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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살 거북이 '조너선'의 유전체 해독, 장수의 열쇠를 더듬다

194살 거북이 '조너선'의 유전체 해독, 장수의 열쇠를 더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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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가장 오래 산 육상동물로 알려진 알다브라큰거북 '조너선(Jonathan)'의 유전체가 처음으로 해독됐다. 미국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수요일 공개된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은 약 194세로 추정되는 이 거북의 유전 정보를 분석해 극단적인 장수의 단서를 찾아냈다. 조너선은 1832년경 세이셸 제도에서 부화한 것으로 추정되며,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펴냈을 때 이미 20대였다. 50대에 영국 식민지 총독에게 보내는 선물로 외딴섬 세인트헬레나에 옮겨진 뒤 지금까지 그곳에 살고 있다.

알다브라큰거북이 100세를 넘기는 일은 드물지 않지만, 200세에 가까워진 조너선은 같은 종 안에서도 두드러진 예외적 개체다. 연구진은 조너선의 볼 안쪽을 면봉으로 긁어 채취한 시료로 유전체를 평가하고, 36세인 '탱크(Tank)'를 비롯한 다른 거북들의 유전체와 비교했다. 그 결과 조너선은 DNA 복구, 인슐린 조절, 미토콘드리아 기능, 그리고 '낮은 엔트로피' 메틸화 등 노화와 관련된 대부분의 경로에서 독특한 유전자 변이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우주군까지 동원된 시료 확보

이 연구가 성사되기까지의 과정 자체가 간단치 않았다. 비영리 단체 칼렐 재단의 노화 연구자이자 논문 저자인 스티븐 클라크는 2017년 처음 조너선의 관리인들에게 접촉했지만, 유전 정보를 얻는 최선의 방법을 정하기까지 상당한 협의가 필요했다. 채혈은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고 판단돼, 결국 조너선이 입을 벌리도록 유도해 면봉으로 시료를 채취하는 방식이 택해졌다. 초기 시료가 불완전했던 점, 코로나19 대유행, 그리고 조너선에 대한 접근을 규율하는 새 규정까지 겹치면서 결과는 거듭 지연됐다. 수년간의 조율 끝에 세인트헬레나에서 채취한 시료는 미 우주군을 통해 플로리다로 전달됐다.

분석 결과, 조너선에게서는 다른 장수 개체와 집단 연구를 통해 예상됐던 유전자 변이들이 다수 확인됐다. DNA 복구, 노화와 관련된 염기서열인 텔로미어의 유지, 그리고 '자가포식(autophagy)'이라 불리는 세포 재활용 과정과 연관된 변이들이 여기 포함됐다. 어느 정도는 교과서적으로 예측 가능한 결과였던 셈이다.

메틸롬에서 발견된 뜻밖의 단서

정작 연구진을 놀라게 한 것은 유전자 발현에 관여하는 메틸기 기반 변형의 집합, 이른바 '메틸롬(methylome)'이었다. 조너선의 메틸롬 중 미토콘드리아 과정과 관련된 부분이 유난히 깨끗한, 즉 '낮은 엔트로피' 상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조너선의 유전체 대부분이 나이에 걸맞은 엔트로피 징후를 보인 것과 달리, 미토콘드리아 메틸롬만은 다섯 살짜리 거북의 것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클라크는 조너선을 다섯 살 거북과 비교하면서 189년의 메틸롬 차이를 들여다본 것이라며, 사람은 그렇게 오래 살지 못하기에 인간을 대상으로도 해본 적 없는 비교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발견을 과대 해석해서는 곤란하다. 클라크는 미토콘드리아 경로가 조너선의 고령에 특별한 역할을 할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이를 확증하고 노화와 수명에 얽힌 복잡한 유전적 요소들을 풀어내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노화가 매우 복잡하고 서로 다른 여러 지표가 얽혀 있다며, 노화를 이해하려는 시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단일 개체의 유전체 한 건에서 도출된 상관관계인 만큼, 인과관계로 확대하기엔 표본과 검증이 한참 부족하다.

한국의 바이오·헬스케어 실무자 관점에서 이 연구가 주는 함의는 두 갈래다. 하나는 장수 종(種)을 창약 타깃 발굴의 출발점으로 삼는 접근법이다. 클라크가 속한 칼렐 랩스는 조너선 같은 장수 생물에서 새로운 표적을 찾아 궁극적으로 인간의 건강수명과 수명에 영향을 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다른 하나는 데이터의 희소성이다. 사람으로는 결코 확보할 수 없는 '189년 격차의 메틸롬'이라는 자료가, 역설적으로 비인간 모델 생물을 통해서만 열린다는 점이다. 노화 연구에서 장수 동물 코호트가 왜 귀한 자산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조너선은 여전히 총독 관저인 플랜테이션 하우스에서 느긋한 나날을 보내며 동료 거북들과 함께 섬의 관광 명물이 됐다. 그가 부화하기 불과 10년 전, 같은 세인트헬레나섬에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유배 끝에 숨을 거뒀다는 사실은 이 거북이 통과해 온 시간의 폭을 새삼 실감하게 한다. 한 생명체의 생애에 걸쳐 세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그 몸에 새겨진 분자 수준의 기록이 이제야 비로소 읽히기 시작했다는 점이 이 연구의 진짜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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