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가 차세대 대규모 언어모델 'Hy4 프리뷰(Hy4 preview)'를 공개하고 소스코드를 오픈소스로 개방했다. 전체 파라미터 7,700억(770B), 실제 추론 시 활성화되는 파라미터 490억(49B)의 전형적인 MoE(전문가 혼합) 구조로, 컨텍스트 창은 100만 토큰을 넘는다. 텐센트는 이 모델을 코딩, 사무 업무, 과학 연구 같은 '실제 생산성 과제'에 초점을 맞춰 설계했다고 밝혔다. 파라미터 규모, 컨텍스트 길이, 학습 데이터 양을 모두 크게 키웠고, 사전학습과 사후학습 양쪽에서의 개선이 전반적인 지능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접근 경로와 무료 정책
Hy4 프리뷰는 오픈소스 가중치로 내려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텐센트의 자체 제품군인 WorkBuddy·CodeBuddy를 비롯해 위안바오(Yuanbao), ima 등을 통해 바로 써볼 수 있다. API로 붙이려는 개발자는 텐센트 클라우드 TokenHub나 OpenRouter를 경유하면 된다. 출시 시점 기준으로 WorkBuddy와 CodeBuddy에서는 2주간 무료로 제공되며, 기존 모델인 Hy3의 두 플랫폼 무료 이용도 9월 30일까지 연장됐다. 오픈소스 배포와 자사 제품 탑재, 외부 API 중계를 동시에 여는 방식은 최근 중국계 모델 공급사들이 취하는 전형적인 확산 전략과 맥이 닿아 있다.
API 가격은 입력 100만 토큰당 0.834달러, 출력 100만 토큰당 2.501달러, 캐시 히트는 100만 토큰당 0.042달러로 책정됐다. 캐시 적중 시 비용이 입력 대비 2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는 만큼, 동일 컨텍스트를 반복 호출하는 에이전트형 워크로드나 장문 문서 기반 작업에서 실질 단가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도입 판단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성능 주장과 그 근거
텐센트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게임, 금융, 보안 등 여러 분야의 자사 전문가들과 함께 만든 고품질 데이터로 모델을 학습시켰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는 긴 컨텍스트를 다루는 이해·계획·디버깅·검증 능력과 프런트엔드 결과물의 시각적 품질을 강화했고, 사무·분석 영역에서는 복잡한 업무 환경 이해와 금융 분석, 문서·스프레드시트·프레젠테이션 산출까지 이어지는 워크플로를 지원한다고 설명한다. 게임 개발에서는 자연어 요청 한 번으로 플레이 가능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게임 엔진과 연동해 여러 차례 대화로 다듬어 갈 수 있으며, 과학 연구에서는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 응집물질물리, 기초 수학 등에서 개선을 보였다고 한다.
수치로 제시된 근거는 텐센트가 내부적으로 진행한 블라인드 평가다. 전문가 163명이 203개의 엔지니어링 과제를 평가한 결과 Hy4 프리뷰는 평균 2.99점(4점 만점)을 받아 GLM-5.3(2.92점)과 Kimi K3(2.94점)를 근소하게 앞섰다고 밝혔다. 다만 이 수치는 외부 표준 벤치마크가 아니라 제조사 자체 평가이며, 세 모델 간 격차도 0.05점 안팎에 불과하다. '오픈소스 최상위권'이라는 표현 역시 회사 측 주장인 만큼, 실무에 앉히기 전에는 자신들의 실제 코드베이스와 문서로 재현 검증을 거치는 편이 안전하다.
스스로를 최적화한 모델
이번 발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모델이 자기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는 주장이다. Hy4 프리뷰는 학습 방법, 데이터 전략, 평가 프레임워크, 저수준 연산자(operator)의 자동 최적화에 처음으로 관여했으며, 스스로 접근법을 제안하고 실험을 돌린 뒤 그 결과(코드·로그·피드백)를 다음 탐색 라운드에 반영하는 '초기 단계의 재귀적 자기 개선 루프'를 구성했다고 텐센트는 설명한다. 또한 모델이 자체 추론 시스템의 병목을 분석해 연산자 융합과 통신 최적화 등을 여러 차례 개선한 결과, 다양한 컨텍스트 길이와 동시성 조건에서 종단 간 처리량을 기준선 대비 31.8%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이런 자기 최적화 서사는 마케팅적 무게가 실린 표현이라는 점을 감안해 읽어야 한다. 모델이 제안한 최적화가 사람 검토와 얼마나 결합됐는지, '재귀적 자기 개선'이 어느 범위까지 자동화됐는지는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추론 인프라의 처리량 개선처럼 측정 가능한 지표가 함께 제시된 점은 참고할 만하다. 텐센트는 정식 출시에 앞서 프리뷰를 먼저 내놓아 실사용 피드백을 연구개발에 반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Hy4 시리즈의 다음 모델을 곧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한국의 실무자 입장에서는 100만 토큰 컨텍스트와 낮은 캐시 단가라는 조합이 장문·다문서 작업에 어떤 실익을 주는지, 오픈 가중치를 자체 인프라에 올렸을 때의 운영 비용이 어떤지를 실제 과제로 검증해 보는 것이 이 발표를 소비하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