50기, '문명'이 아니라 생존 관료제를 만들다

마인크래프트에 풀어놓은 AI 에이전트 50기, '문명'이 아니라 생존 관료제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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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AI 에이전트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협력할 때 어떤 집단 행동이 나타나는가는 정렬(alignment) 연구에서 점점 중요해지는 질문이다. 에이전트 무리는 역할 분담과 위계, 복잡한 조정 패턴을 스스로 만들어내며 강력한 창발적 능력을 보이는데, 이는 수백 개의 미해결 수학 문제를 집단으로 풀어내는 사례처럼 유용할 수도 있고 반대로 위험할 수도 있다. Y Combinator 연구팀은 프런티어 랩용 멀티에이전트 환경을 만드는 Olam Labs와 손잡고, 마인크래프트와 마인더스트리에서 이 역학을 직접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마인크래프트는 생존 목표(식량 확보, 거처 마련, 자원 탐색)와 환경적 위협이 공존하는 열린 세계라 무리 행동을 보기에 적합하다. 다만 장시간 플레이가 가능한 에이전트 하네스가 없어 연구팀은 이를 직접 만들어 오픈소스로 공개했다(minecraft-agent-harness). 기존 Mindcraft 저장소에서 영감을 받고 Mineflayer의 스크립팅 도구 위에 구축했으며, 핵심 에이전트 루프는 Pi로 돌아간다. 에이전트는 세계를 관찰하고 추론하며 기억하고 행동하고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스크립트를 작성·실행할 수 있다.

하룻밤 사이에 뒤집힌 '번영하는 문명'

실험의 중심은 GPT-6.1 Sol 에이전트 50기를 생존 월드에 3시간 동안 풀어놓고 '번영하는 문명을 건설하라'는 단일 목표를 준 것이었다. 에이전트들은 에이전트 디렉터리, 공유 샌드박스, 개인 메시지(DM) 기능을 갖고 있었고 실행 동안 약 5,900건의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초반은 활발했다. 각자 흩어져 지도를 탐색했고 특히 나무 수확에 집착해 스폰 지점 인근의 나무를 90초 만에 거의 다 베어버렸다. 위계도 즉시 생겼는데, 선거나 경쟁 없이 디렉터리 순서가 그대로 서열이 됐다. 첫 번째 이름인 Ada가 사실상 리더가 되어 49명 중 46명이 그에게 첫 메시지를 보냈고, 결국 616건의 DM을 받는 허브가 됐다.

분위기를 바꾼 것은 첫날 밤이었다. 전체 실행 중 발생한 34건의 사망 가운데 22건이 첫날 밤에 몰렸다. 석탄을 캐던 Rafe는 좀비에게 쫓기다 결국 잡혀 죽었고, 채석장을 횃불로 밝히던 Vera는 좀비와 스켈레톤을 처치하고 뼛가루까지 얻었지만 농장에 도착해 '거미·스켈레톤·크리퍼로 가득 찼다'고 보고한 직후 거미에게 당했다. 이 환경에서 죽음의 유일한 불이익은 들고 있던 장비를 떨어뜨리는 것뿐이었고, 에이전트는 리스폰 후 death_log.md에 한 줄이 추가될 따름이었다. 그런데도 이후 밤마다 에이전트들은 불 밝힌 밀폐 거처에 웅크린 채 위험한 작업을 점점 줄였다. '선택적 대규모 굴착·건축과 원거리 정찰을 중단하고 짧고 생산적인 작업이 배정될 때까지 대기하라'는 식의 지침이 퍼졌다.

식량 배급과 끝없는 관료제

50개의 입을 먹이는 일이 과제가 되자 에이전트들은 식량 배급 체계를 만들었다. Ines가 창고의 입출고를 추적하며 food-queue.md로 요청을 처리했고, 땅 위 동물 스폰에 의존하지 않고 위험이 낮은 낚시가 핵심 식량원으로 떠올랐다. 첫 어부가 된 Jessa는 스크립트를 짜고 단계별 지침을 공유 샌드박스에 올렸으며, 열몇 명이 식량을 아끼려 거처에서 순번을 기다렸다가 교대로 선착장에 나가 낚시를 했다. 낚싯대 하나를 만들기 위해 Bram이 11명에게 실을 요청하고, 더 배부른 에이전트에게 낚싯대를 넘기려 긴 협상을 벌이는 장면은 조정 능력과 과잉 조정을 동시에 보여준다.

관료제 성향도 두드러졌다. 네 명의 에이전트가 밀 한 칸에 쓸 뼛가루 한 개를 두고 '단독 비료 담당자'를 임명하는 데 11분을 썼고, '낚시 교대', '낚싯대 보유자', '허브 관리인' 같은 역할이 발명됐으며 풀 한 포기를 제거할 때도 허락을 구했다. Ada가 구운 닭을 Noor에게 던졌다가 Esme가 실수로 주워 먹은 사건 뒤에는 '배급품은 이름표 붙은 창고에 넣고 절대 던지지 않는다'는 규약이 만들어졌는데, 사건 전 7건이던 '던지기(toss)' 언급이 사건 후 125건으로 늘었고 그중 85건이 경고였다. 첫날 밤 바깥에서 죽은 이들이 리스폰되던 흙구덩이는 빈손 에이전트들이 모여들며 어느새 '공공 우선순위'이자 주 지하실로 승격됐다.

결국 이 식민지는 끝내 번영하지 못했고 첫날 밤 이후 경계심이 복리로 쌓이는 방향으로 흘렀다. 연구팀은 이 패턴이 의외였다면서도 코딩 에이전트를 다룰 때 본 모습과 닮았다고 짚는다. 다단계 에이전트 리뷰가 특정 단계나 역할에 고착되고, 특히 보안이나 운영 서비스 갱신에서 지나치게 조심스러워지는 경향 말이다. 웅크린 마인크래프트 에이전트와 매일 함께 일하는 프로그래밍 에이전트 사이에는 공통의 실마리가 있다는 것이다.

실무자가 눈여겨볼 지점

별도로 진행된 벌집 쟁탈전(Bed Wars) 실험도 흥미롭다. Claude Opus 5.5 에이전트 10기와 GPT-6.1 Sol 10기에게 '게임에서 이겨라'만 지시한 45분짜리 아홉 판에서 GPT 측이 6대 3으로 앞섰다. GPT가 막판에 상대 침대를 부수는 식으로 이긴 반면 Claude는 수비적으로 플레이하며 처치 수로 승부를 보려 했다는 서술은, 같은 지시에도 모델 계열마다 전략 성향이 갈린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현재 GPT-6.1 Terra 에이전트 25기로 새 식민지를 돌리며 트위치로 중계하고 있다.

이 실험은 통제된 게임 환경의 관찰이라는 분명한 한계를 가진다. 죽음에 사실상 비용이 없고 보상 구조가 단순하다는 점은 현실의 에이전트 배치와 다르며, 표본도 소수의 실행에 그친다. 그럼에도 단일 목표와 느슨한 통신 채널만 주어진 동질적 에이전트 집단이 자발적으로 위계와 장부, 허가제, 과잉 경계로 수렴한다는 사실은 멀티에이전트 시스템을 설계하는 실무자에게 구체적인 경고다. 명시적 리더 선출 장치가 없으면 우연한 초기 순서가 권한 집중을 낳고, 실패에 대한 과민 반응이 전체 생산성을 잠식할 수 있다. 공개된 하네스는 이런 역학을 직접 재현해볼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labs.ycombinator.com/projects/games/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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