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으로 돌아가기
TECH HACKER NEWS 오늘 7분 읽기 25 READS

OpenAI의 수학 난제 '해결' 주장, 집합론 연구자가 반박하다

OpenAI의 수학 난제 '해결' 주장, 집합론 연구자가 반박하다
SOURCE IMAGE · HACKER NEWS

OpenAI가 100년 넘게 미해결로 남아 있던 집합론 난제, 즉 '분할 원리(Partition Principle)'가 '선택 공리(Axiom of Choice)'를 함의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프리프린트로 공개하면서 화제가 됐다. 선택 공리와 그 변형을 15년 넘게 연구해 온 한 집합론 전문가는 발표 직후 여러 사람으로부터 'OpenAI 발표를 봤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연구 페이지에서 이 문제가 풀리면 샘 올트먼에게 위스키 한 병을 보내겠다고 공언했을 만큼 이 주제에 정통한 인물이지만, 이번에는 위스키를 보낼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AI가 전문 지식 노동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실무적 교훈이 드러난다.

'진전'과 '해결' 사이의 간극

그는 AI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정보를 정리하거나 인포그래픽을 만들거나 이메일을 교정하는 용도로는 기꺼이 LLM을 쓴다. 다만 수학 연구에 AI를 쓰는 것은 아직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평가할지에 대한 '틀'이 없기 때문에 피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학계는 이미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arXiv는 이런 도구들의 여파로 투고 속도 제한을 도입했고, 논문에 AI 사용 여부를 밝히는 문구를 넣는 관행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그는 더 나아가 저자의 기여를 어떻게 판단할지, 채팅 로그를 공개하거나 최소한 심사자와 편집자에게 제공하도록 요구할지 같은 질문을 공동체가 함께 풀어야 한다고 본다.

정작 OpenAI의 프리프린트 자체에 대한 평가는 가혹하다. 그는 Lean 코드는 자신이 잘 모르는 영역이라 들여다보지 않았지만, 논문 본문은 불명확하고 뒤죽박죽이며 구조가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용어 사용이 '살짝 어긋나' 있고, 이런 논문에서 나올 법하지 않은 정리들이 기이한 방식으로 서술돼 있다는 것이다. 참고문헌 역시 문제였다. 출판되지도, 심사받지도, arXiv에 올라가지도 않은 강의 노트가 최소 세 건 인용됐고, 그중에는 이미 정식 논문에 실린 명제를 굳이 자신의 미출판 노트로 끌어다 쓴 사례도 있었다.

심사였다면 '데스크 리젝'

그의 결론은 단호하다. 만약 이것이 학술지에 투고된 논문이었다면 품질 문제로 심사 전 반려(desk rejection)됐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스웨덴어로 쓴 논문이 미국수학회 회보에서 곧바로 거절되는 것에 비유했다. 독자가 이해할 수 있게 쓰는 책임은 언제나 저자에게 있고, 의사소통 수준을 맞추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전제라는 것이다. 수백 건의 해독하기 어려운 '해법'을 쏟아내면서 전문가들이 알아서 달려들어 그 가치를 음미해 주기를 기대하는 태도를 그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논문을 마무리하고 박사과정 학생을 지도하며 자신의 연구를 이어가는 사람에게, 소통을 소홀히 한 글을 해독하는 데 시간을 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가 가장 날카롭게 짚은 지점은 '진전(progress)'과 '해결(solution)' 사이의 교묘한 틈이다. OpenAI의 보도자료는 '진전'이라는 표현에 머물지만, 언론과 대중의 사이클 속에서 그것은 곧 '해결'로 번역된다. 발표자는 양쪽의 이득을 모두 챙기고, 검증의 부담은 고스란히 공동체에 떠넘겨진다. 그는 이를 서비스 거부 공격(DoS)에 빗댔다. 진지하게 받아들이려면 모든 일을 멈추고 이 한 건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진정 유익한 기여를 원했다면 발표 전에 해당 분야 전문가 몇 명에게 자문을 구해 적어도 서술 품질에 대한 피드백이라도 받았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한국 IT 실무자에게 남는 질문

이 논쟁은 수학계만의 것이 아니다. 생성형 AI가 코드, 문서, 분석 보고서를 대량으로 쏟아내는 환경에서 실무자들은 같은 구조에 놓인다. 산출물이 많아질수록 '만드는 비용'은 급감하지만 '검증하는 비용'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늘어난다. 소통과 품질을 맞출 책임을 생산자가 지지 않으면, 그 부담은 결국 리뷰어와 동료에게 전가된다. 저자는 AI 기업들이 자신들의 기준에 학계가 맞추기를 바랄 뿐 학계의 기준에 맞추려는 수고는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는데, 이는 사내 AI 도입 정책을 설계하는 쪽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경고다.

동시에 그는 비전문가인 대중과 연구비 지원 기관, 정책 입안자들이 이런 '결과'를 보고 수학자를 봇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믿게 되는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이를 요리사를 주방 도구로 대체하는 일에 비유한다. 칼이 자동으로 채소를 썰 수 있다 해도, 거기서 먹을 만한 요리까지는 여전히 먼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AI의 성능이 실제로 크게 도약했을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현재의 산출물이 수용 가능한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는 점, 그리고 평가의 틀을 먼저 세우지 않은 채 '해결'이라는 서사만 앞서가는 현실이 문제라는 것이 그의 핵심이다. 도구의 유용함과 전문가 공동체의 검증 기준은 별개이며, 후자를 생략한 발표는 진전의 공유가 아니라 소음의 투척에 가깝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karagila.org/2026/openai-pp/
SHARE
NEXT · CHOOSE

변화를 읽었다면,
내가 만들 수익 구조를 고릅니다.

정보를 더 모으는 데서 멈추지 않고, 광고·외주·판매·중개·구독 중 내 상황에 맞는 출발점을 정해보세요.

21가지 수익 구조 살펴보기 →
처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