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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기, 결제벽 걸린 링크를 검색결과에서 자동으로 걸러낸다

카기, 결제벽 걸린 링크를 검색결과에서 자동으로 걸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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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결과를 클릭했더니 곧바로 로그인 창이나 구독 안내가 뜨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익숙하다. 유료 구독형 검색 엔진 카기(Kagi)는 이런 마찰을 줄이기 위해, 결제벽(페이월)이 걸린 링크를 검색 결과에서 자동으로 제외하는 설정을 새로 추가했다. 광고 없이 결과를 제공하고 사용자에게 통제권을 돌려준다는 이 서비스의 방향을 감안하면, 이번 옵션은 화려한 신기능이라기보다 검색 경험을 개인의 취향에 맞게 조율하는 또 하나의 스위치에 가깝다.

동작 자체는 단순하다. 설정에서 이 옵션을 켜면 결제벽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 페이지들이 결과 목록에서 빠진다. 자료 조사나 기술 문서 탐색처럼 여러 링크를 빠르게 열어보며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 작업에서는, 클릭한 뒤에야 구독을 요구받는 헛걸음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체감 효용이 있다. 다만 이 기능은 결제벽을 우회해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접근이 막힌 링크를 화면에서 치워 주는 필터라는 점을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필터가 아니라 통제권의 문제

이번 변경을 개별 기능으로만 보면 놓치는 맥락이 있다. 카기는 최근 검색 위젯 설정 페이지(settings/more_search)에 각 위젯을 개별적으로 끌 수 있는 스위치 묶음을 배치했고, 토글마다 해당 위젯이 무엇을 하는지 보여주는 설명 링크를 달아 사용자가 무엇을 켜고 끄는지 알 수 있게 했다. 스포츠 점수, 주가 차트, 주사위 굴리기 같은 위젯이 필요 없다면 각자 제거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결제벽 필터 역시 같은 결의 선택지로, 검색 화면에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뺄지를 사용자가 결정하도록 하는 흐름의 일부다.

이 통제권 논의에서 가장 상징적인 항목은 AI 기능을 검색에서 아예 끌 수 있게 한 옵션(settings/ai)이다. 카기는 이 토글을 도입하면서, 한편으로는 AI 기능에 계속 투자하는 회사가 다른 한편으로 그것을 꺼버리는 스위치를 제공하는 모순처럼 비칠까 고심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결국 "검색 엔진을 사용자의 통제 아래 둔다"는 원칙을 택해, 필요할 때만 AI가 등장하고 원치 않으면 나타나지 않도록 했다. 결제벽 필터와 AI 토글은 서로 다른 기능이지만, 무엇을 보고 무엇을 보지 않을지를 사용자가 정한다는 동일한 철학 위에 서 있다.

실무자가 눈여겨볼 지점

한국의 IT 실무자 관점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검색이 계정 단위로 개인화된다는 구조다. 카기가 프리뷰로 공개한 검색 API는 단순한 범용 검색 엔드포인트가 아니라, API 키에 연결된 계정의 렌즈(lens), 우선순위 상향·하향, 차단 목록 같은 선호 설정을 그대로 물려받는다. 즉 사용자가 카기 안에서 이미 다듬어 놓은 신뢰할 수 있는 필터링된 웹의 관점을, 자신이 만드는 애플리케이션이나 AI 시스템에서도 동일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결제벽 제거나 도메인 차단 같은 개인 설정이 결국 검색 품질을 팀 단위 도구로 확장하는 재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프라이버시 측면의 개선도 함께 이뤄졌다. 구독자임을 신원 노출 없이 증명하는 프라이버시 패스(Privacy Pass) 확장에는, 시크릿 창에서만 활성화되도록 하는 토글이 추가됐다. 평소에는 개인화된 결과를 그대로 누리다가, 민감한 검색을 할 때만 익명성을 강화하는 식으로 상황에 따라 노출 수준을 조절하는 접근이다. 위젯 토글, AI 토글, 결제벽 필터와 마찬가지로 세밀한 스위치를 늘려가는 일관된 방향이 여기서도 확인된다.

아직 남은 물음

다만 이번 발표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카기는 결제벽을 어떤 기준으로 감지하는지, 얼마나 정확하게 걸러내는지, 필터를 켰을 때 결과가 얼마나 줄어드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나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언론사는 로그인 후 일정 편수까지 무료로 열어주는 이른바 소프트 페이월을 운영하기 때문에, 자동 제거가 오히려 접근 가능한 자료까지 함께 걸러낼 여지도 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기능은 유료 구독을 전제로 하므로, 결제벽 없는 검색 경험을 얻기 위해 검색 자체에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라는 점은 도입을 검토할 때 분명히 저울질해야 할 대목이다.

결국 이번 설정은 검색 결과의 구성 요소 하나하나를 사용자가 켜고 끄도록 만드는 카기의 누적된 실험 위에 얹힌 항목이다. 광고 기반 검색이 무엇을 보여줄지를 사업자가 결정하는 것과 달리, 유료 모델은 그 결정권을 이용자에게 넘길 수 있다는 가정을 실제 설정 화면으로 구현해 가는 과정으로 읽을 수 있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kagi.com/changelog#11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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