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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HACKER NEWS 2일 전 6분 읽기 26 READS

운하 바닥에 15년 잠겨 있던 노트북, 하드디스크 데이터 91%가 살아 돌아왔다

운하 바닥에 15년 잠겨 있던 노트북, 하드디스크 데이터 91%가 살아 돌아왔다

자석 낚시꾼이 건져 올린 1998년산 노트북

네덜란드에는 '자석 낚시'라는 취미가 있어요. 강력한 네오디뮴 자석을 줄에 묶어 운하에 던져서 자전거나 금고 같은 쇠붙이를 건져 올리는 건데요. 지난봄, 위트레흐트의 한 자석 낚시꾼이 오우데흐라흐트 운하에서 잔뜩 부식된 노트북 한 대를 건졌어요. 지역 페이스북 그룹에 올라온 이 노트북이 우연에 우연을 거쳐 한 하드웨어 복구 전문가의 작업대에 도착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돼요.

기기는 1998년산 비즈니스 노트북인 컴팩 아르마다 1750이었어요. 추정 침수 기간은 15년 이상. 케이스는 부식과 얼룩말홍합(민물에 사는 외래종 홍합이에요)으로 뒤덮여 있었죠. 다들 데이터는 당연히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노트북의 하드디스크가 IBM 트래블스타였고, IBM은 이 드라이브를 아주 잘 밀봉해놨거든요.

플래터 이식과 3일간의 ddrescue

복구 과정이 꽤 하드코어해요. 먼저 임시로 만든 클린박스(먼지를 차단한 작업 공간) 안에서 드라이브를 분해하고, 이베이에서 구한 같은 모델의 도너 드라이브에 플래터(데이터가 기록된 원판)를 통째로 이식했어요. 그리고 ddrescue로 3일에 걸쳐 이미징한 결과, 4GB 디스크의 91%를 복구해냈죠. ddrescue가 뭐냐면, 오류가 나는 디스크에서 읽히는 부분부터 먼저 살려내고 안 읽히는 구역을 나중에 집요하게 재시도하는 오픈소스 복구 도구예요. 정방향으로 읽다 실패한 섹터를 역방향 패스로 다시 긁으니 추가로 살아났다는 디테일도 있고요.

흥미로운 기술적 포인트가 하나 있는데요. 2005년 이전의 오래된 드라이브는 플래터 이식이 훨씬 관대하대요. 요즘 드라이브는 헤드 높이를 개체별로 미세 보정(adaptive fly-height)하고 트랙 폭도 극도로 좁아서, 플래터를 다른 드라이브에 옮기면 거의 못 읽거든요. 옛날 드라이브는 트랙이 널찍해서 이런 '장기 이식'이 통했던 거예요. 참고로 홍합 접착제는 이소프로필 알코올에 오래 담그면 녹는다는,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팁도 나와요.

디스크 안에서 나온 것, 그리고 주인의 대답

복구된 디스크에는 1999~2003년 네덜란드 회계법인의 고객 기록, 가족사진 200여 장, 그리고 워드퍼펙트 포맷으로 저장된 미완성 소설이 들어 있었어요. 여기서 윤리적 질문이 생기죠. 물에 빠진 남의 데이터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복구팀은 사진 메타데이터를 단서로 주인을 찾아냈는데, 반전이 있었어요. 주인이 2009년, 본인 표현으로 '힘든 해'에 이 노트북을 직접 운하에 던졌던 거예요.

주인의 요청은 세 가지였어요. 고객 기록은 파기해달라, 소설의 존재는 비공개로 해달라, 그런데 사진은 받고 싶다. 그 사이 집이 화재로 전소되면서, 딸의 어린 시절 사진 중 남은 게 이 디스크 속 사진뿐이었거든요. 없애버리려고 물에 던진 데이터가, 17년 뒤 가장 되찾고 싶은 데이터가 되어 돌아온 거죠.

폐기는 보안 문제예요

이 이야기의 실무적 교훈은 명확해요. 데이터는 우리가 생각하는 시점에 죽지 않아요. 15년 물속에 있어도 91%가 살아나는데, 중고로 판 하드나 쓰레기통에 버린 SSD는 말할 것도 없죠. 그래서 하드웨어 폐기는 '치우는 일'이 아니라 보안 절차로 다뤄야 해요. 개인이라면 처음부터 전체 디스크 암호화(FDE)를 켜두는 게 최선이에요. 암호화된 디스크는 키만 없으면 플래터를 이식해도 무의미하니까요. 회사라면 디스크 파기 정책이 필수고요. 한국은 개인정보보호법상 보유 기간이 지난 개인정보의 파기 의무까지 있으니, 회계법인 고객 기록 같은 게 운하에서 건져진다는 건 법적으로도 큰일이거든요.

한줄 정리: 하드디스크는 운하 바닥에서 15년을 버틴다 — 버리는 것은 파기가 아니며, 폐기는 처음부터 암호화와 물리적 파괴로 설계해야 할 보안 문제다. 여러분은 수명이 다한 하드디스크를 어떻게 처리하세요? 드릴로 뚫는 파, 암호화 믿고 그냥 버리는 파, 아니면 서랍에 쌓아두는 파?


🔗 출처: Hacker News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negroniventurestudios.com/2026/07/18/the-computer-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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