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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탐사용 NASA 색상 기법, 지구의 고대 암각화를 드러내다

화성 탐사용 NASA 색상 기법, 지구의 고대 암각화를 드러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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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탐사를 위해 개발된 영상 처리 기술이 수천 년 전 인류가 바위에 남긴 그림을 되살리는 데 쓰이고 있다. 2005년 고고학자 존 하먼(Jon Harman)은 암각화 관련 학회에 참석했다가 뜻밖의 영감을 얻었다. 화성 표면을 담은 두 장의 이미지가 나란히 놓여 있었는데, 하나는 우리가 익히 아는 붉은 녹빛의 표면이었고, 다른 하나는 NASA가 개발한 기법으로 처리해 붉은색·초록색·노란색이 뒤섞인 선명한 모자이크로 변한 모습이었다. 후자는 원본에서는 보이지 않던 세부를 놀라울 만큼 드러내고 있었고, 하먼은 이 기법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그림들을 연구하는 데 쓰일 수 있겠다고 직감했다.

화성에서 온 알고리즘

이 기술의 이름은 '탈상관 스트레치(decorrelation stretch)'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연구진이 1978년에 처음 개발했으며, 위성이나 원격탐사로 얻은, 색상 간 상관관계가 높은 이미지를 더 잘 해석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핵심은 단순히 색 사이의 대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원래의 색을 확장된 다른 색 범위로 다시 매핑하는 데 있다. 이론적 토대는 통계 분석에서 신호의 정보를 소수의 성분에 집중시키는 '에너지 압축'을 극대화하는 데 쓰이는 카루넨–뢰베 변환(Karhunen–Loève Transform)이다. 1978년 JPL 디지털 영상 처리 그룹의 책임자였던 짐 소하(Jim Soha)가 이 변환을 디지털 이미지의 색상 강조에 적용하자고 제안했고, 1996년에는 같은 그룹의 로널드 앨리(Ronald Alley)가 처리 과정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다듬었다.

하먼이 인터넷에서 검색하다 우연히 발견한 것이 바로 이 앨리의 논문이었다. 앨리는 "누군가는 이것에 대한 설명을 글로 정리해야 사용자들이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알고리즘을 정리한 문서 한 편이, 20년 뒤 전혀 다른 분야의 연구자에게 도구가 된 셈이다. 하먼은 이 논문을 읽고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에서 직접 찍어 둔 암각화 사진에 기법을 처음 적용했고, 아무것도 없던 자리에서 노란색 형상 하나가 떠오르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것이 이 기법의 유용함을 확신하게 했다"고 말했다.

색 공간을 바꾸는 발상

하먼이 이 기술을 암각화에 맞게 손질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의 이력이 있다. 그는 버클리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의료 영상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논문만으로도 알고리즘을 직접 구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이렇게 만든 것이 'Dstretch'라는 소프트웨어 플러그인이다. 그가 찾아낸 핵심 요령은 작업하는 색 공간(color space)을 바꾸는 것이었다. 색 공간은 화면 장치에서 흔히 쓰는 RGB처럼 색을 수치로 표현한 범위를 뜻하는데, 하먼은 "작업하는 색 공간을 바꿔 보니 서로 다른 이미지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Dstretch에는 암각화 이미지에 특히 유용한 것으로 드러난 맞춤형 색 공간들이 포함돼 있다.

바위 위에서 되살아난 그림들

이 도구가 거둔 성과는 구체적이다. 고대 이집트의 베니 하산 묘지에서는 이집트 미술에서 좀처럼 그려지지 않던 박쥐와 돼지 그림이 확인됐다. 캐나다 앨버타주의 라이팅온스톤 주립공원에서는 말과 기수를 그린 그림이 드러났는데, 이는 크로족 전사가 블랙풋족 적을 조롱하며 남긴 일종의 명함, 오늘날의 '그래피티 태깅'에 가까운 초기 형태로 해석된다. 노르웨이 서부의 오르산드 1 유적에서는 그동안 기록되지 않았던 약 15개의 형상이 새로 발견됐고, 이미 알려진 28개의 그림에서는 새로운 세부가 드러났다. 지금까지 하먼이 이 방식으로 보정한 고대 암각화 이미지는 수백 장에 이른다.

한국의 IT·영상 실무자 관점에서 이 사례는 두 가지 시사점을 준다. 첫째, 특정 분야를 겨냥해 만든 알고리즘이 도메인 밖에서 더 큰 쓸모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원격탐사 이미지의 미묘한 색 차이를 부풀리는 기법은, 세월에 바래 사람 눈으로는 구분되지 않는 안료의 색 차이를 드러내는 문제와 수학적으로 동일한 구조였다. 둘째, 접근성의 힘이다. 잘 정리된 논문 한 편과 공개된 수식이 있었기에 다른 분야의 개인 연구자가 이를 재구현하고 도구화해 커뮤니티에 퍼뜨릴 수 있었다.

다만 한계도 분명히 짚어 둘 필요가 있다. 탈상관 스트레치는 없던 정보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이미지에 담겨 있으나 대비가 낮아 묻혀 있던 신호를 시각적으로 분리해 강조하는 기법이다. 따라서 원본 사진의 품질과 촬영 조건에 결과가 크게 좌우되며, 강조된 색은 실제 안료의 원래 색이 아니라 해석을 돕기 위해 재매핑된 값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새로 '보이는' 형상이 반드시 인위적으로 그려진 것인지, 아니면 바위의 얼룩이나 노이즈가 강조된 것인지는 결국 사람의 판단으로 검증해야 한다. 하먼 자신도 "사람들이 왜 그런 암각화를 남겼는지는, 적어도 많은 경우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기술은 벽에 무엇이 남아 있는지를 더 또렷하게 보여줄 뿐, 그 의미를 대신 읽어 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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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전체 보기 → https://gizmodo.com/this-nasa-color-trick-was-meant-for-m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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