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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두르 화덕이 빚어낸 빵, 우즈베키스탄 '논'의 세계

탄두르 화덕이 빚어낸 빵, 우즈베키스탄 '논'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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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타슈켄트 외곽의 흙길을 따라 장작 연기와 갓 구운 빵 냄새가 흐른다. 진흙을 바른 담장 안뜰에서 5대째 빵을 굽는 라우샨벡 이스마일로프는 상반신을 통째로 315도의 탄두르 화덕에 밀어 넣었다가, 손바닥 위 방석에 반죽을 올리고 화덕의 하얗게 달아오른 벽에 착 붙인다. 몇 분 뒤 그는 향긋하고 노릇한 빵 수십 개를 꺼내 낡은 철제 침대 틀 위에 늘어놓는다. 이 둥근 빵의 이름이 '논(non)'이다.

논이란 무엇인가

논은 페르시아어에서 온 단어로, 지역에 따라 '나안(naan)'으로도 표기된다. 밀가루를 발효시켜 큰 점토 화덕인 탄두르에 구운 납작한 빵을 통칭하며, 은은한 훈연 향과 사워도 특유의 새콤한 풍미가 특징이다. 빵을 굽는 장인은 '논보이(nonvoy)'라 불린다. 라우샨벡이 굽는 타슈켄트식 논은 다른 지역 빵보다 가볍고 부드러우며 쫄깃하고 밀도가 낮다. 대신 최상의 상태는 몇 시간뿐이어서, 우즈베크인들은 화덕에서 막 나온 뜨거운 논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모든 빵집은 새벽 다섯 시부터 카페·노점·가정·식당에 빵을 돌리는 자전거 배달꾼 부대를 둔다.

제빵 과정은 전날 밤 준비한 사워도 반죽 '하미르'에서 시작된다. 반죽을 계량해 납작하게 편 뒤, '체키치(chekich)'라 불리는 금속 스탬프로 구멍 뚫린 문양을 찍고, 자전거 바퀴 살을 재활용해 만든 '보스마(bosma)'로 바퀴살 모양의 눌린 자국을 더한다. 여기에 기름을 발라 황금빛을 내고 참깨를 뿌린 뒤 물에 갠 분유를 입힌다. 라우샨벡은 하루 평균 큰 빵 50개와 작은 빵 425개가량을 굽는다.

빵에 새겨진 오랜 시간

밀과 보리는 약 1만 년 전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처음 재배됐지만, 오늘날 우리가 아는 빵이 된 것은 파라오 시대 이집트에서 우연히 발효 빵이 발견된 이후다. 공기 중 효모 포자가 반죽에 내려앉거나 나일강의 야생 효모가 발효를 일으켰다는 설이 전해진다. 1세기 대(大)플리니우스는 맥주 거품을 물과 밀가루에 더하면 '더 가벼운 빵'이 된다고 적기도 했다. 논과 같은 계열의 빵은 기원전 2700년경 수메르의 길가메시 서사시에도 등장할 만큼 오래됐고, 당시 설형문자 기록에는 빵을 다룬 신화와 조리법까지 남아 있다.

논은 우즈베키스탄을 넘어 이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 북부, 중국 신장까지 다양한 모양과 맛으로 퍼져 있다. 우즈베크 논은 둥근 형태에 가운데가 살짝 들어가고, 황금빛 껍질과 정교한 장식 문양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빵이 주(州)마다, 도시마다, 마을마다 맛과 크기와 생김새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사마르칸트의 약혼 빵은 짝수를 길하게 여겨 분홍·노랑 빛으로 쌍을 이뤄 팔리고, 울루그베크 시장의 '파티르'는 양기름과 양파·허브를 겹겹이 접어 구운 페이스트리 같은 빵이다. 부하라의 논은 니겔라 씨를 뿌려 밀도가 중간쯤이고, 호레즘 지방의 논은 피자 도우처럼 얇고 크래커에 가깝다.

실무자의 시선: 지역성과 장인의 서명

체키치 문양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빵 가운데를 눌러 바깥 테두리만 부풀게 하고, 뚫린 구멍으로 증기를 빼내며, 동시에 빵집마다 고유한 '서명' 역할을 한다. 7대째 스탬프를 만드는 장인 바크롬처럼, 도구를 짓는 기술과 빵을 굽는 기술이 세대를 이어 분업으로 정교하게 맞물려 있다. 갓 구운 빵의 신선도가 몇 시간을 넘기지 못한다는 제약이 오히려 새벽 배달망과 지역 시장이라는 촘촘한 생태계를 만들어낸 셈이다. 표준화 대신 극단적 지역성을 택한 이 구조는, 제품의 품질이 유통 속도·현장 인력·전통 도구와 분리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논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문화의 매개이기도 하다. 갓난아기의 머리맡에 논을 두어 장수를 빌고,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의 다리 사이에 놓아 축복한다. 집에서든 사교 자리에서든 논은 칼로 자르지 않고 손으로 뜯으며, 빵을 엎어 두거나 부스러기를 땅에 떨어뜨리는 것은 무례로 여긴다. 빵 조각이 떨어지면 '신의 빵'이라 말하며 새를 위해 담장이나 나뭇가지에 올려 둔다. 다만 이 기록은 2015년 한 여행자가 여러 빵집과 시장을 돌며 남긴 관찰기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지역별 관습과 수치는 취재원의 증언에 기댄 것이고, 논의 매력은 결국 현지의 화덕과 손끝에서만 온전히 재현된다는 한계 또한 이 이야기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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