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로 기술 문서를 쓸 때 이런 고민 해보셨을 거예요. “내 영어가 맞나?” 그래서 AI에게 맡기면 이번엔 반대 문제가 생기는데요, 문장이 쓸데없이 화려하고 길어져서 정작 핵심이 안 보이거든요. 최근 GitHub에 올라온 ‘SimpleEnglish’라는 프로젝트가 이 문제를 재미있는 방식으로 풀었어요. AI 에이전트가 문서를 쓸 때 ASD-STE100이라는 항공우주 산업 표준을 강제로 따르게 하는 에이전트 스킬이에요.
ASD-STE100이 뭐냐면요
STE는 Simplified Technical English, 즉 ‘단순화된 기술 영어’의 약자인데요, 유럽 항공우주방위산업협회(ASD)가 관리하는 통제 언어(controlled language) 표준이에요. 통제 언어가 뭐냐면, 쓸 수 있는 단어와 문법을 일부러 제한해놓은 언어예요. 항공기 정비 매뉴얼에서 문장 하나를 잘못 이해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잖아요. 그래서 “누가 읽어도 단 하나의 의미로만 해석되는 영어”를 만든 거죠.
규칙이 꽤 빡빡해요. 허용된 단어가 약 900개 수준으로 제한되고, 한 단어는 하나의 의미와 하나의 품사로만 써야 해요. 예를 들어 ‘close’는 동사(닫다)로만 쓸 수 있고 형용사(가까운)로는 못 써요. 절차를 설명하는 문장은 20단어를 넘으면 안 되고, 능동태만 쓰고, 한 문장에는 딱 하나의 지시만 담아야 하죠. “A를 하고 나서 B를 하되 C인 경우에는...” 같은 문장 자체가 금지인 거예요.
에이전트 스킬이 뭐냐면요
스킬은 Claude 같은 AI 에이전트에게 특정 작업의 노하우를 가르치는 패키지예요. 마크다운으로 된 지침과 참고 자료를 폴더에 담아두면, 에이전트가 관련 작업을 할 때 그 지침을 불러와서 따르는 방식이거든요. 이 프로젝트는 STE의 작문 규칙과 허용 단어 사전을 스킬로 만들어서, AI가 문서를 생성할 때마다 자동으로 STE 스타일이 적용되게 한 거예요. 매번 프롬프트에 “간결하게 써줘”라고 비는 것과, 검증 가능한 표준을 시스템으로 강제하는 것의 차이라고 보시면 돼요.
LLM과 통제 언어, 의외로 궁합이 좋아요
LLM 글쓰기의 고질병이 뭐냐면, 장황함이에요. ‘delve’, ‘robust’, ‘seamlessly’ 같은 단어를 남발하면서 문장을 부풀리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런데 통제 언어는 규칙이 기계적으로 명확해서 LLM에게 시키기도 좋고, 결과물이 규칙을 지켰는지 검증하기도 쉬워요. “좋은 글”은 주관적이지만 “20단어 이하, 능동태, 허용 단어만 사용”은 객관적으로 체크할 수 있거든요.
부수 효과도 쏠쏠한데요. 문장이 단순해지면 기계번역 품질이 확 올라가서 다국어 문서화 비용이 줄어요. 문서가 짧아지니 LLM에 문서를 넣어서 질문할 때 토큰 비용도 줄고요. AI가 읽고 참조하는 문서가 점점 많아지는 시대에, “기계도 오해하지 않는 글쓰기”의 가치는 계속 커지고 있어요.
한국 개발자에게 특히 반가운 이유
우리는 대부분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잖아요. 그런데 STE는 애초에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정비사도 오해 없이 읽을 수 있게” 만들어진 표준이에요. 우리가 쓰기에도, 읽기에도 유리한 규칙인 거죠. 오픈소스 README, API 문서, 에러 메시지, 릴리스 노트처럼 전 세계 개발자가 읽는 글에 적용하면 효과가 커요. 어차피 그 글을 읽는 사람의 상당수도 비원어민이거든요.
그리고 꼭 영어가 아니어도 배울 게 있어요. “한 문장에 하나의 지시”, “능동태로 쓰기”, “같은 개념은 항상 같은 단어로 부르기” 같은 원칙은 한국어 기술 문서, 사내 위키, 온보딩 가이드에도 그대로 통하는 원칙이에요. 문서를 잘 쓰는 팀이 되고 싶다면 STE의 규칙 목록만 훑어봐도 얻어가는 게 많을 거예요.
마무리
한 줄 정리: AI에게 “잘 써줘”라고 부탁하는 대신, 검증 가능한 작문 표준을 스킬로 강제하는 접근이 등장했다. 여러분 팀의 문서는 어떤가요? 영어가 서툰 신입이 읽어도 한 번에 이해될까요, 아니면 쓴 사람만 아는 글이 쌓여가고 있을까요?
🔗 출처: Hacker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