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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이 뒤집은 Red의 RAW 영상 특허, 일본 특허청의 무효 판단이 남긴 것

파나소닉이 뒤집은 Red의 RAW 영상 특허, 일본 특허청의 무효 판단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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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특허청이 Red의 핵심 RAW 영상 특허 가운데 하나를 무효로 판단했다. 파나소닉이 제기한 무효 심판에 대한 결정으로, 특허청은 이 특허가 주장하는 상당수 청구항이 해당 분야에 숙련되고 기존 기술 동향을 아는 사람에게는 자명했을 것이라고 봤다. 문제의 특허는 2008년 미국에서 처음 출원됐으며, 고해상도 영상 카메라가 RAW 데이터를 압축해 기록하는 방식을 다룬다. 이 소식은 카메라 업계 분석가 톰 호건이 처음 전했다.

이 특허는 오랜 기간 촬영기기 업계의 분쟁 한복판에 있던 바로 그 권리로 보인다. Red는 이를 근거로 소니와 애플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했고, 이들 기업의 맞소송도 뒤따랐다. RAW 영상, 즉 카메라 센서가 받아들인 데이터를 가공 최소화 상태로 기록하는 방식은 후반 작업의 자유도가 커 영화·영상 제작 현장에서 선호되지만, 데이터 용량이 방대하다는 문제가 있다. 그 데이터를 카메라 내부에서 압축해 다루는 기술이 이 특허의 요체였고, 이것이 여러 제조사가 내장 RAW 기록 기능을 자유롭게 넣지 못하게 막는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니콘이 떠안은 역설

흥미로운 대목은 이번 결정으로 니콘의 영상 자회사가 스스로 무효라고 주장했던 특허를 이제는 방어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는 점이다. 니콘은 과거 이 분쟁에서 해당 특허가 무효라는 입장을 폈으나, 결국 Red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갈등을 매듭지었다. 인수 이후 Red가 축적한 시네마 카메라와 RAW 관련 기술 일부는 최근 니콘 모델에 적용되기도 했다. 무효를 주장하던 쪽이 특허 보유자가 되면서, 한때 자신이 내세운 논리와 반대편에 서게 된 셈이다.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운 이유

이번 무효 판단이 시장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이미 캐논, 파나소닉, 소니, 블랙매직 디자인 등 여러 제조사가 내장 RAW 영상 기록이 가능한 카메라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허가 사실상 시장 확산을 막는 유일한 장벽이었다기보다, 이미 각 제조사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우회하거나 라이선스 구조 안에서 제품을 출시해 온 국면에 가깝다. 따라서 특허 하나가 무효가 됐다고 해서 곧바로 제품 지형이 크게 바뀐다고 보기는 어렵다.

거론되는 가능성 하나는 애플의 ProRes RAW 코덱 사용자에게 Red 측으로 지급되던 것으로 알려진 라이선스 비용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Red가 비상장 기업이었다가 니콘에 흡수된 탓에 그 비용이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 규모가 유의미한 수준인지 외부에서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라이선스 비용이 줄어든다 해도 그 절감분이 최종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부품·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용의 변화가 제품 가격에 반영되지 않고 제조사 마진 안에 머무는 경우는 흔하다.

실무자에게 주는 시사점

영상 제작과 장비 도입을 담당하는 실무자 입장에서 이번 결정은 당장의 구매 결정을 바꿀 사안이라기보다, 업계의 기술 개방 흐름을 확인해 주는 신호에 가깝다. RAW 영상 기록을 둘러싼 특허 장벽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이 일본 관할에서 재확인됐고, 이는 향후 제조사들이 내장 RAW 기능을 도입하거나 확장할 때 심리적·법적 부담을 덜 수 있는 배경이 된다. 다만 특허 판단은 관할 지역별로 갈리는 사안이라, 일본 특허청의 결론이 미국이나 다른 지역의 권리 상태를 곧바로 뒤집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유념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사안은 기술 자체의 혁신보다, 특정 기술을 누가 어떤 조건으로 쓸 수 있느냐를 결정해 온 지식재산 구조가 흔들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코덱과 기록 포맷을 선택할 때 실무자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단순한 화질 지표만이 아니라, 그 기술을 둘러싼 라이선스와 특허 환경이 얼마나 안정적인가 하는 부분이다. 이번 결정은 그 지형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 변동한다는 사실을 다시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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