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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마다 설계된 아름다움: 블레이드 러너가 40년을 버틴 이유

프레임마다 설계된 아름다움: 블레이드 러너가 40년을 버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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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작 '블레이드 러너'는 개봉 후 수십 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회자되는 네오누아르의 고전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면서 한 프레임, 한 숏마다 아름다움을 만들려 했다고 밝혔는데, 완성된 결과물을 보면 그 말을 반박하기 어렵다. 인용된 원문의 필자 역시 이 영화를 몇 번이고 다시 보게 된다고 고백하며, 인터넷에 흩어진 방대한 팬 아트와 오마주를 계기로 이 작품의 시각적 유산을 되짚는다.

프레임 단위로 설계된 화면

블레이드 러너의 정지 화면은 대부분 구도 자체가 완결적이다. 빛과 그림자, 연기, 땀을 활용해 만들어낸 '끔찍한 아름다움'은 이 영화 세계관의 질감을 규정한다. 특히 화면을 가득 채우는 연기는 가장 순수한 누아르 감성에 충실한 장치로 지목된다. 이런 화면은 오늘날 팬 아트, 수채화, 심지어 별도의 단편 영화로까지 재생산되고 있다. 스웨덴 아티스트 안데르스 람셀은 이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3,285장의 수채화를 그린 뒤 이를 이어 붙여 하나의 단편 영상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 미학의 상당 부분은 디자이너 시드 미드의 몫이었다. 스스로를 '미래학자(futurist)'라 칭한 그의 작업은 지금 보면 오히려 복고적 미래(retro-future)의 분위기를 풍긴다. 원문은 그의 일부 디자인을 '뇌가 폭발한 것 같다'며 반쯤 농담으로 언급하지만, 동시에 그가 '스타 트렉: 더 모션 픽처', '에이리언 2', '트론'의 미감을 책임진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에이리언 2'에서는 드롭십과 리플리가 마지막에 사용하는 파워 로더를 그가 설계했고, 외계 생명체 자체는 H.R. 기거가 창조했다. 즉 블레이드 러너의 디자이너와 에이리언의 디자이너가 한 영화에 함께 참여한 셈이다. 미드는 80세에도 '엘리시움'의 디자인 작업을 맡을 만큼 현역으로 활동했다.

제약을 먼저 정한 세계관

스콧이 미드를 합류시키며 건넨 주문은 명확했다. "이건 모든 게 매끈하고 깨끗한 '로건의 탈출'이 아니다. 거칠고 누아르 스타일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블레이드 러너보다 약 1년 앞서 나온 '로건의 탈출'이 지금 보면 촌스럽게 늙어버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방향 설정은 적절한 사람에게 내려진 적절한 지시였다. 미드의 디자인에는 일본 문화의 유전자가 배어 있다는 평이 따라붙는데, 이 아시아적 영향은 영화가 오늘날까지 미적 예언성을 유지하게 한 핵심 요소로 꼽힌다. 방향성과 제약을 초반에 못 박아둔 결정이 결과적으로 세계관의 일관성과 수명을 만든 것이다.

디테일에 대한 집착도 유명하다. 스콧은 한 장면의 소품으로 쓸 커피잔 선택지를 충분히 가져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디자인 스태프를 해고했다고 전해진다. 데커드의 총 역시 이런 강박의 산물이다. 이 무기는 더블 트리거 볼트액션 소총과 권총을 조합해 만든 것으로, 소총의 총열과 개머리판을 자르고 권총의 곡선형 그립을 붙인 뒤 측면에 LED를 달았다. 무게는 일반 권총의 두 배였고 실제로 .44 매그넘 탄을 발사했다니, 해리슨 포드는 사실상 총열을 잘라낸 소총을 쏘고 있었던 셈이다.

실무자가 눈여겨볼 지점

이 이야기가 화면 밖 실무자에게 주는 함의는 분명하다. 오래 살아남는 결과물은 대개 초기에 톤과 제약을 명확히 규정하고, 사소해 보이는 디테일까지 통제한 데서 나온다. 커피잔 하나, 총의 그립 하나에 들인 집요함이 40년 뒤에도 무너지지 않는 화면을 만들었다는 점은 제품·디자인 작업에서 '완성도의 총합이 곧 수명'이라는 오래된 명제를 다시 확인시킨다. 반대로 미드의 일부 디자인이 지금은 복고풍으로 읽히듯, 미래를 예측하는 작업은 언제나 시간의 검증 앞에 취약하다는 한계도 함께 드러난다.

서사에 대해서는 평이 갈린다. 일부 비평가는 이야기가 결함투성이고 혼란스럽다고 지적했고, 원문 필자는 이에 강하게 반대하며 오히려 후속작 격인 '프로메테우스'를 진짜 결함 있는 서사의 예로 든다. 흥미롭게도 프로메테우스와 블레이드 러너가 같은 세계관이며 웨이랜드와 타이렐 두 기업을 통해 연결된다는 팬들의 가설도 소개된다. 다만 이런 뒷이야기는 검증에 주의가 필요하다. 원문의 총기 구경 설명에는 한 독자가 댓글로 반론을 달며 9mm, .45 콜트(11.43mm), .44 매그넘(10.92mm) 등의 수치를 들어 '큰 구경'의 기준을 바로잡으려 했는데, 이는 영화 관련 트리비아가 얼마나 쉽게 부풀려지고 뒤섞여 유통되는지를 보여준다. 서사에 대한 호불호와 무관하게, 블레이드 러너가 시각적 걸작이라는 평가만큼은 흔들린 적이 없으며 지금도 수많은 아티스트와 작가가 근미래 디스토피아를 상상할 때 이 영화를 다시 꺼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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