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일이 있었나
워드프레스(WordPress)를 만든 사람이자 오토매틱(Automattic)의 창업자인 맷 뮬렌웨그(Matt Mullenweg)가 CEO 자리에서 밀려날 뻔했다가 다시 돌아왔어요.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오토매틱 이사회가 그를 CEO에서 물러나게 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결과적으로 무산되면서 뮬렌웨그가 CEO로 복귀한 것을 회사가 공식 확인했다고 해요. 이사회 내부에서 정확히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얼마나 오래 자리를 비웠는지 같은 세부 내용은 아직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어요.
“어느 회사 CEO 자리 다툼이 나랑 무슨 상관이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워드프레스는 전 세계 웹사이트의 40% 이상이 쓰는 CMS예요. 한국에서도 기업 홈페이지, 블로그, 쇼핑몰, 에이전시 납품 사이트 상당수가 워드프레스로 돌아가고요. 그 생태계의 정점에 있는 한 사람의 거취가 흔들렸다는 건 여러분이 관리하는 사이트의 미래와도 직결되는 이야기예요.
여기까지 오게 된 배경
이번 일이 갑자기 튀어나온 건 아니에요. 2024년 가을부터 이어진 갈등의 연장선에 있거든요.
2024년 9월, 뮬렌웨그는 워드캠프 US 무대에서 워드프레스 호스팅 업체 WP 엔진(WP Engine)을 “워드프레스의 암”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했어요. 오픈소스에 기여는 안 하면서 돈만 번다는 이유였는데요, 동시에 워드프레스 상표 사용료로 매출의 8%를 요구했어요. WP 엔진이 거부하자 뮬렌웨그는 자신이 개인적으로 통제하는 워드프레스닷오알지(WordPress.org)에서 WP 엔진 고객들의 플러그인 업데이트 접근을 막아버렸어요. 수십만 사이트가 하루아침에 보안 업데이트를 못 받는 상황이 된 거죠.
WP 엔진은 소송을 걸었고, 법원은 2024년 12월에 WP 엔진 손을 들어주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어요. 그 사이 오토매틱은 WP 엔진이 만든 인기 플러그인 ACF를 워드프레스닷오알지에서 강제로 넘겨받아 다른 이름으로 배포하는 초강수까지 뒀고요. 회사 안에서도 반발이 컸어요. 뮬렌웨그가 “동의 못 하겠으면 퇴직금 받고 나가라”는 제안을 내놓자 직원 150여 명이 실제로 회사를 떠났고, 2025년에는 워드프레스 코어 기여 시간을 대폭 줄였다가 되돌리고, 전체 인력의 16% 정도를 감원하는 일도 있었어요.
왜 이사회가 움직였을까
이 대목이 이번 뉴스의 핵심인데요. 오토매틱은 비상장 회사이고 창업자가 큰 지분과 영향력을 갖고 있어서, 이사회가 창업자를 내보내는 건 굉장히 드문 일이에요. 그런 시도가 있었다는 것 자체가 투자자들의 불안이 상당했다는 신호로 읽혀요. 소송 리스크, 인재 유출, 커뮤니티 신뢰 하락이 회사 가치에 직접 타격을 주고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죠.
그런데도 결국 뮬렌웨그가 돌아왔다는 건, 워드프레스 생태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다시 드러내요. 이게 뭐냐면, 워드프레스 상표는 워드프레스 재단이 갖고 있지만 그 재단을 뮬렌웨그가 이끌고, 플러그인과 테마가 배포되는 워드프레스닷오알지는 회사도 재단도 아닌 뮬렌웨그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에요. 그러니까 오토매틱 이사회가 그를 CEO에서 내보내도, 워드프레스 생태계에 대한 그의 통제력은 그대로 남아요. 이사회 입장에서는 “CEO를 바꿔도 워드프레스는 못 가져온다”는 딜레마에 빠지는 거예요.
업계 맥락: 오픈소스와 한 사람의 권력
이 이야기는 오픈소스 거버넌스 논쟁의 대표 사례가 되고 있어요. 리눅스 재단, 아파치 재단 같은 곳은 특정 개인이나 회사가 프로젝트를 좌우하지 못하도록 구조를 만들어 놨는데, 워드프레스는 20년 넘게 “자비로운 종신 독재자(BDFL)” 모델로 굴러왔거든요. 파이썬의 귀도 반 로섬이 2018년에 스스로 그 자리를 내려놓고 운영위원회 체제로 바꾼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에요.
커뮤니티 쪽에서는 이미 대안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2025년에 리눅스 재단 산하로 출범한 FAIR 패키지 매니저는 워드프레스닷오알지 한 곳에 의존하지 않고 플러그인을 분산 배포하자는 프로젝트예요. 워드프레스를 완전히 포크하자는 목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고요.
한국 개발자에게 주는 시사점
당장 여러분 사이트가 멈추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몇 가지는 점검해 볼 필요가 있어요.
- 플러그인 공급망을 확인하세요. 사이트가 쓰는 플러그인이 워드프레스닷오알지 한 곳에서만 업데이트를 받고 있다면, 그 경로가 막혔을 때의 대비책이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WP 엔진 고객들이 겪었던 일이 언제든 다른 호스팅 업체 고객에게도 일어날 수 있거든요.
- 호스팅 업체 선택에 정치적 리스크도 넣으세요. 워드프레스 생태계에서 어떤 회사가 뮬렌웨그와 갈등 중인지가 실제 서비스 안정성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에요.
- 새 프로젝트라면 대안도 검토해 보세요. 헤드리스 CMS(Strapi, Payload 등)나 Ghost, 정적 사이트 생성기 같은 선택지가 예전보다 훨씬 성숙했어요. 워드프레스의 방대한 플러그인 생태계는 여전히 강력하지만, 그 생태계가 한 사람의 결정에 흔들릴 수 있다는 걸 이제 알게 됐으니까요.
마무리
한 줄로 정리하면, 웹의 40%를 떠받치는 오픈소스 생태계가 사실상 한 사람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된 사건이에요.
여러분은 어떻게 보세요? 창업자가 강하게 이끄는 오픈소스가 더 잘 굴러간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이제는 워드프레스도 재단 중심의 거버넌스로 옮겨갈 때라고 보시나요?
🔗 출처: Hacker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