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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HACKER NEWS 어제 6분 읽기 32 READS

크롬 확장과 파이어폭스 확장을 동시에 쓰는 브라우저 — Kagi의 Orion

크롬 확장과 파이어폭스 확장을 동시에 쓰는 브라우저 — Kagi의 Orion

혹시 지금 쓰고 계신 브라우저, 뭘로 만들어졌는지 아세요? 크롬은 물론이고 엣지, 브레이브, 웨일, 아크까지 전부 크로미움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나왔거든요. 사실상 구글이 웹의 표준을 좌우하는 구조가 된 지 오래인데요. 이 판에서 조금 다른 길을 가는 브라우저가 있어요. 유료 검색엔진으로 알려진 Kagi가 만드는 Orion(오라이언) 브라우저예요.

크로미움이 아니라 웹킷이에요

Orion의 첫 번째 특징은 엔진 선택이에요. 브라우저 엔진이 뭐냐면, HTML과 CSS를 받아서 실제 화면으로 그려주는 브라우저의 심장인데요. 현재 살아남은 주요 엔진은 딱 셋이에요. 크롬 계열의 Blink, 파이어폭스의 Gecko, 그리고 사파리의 WebKit이죠. Orion은 이 중 WebKit을 골랐어요. 애플이 macOS와 iOS에 깊이 최적화해 둔 엔진이라, 맥에서 가볍고 배터리를 덜 먹는다는 장점을 그대로 가져가는 거죠. 크로미움을 포크해서 껍데기만 바꾼 브라우저가 아니라, 사파리의 심장 위에 완전히 다른 브라우저를 새로 지어 올린 셈이에요.

제일 신기한 부분: 확장 프로그램 양다리

보통 웹킷 기반 브라우저의 최대 약점은 확장 프로그램 생태계거든요. 사파리 확장은 종류도 적고 개발자 입장에서 만들기도 번거로우니까요. 그런데 Orion은 여기서 놀라운 선택을 했어요. 크롬 웹스토어의 확장과 파이어폭스 애드온을 모두 설치할 수 있게 만든 거예요. 어떻게 가능하냐면, 확장 프로그램들이 사용하는 표준 인터페이스인 WebExtensions API를 웹킷 위에 직접 구현했거든요. 확장 입장에서는 자기가 크롬 위에서 도는 줄 아는 거죠. 물론 모든 확장이 100% 완벽하게 도는 건 아니지만, 광고 차단기 같은 주요 확장들은 쓸 수 있는 수준이에요. 심지어 iOS 버전에서도 확장을 지원하는데, 이건 모바일 브라우저 세계에서 정말 드문 시도예요.

광고 회사의 돈을 받지 않는 브라우저

Orion이 내세우는 또 하나의 축은 프라이버시예요. 제로 텔레메트리를 표방하는데, 텔레메트리가 뭐냐면 사용자가 브라우저를 어떻게 쓰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개발사 서버로 보내는 걸 말해요. 대부분의 브라우저가 품질 개선 명목으로 이걸 수집하는데, Orion은 기본적으로 아무것도 보내지 않는다는 입장이에요. 광고와 트래커 차단도 확장 설치 없이 기본 내장이고요. 이게 가능한 이유는 비즈니스 모델에 있어요. 크롬이 무료인 건 구글이 광고로 돈을 벌기 때문이잖아요. 반면 Kagi는 검색 자체를 구독으로 파는 회사예요. 사용자가 곧 고객이니까 사용자 데이터를 광고주에게 팔 이유가 없는 구조인 거죠. Orion 브라우저 자체는 무료지만, 원하는 사람은 후원 성격의 구독으로 개발을 지원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왜 이런 브라우저가 귀할까요

업계 흐름을 보면 이 선택이 더 흥미로워요. 크롬이 확장 규격을 Manifest V3로 바꾸면서 광고 차단기의 힘이 예전 같지 않아졌고, 혁신적이라던 Arc 브라우저는 개발이 사실상 멈추고 AI 브라우저 쪽으로 방향을 틀었죠. 브레이브나 비발디처럼 프라이버시를 내세우는 브라우저들도 결국 크로미움 기반이라 구글이 정한 큰 방향을 거스르기 어렵고요. 이런 상황에서 웹킷 기반의 독립 브라우저는 웹 생태계의 다양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어요. 아예 엔진을 밑바닥부터 새로 만드는 Ladybird 같은 프로젝트도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고, Orion은 검증된 엔진 위에서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대안이라는 위치인 거죠. 원래 맥과 iOS 전용이었는데 윈도우와 리눅스 버전도 준비되고 있어서 접근성은 점점 넓어지는 중이에요.

한국 개발자에게는요

웹 개발자라면 두 가지 관점에서 볼 만해요. 첫째, 테스트 대상으로서의 웹킷이에요. 크롬에서 멀쩡한데 사파리에서만 깨지는 버그, 다들 겪어보셨죠? 웹킷 브라우저 사용자가 늘어난다는 건 웹킷 호환성 테스트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는 뜻이거든요. 둘째, 제품 모델로서의 시사점이에요. '무료지만 데이터로 돈 버는 제품'과 '유료지만 사용자 편에 서는 제품' 사이의 긴장은 브라우저만의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우리가 만드는 서비스의 수익 모델을 고민할 때도 참고할 지점이 있어요.

정리하면, Orion은 크로미움 천하에서 웹킷이라는 다른 뿌리 위에 프라이버시와 확장 호환성을 함께 잡으려는 브라우저예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광고 없는 브라우저나 검색을 위해 매달 몇 천 원을 낼 의향이 있으신가요?


🔗 출처: Hacker News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orionbrows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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