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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부유세 실험: 억만장자는 일부 떠났지만 창업자는 남았다

노르웨이 부유세 실험: 억만장자는 일부 떠났지만 창업자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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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액 자산가에게 세금을 더 물리면 투자가 위축되고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 결국 경제가 손해를 본다는 주장은 조세 정책 논쟁에서 늘 되풀이된다. 특히 지분 가치가 곧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스타트업·테크 업계에서는 '창업자가 세금 때문에 나라를 떠난다'는 우려가 반사적으로 제기되곤 한다. 노르웨이가 2021년부터 2024년 사이 단행한 일련의 증세는 이 오래된 가설을 실제 데이터로 검증할 드문 기회를 제공했고,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공개한 한 워킹페이퍼가 그 결과를 정리했다.

무엇이 바뀌었나

이 기간 노르웨이는 배당소득세율을 올리고, 이민과 관련된 자본이득세 회피 통로(해외 이주 시 과세를 피할 수 있던 허점)를 없앴으며, 사업용 자산에 매겨지는 실효 한계세율을 거의 두 배로 끌어올렸다. 이 조치들은 국제적으로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2023년 파이낸셜타임스는 노르웨이 억만장자들의 '엑소더스'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금을 피해 부자들이 대거 스위스 등으로 거처를 옮긴다는 서사가 빠르게 퍼졌다.

연구는 실제로 이주 반응이 있었다는 점은 확인한다. 다만 그 반응은 자산 분포 최상위 0.1%에 집중됐고, 시기적으로도 대부분 2022년과 2023년에 몰려 있었다. 저자의 추정에 따르면 이번 개혁 때문에 노르웨이를 떠난 사람은 많아야 100명 수준이다. '엑소더스'라는 표현이 환기하는 대규모 탈출과는 거리가 있는 숫자다.

창업자와 발명가는 떠나지 않았다

테크 업계가 주목할 대목은 여기다. 연구는 스타트업 창업자나 발명가(특허 보유자)의 유의미한 해외 유출이나 신규 유입 감소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다시 말해 세금에 민감하게 반응해 이동한 집단은 극소수의 초고액 자산가였을 뿐, 혁신을 직접 수행하는 인적 자본은 세제 변화에도 노르웨이에 남았다는 것이다. 부의 규모와 혁신 활동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재정 효과도 통념과 다르게 나타났다. 만약 아무도 떠나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부유세 세수는 2021년에서 2024년 사이 75%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개혁에 따른 실제 해외 이주를 반영하더라도 세수 증가폭은 71.5%였다. 즉 자본 유출로 깎인 세수는 전체 증가분의 극히 일부에 그쳤고, 증세의 재정 목표 자체는 사실상 달성됐다는 계산이다.

떠난 오너의 기업은 어떻게 됐나

또 하나 중요한 발견은 오너가 해외로 이주한 뒤에도 그 기업들이 경제적으로 계속 활동했으며 투자를 줄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유주 개인의 거주지 이동이 곧바로 기업 활동의 축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저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오너의 이주 여부와 무관하게 기업 성과가 영향을 받는지도 살핀다. 부유세가 오너 개인에게 부과되더라도, 세금을 내기 위한 유동성 제약 때문에 기업이 배당을 늘리거나 투자를 줄이는 경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개된 초록에서는 이 분석의 세부 결론까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문제의식 자체가 '개인 과세가 기업 투자로 전이되는가'라는 실무적으로 민감한 질문을 겨냥하고 있다.

이 연구를 한국 상황에 곧바로 대입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노르웨이는 자산 데이터가 투명하게 축적돼 개인 단위 추적이 가능한 나라이고, 사회 전반의 조세 순응도와 복지 체계도 다르다. 단일 저자가 특정 기간의 개혁을 분석한 워킹페이퍼라는 점, 그리고 아직 동료 심사를 거친 최종본이 아니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100명이라는 추정치나 세수 증가율 역시 분석 방법과 가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수치다.

그럼에도 이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부자 증세=자본 탈출=경제 손실'이라는 직관적 등식은 적어도 노르웨이 사례에서는 단순화된 그림이었다. 이주 반응은 실재했지만 극소수에 국한됐고, 혁신을 담당하는 창업자층은 흔들리지 않았으며, 떠난 이들이 남긴 기업도 멈추지 않았다. 테크 정책과 세제를 함께 고민하는 실무자라면, 자본 유출 우려를 근거로 한 논의에 이런 실증 데이터를 대조해 볼 가치가 있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www.nber.org/papers/w35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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