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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편일률 AI 포스터 벗어나기, 문제는 도구가 아니라 프롬프트였다

천편일률 AI 포스터 벗어나기, 문제는 도구가 아니라 프롬프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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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축제나 소규모 행사 포스터를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익숙한 인상을 받게 된다. 부드러운 파스텔 톤, 에어브러시로 매끈하게 다듬은 듯한 그림, 어정쩡하게 웃고 있는 인물들. 한 페이스북 게시물이 화제가 되면서 이런 '붕어빵 포스터'가 도마에 올랐고, 인디펜던트 등 매체도 이를 다뤘다. 한 블로거는 리밍턴 맥주 축제 같은 실제 사례를 예로 들며, 이런 포스터의 진짜 문제는 결과물이 나빠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개별 포스터는 그럭저럭 봐줄 만하다. 다만 똑같은 스타일을 스무 번쯤 반복해서 마주치면, 품질과 무관하게 그 반복 자체가 사람을 지치게 한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획일성이 AI의 한계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필자는 ChatGPT가 훨씬 다양한 스타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를 직접 증명해 보이기로 한다. 그는 가상의 봄맞이 행사 정보를 주고 포스터를 요청했는데, 처음에는 '깔끔하고 산뜻한 레이아웃, 봄 테마의 강렬한 그래픽, 파스텔·에어브러시·유화풍과 인물 이미지는 배제'라는 조건을 붙였다. 그런데도 결과물은 여전히 그가 피하고 싶던 그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조건을 부정형으로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기본값의 관성을 이기기 어려웠던 셈이다.

부정이 아니라 지목이 답이었다

전환점은 접근 방식을 바꾼 데서 왔다. 필자는 '방금 만든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완전히 다른 디자인 미학으로 하나 더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결과물은 그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눈에 띄었고, 필자는 이 스타일을 나중에 다시 부를 수 있도록 이름을 물었다. AI는 이를 모더니즘·바우하우스에 현대적 플랫 일러스트를 얹은 것, 스위스 스타일(국제 타이포그래피 양식)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 설명하며 '바우하우스풍 기하학적 미니멀 포스터'라는 축약 명칭까지 제시했다. 무엇을 원하는지 애매하게 배제하는 대신, 원하는 양식을 구체적으로 지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점이 드러난 대목이다.

이어 필자가 선택지를 요청하자 AI는 열다섯 가지 스타일을 구체적으로 풀어놓았다. 바우하우스, 스위스 스타일, 잡지풍 에디토리얼, 리소그래프 인쇄, 마티스풍 컷아웃 콜라주, 식물 세밀화, 브루탈리즘, 90년대 레이브 전단, 멤피스 디자인, 일본식 미니멀, 흑백에 단색 강조, 안내 표지판 스타일, 아이콘 시스템, 레터프레스풍, 현대 인디 페스티벌 포스터까지. 각 항목마다 '정보 디자인처럼 보인다', '멀리서도 강렬하다', '일부러 못생기게 만든 듯 반항적이다' 같은 인상을 함께 붙여, 실무자가 결과물을 상상하며 고를 수 있게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군더더기가 쌓인다

필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레터프레스, 일본식 미니멀, 멤피스, 그리고 레코드 커버로 유명한 디자인 에이전시 '디자이너스 리퍼블릭' 스타일까지 계속 요청하며 놀이처럼 밀어붙였다. 여기서 실무에 유용한 경고가 하나 나온다.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포스터에 '음악을 만들고 가족이 즐기는 하루' 같은 없던 문구가 슬그머니 붙어버린 것이다. AI가 특정 스타일에 어울린다고 판단해 지어낸 문구가 대화 맥락에 남으면서, 이후 생성물에도 계속 따라붙었다. 필자는 처음부터 원하는 스타일을 명확히 지정해 이런 군더더기가 누적되지 않게 하라고 조언한다.

후반부의 시도는 프롬프트 전략의 폭을 보여준다. '전문 디자이너가 어린아이의 그림 위에 타이포그래피를 얹은 듯', '1980년 펑크 팬진 복사본 느낌에 색을 살짝 섞어서', '초창기 3D·프랙탈 이미지가 들어간 90년대 드럼앤베이스 공연 전단' 같은 요청이 이어졌다. 특히 필자가 강한 방법으로 꼽은 것은 예술 사조의 이름을 대되 '그 사조가 실제로 사용했을 법한 포스터'를 주문하는 방식이다. '입체파 전시를 알리는 현대적 40년대 포스터'가 그 예다.

실무자에게 남는 것

필자는 이 결과물들이 AI 티를 완전히 벗었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그것이 목표도 아니다. AI를 썼다는 사실은 솔직히 인정하되, 다만 모두가 질려버린 바로 그 획일적인 인상만은 피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결과물들은 개성이 있었고 보기에 흉하지도 않았다. 여기에 더해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갈 여지를 언급한다. AI에게 수정 불가능한 이미지 파일만 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클로드나 제미나이는 실제 텍스트와 레이어가 살아 있는 HTML·PNG·PDF를 생성할 수 있어, 폰트를 바꾸고 요소를 옮기고 문구를 고치는 편집 작업이 가능하다. 다만 이날 글의 주제에서는 벗어난다며 아꼈다.

결국 이 실험이 한국의 마케터나 소규모 행사 기획자에게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획일적인 AI 포스터는 도구의 한계가 아니라 기본값을 그대로 받아들인 사용법의 결과다. 무엇을 피하라고 나열하기보다 어떤 양식을 원하는지 이름으로 지목하고, 잘 모르는 스타일은 AI에게 선택지를 받아 고르며, 대화가 길어질 때 끼어드는 군더더기를 경계하는 것. 이 세 가지만으로도 남들과 다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참고로 필자는 이 글에 이어 곧바로 붙여 쓸 수 있는 프롬프트와 예시 이미지를 갖춘 100가지 포스터 스타일 목록을 별도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john.hartnup.uk/2026/06/07/ai-event-poster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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