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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 앱은 정말 무엇을 이뤄냈나 — PKM 회의론을 다시 따져보다

노트 앱은 정말 무엇을 이뤄냈나 — PKM 회의론을 다시 따져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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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앱과 개인 지식 관리(PKM, Personal Knowledge Management)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브레넌 케네스 브라운은 "노트 기반 PKM은 실제로 무엇을 이뤄냈는가?"라는 글에서 옵시디언(Obsidian)을 비롯한 지식 관리 시스템이 과연 인류의 이해와 창작에 의미 있는 기여를 했는지 근본적으로 회의한다. 이에 대해 한 필자가 조목조목 반박하는 긴 응답을 내놓았고, 그 반박은 도구와 사용자, 그리고 방법론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옵시디언, 노션, 롬리서치 같은 도구를 실무에 도입해본 이들이라면 한 번쯤 곱씹어볼 만한 논점이다.

도구는 기여하지 않는다, 사람이 기여한다

브라운 주장의 출발점은 이렇다. "옵시디언이 나온 지 6년이 됐는데, 그동안 대중이 접할 수 있는 이해와 지식이 늘어났는가?" 반박하는 필자는 이 질문 자체가 잘못 설정됐다고 본다. 단일 소프트웨어 하나가 세상에 얼마를 기여했는지를 측정하겠다는 발상이기 때문이다. 그는 옵시디언보다 수십 년 앞선 이맥스(Emacs)와 빔(vim)을 예로 든다. 이 편집기들이 '대중적 이해'에 직접 기여한 바는 없다. 그러나 사람들이 코드, 프로그램, 논문, 책, 시를 쓰도록 '가능하게' 했다. 도구가 기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도구가 사람의 기여를 가능하게 한다는 구분이다. 이는 개발 도구를 도입할 때 흔히 저지르는 평가 오류를 정확히 짚는다. 프레임워크나 에디터의 가치를 그 자체의 산출물로 환산하려는 시도는 대부분 헛돈다.

옵시디언은 무엇을 표방하는가

브라운은 옵시디언이 로컬 평문 파일, 데이터 프라이버시, 이식성, '미래 대비(future-proofing)' 같은 원칙을 통해 사용자에게 일종의 '고상한 목적'과 '인식론적 가치'를 부여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박하는 필자는 옵시디언 공식 문서가 실제로는 그런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옵시디언 측이 말하는 핵심은 오히려 정반대에 가깝다. "노트 작성은 지극히 개인적인 활동이며, 모두에게 맞는 단일한 만능 해법은 없다"는 것이다. 옵시디언은 완성된 의견이 담긴 제품을 주는 대신 사용자가 스스로 자기 시스템을 만들도록 토대와 기능 블록을 제공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파일을 보고, 편집하고, 검색하는 것 — 미니멀리스트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개발진의 입장이다.

여기서 필자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도구를 그 사용자들로 판단해야 하는가, 아니면 개발자가 제공한 것으로 판단해야 하는가. 옵시디언 주변에 형성된 생태계 — 생산성 강좌를 팔고 방법론을 신봉하는 커뮤니티 — 가 다소 거북하다는 점은 필자도 인정한다. 하지만 그는 도구 자체는 개발자가 설계한 바로 판단하겠다며 개발자 편에 선다. 실무자에게도 시사점이 있다. 어떤 도구를 둘러싼 과열된 담론과 도구의 실제 설계 철학은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흔들리는 질문들, 그리고 실무적 한계

필자가 가장 집요하게 파고드는 지점은 브라운이 던진 질문들이 글이 진행되며 계속 바뀐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학문과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중요하고 의미 있는 기여를 하는 사람들이 PKM을 쓰는가'였던 질문이, 뒤에서는 'PKM을 실제로 쓰는 사람은 진짜 기여자인가, 아니면 주로 PKM을 파는 사람인가'로 슬그머니 옮겨간다. 또 니클라스 루만의 제텔카스텐을 '신화'라 부르는 대목에 대해, 필자는 아무도 루만의 카드 상자로 새 저작을 만들지 못했다는 사실이 방법론을 신화로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그저 그 방법이 루만 개인에게 특화됐을 뿐이라는 것이다.

창의성과 통찰에 관한 실증 연구가 '부화(incubation)', 즉 문제에서 물러나 무의식적으로 재구조화하는 과정을 강조하며, 이것이 '하이퍼링크된 카드 목록을 뒤적이는' 행위와 다르다는 브라운의 지적에 대해서도 필자는 반론한다. 티아고 포르테의 '세컨드 브레인' 같은 방법론이 오히려 그 부화 과정을 지원하도록 설계돼 있으며, 학자들이 정보를 '수집·축적'하며 직관적 도약을 이룬다는 연구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만 필자 스스로도 인정하듯, 네 번째 질문 — 사람들이 실제로 무엇을 쓰는지, 그 '처리량과 산출'을 어떻게 측정할지 — 은 가장 가치 있으면서도 가장 어렵다. 정량 분석은 가능하지만 질적 평가는 훨씬 까다롭다.

이 논쟁이 실무자에게 남기는 교훈은 명확하다. 도구나 방법론의 가치를 '유명한 사람이 그것을 쓰는가'로 재는 것은 빈약한 근거다. 성공한 작가들이 프로젝트 단위의 일회성 아날로그 시스템을 쓴다는 사실이, 영구적이고 계속 축적되는 디지털 PKM이 무가치함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결국 노트 도구의 효용은 그것이 남에게 무엇을 증명하느냐가 아니라, 나의 실제 작업 흐름에서 필요한 정보를 필요할 때 되찾아 주느냐에 달려 있다. 새 지식 관리 도구를 검토하는 팀이라면, 커뮤니티의 열기나 방법론의 명성이 아니라 자기 업무의 실제 산출에 기여하는지를 기준으로 삼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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