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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이즈 깡통에 컴퓨터를 넣기까지, 어느 부자(父子)의 5번의 반복

알토이즈 깡통에 컴퓨터를 넣기까지, 어느 부자(父子)의 5번의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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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프로젝트는 완성된 사진 한 장으로만 기억되기 쉽다. 그러나 실제 과정은 부품을 구하고, 망가뜨리고, 다시 주문하는 지난한 반복의 연속이다. 한 아버지와 열두 살 아들이 약 두 달에 걸쳐 진행한 이른바 '알토이즈 프로젝트'는 그 반복의 민낯을 솔직하게 보여 준다. 목표는 단순했다. 작은 민트 사탕 통인 알토이즈 깡통 안에 디스플레이와 마이크로컨트롤러, 전원까지 모두 집어넣어 뚜껑이 닫히는 초소형 장치를 만드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다섯 번의 버전을 거쳐 완성됐고, 흥미롭게도 첫 번째 버전에 쓰인 부품은 단 하나도 최종본에 남지 않았다.

중고 부품에서 시작된 역설계

출발점은 MIT 스왑페스트(Swapfest)라는 중고 전자부품 장터였다. 한 부부의 부스에서 조립된 로봇을 발견했는데, 오래전 그들의 딸이 키트로 만든 것이었다. 아들과 함께 온 것을 알게 된 부부는 그 로봇을 무료로 건넸고, 부자는 함께 저렴한 중고 씽크패드 노트북도 한 대 구해 작업용으로 썼다. 호기심 많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이들은 로봇을 분해했고, 재사용할 수 있는 부품을 찾다가 128x64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떼어냈다.

문제는 이 디스플레이의 핀 배열 정보가 없다는 점이었다. 여기서 이 프로젝트가 주는 첫 번째 실무적 교훈이 나온다. 핀아웃을 알아내려 AI에 물었더니, 실제로는 10핀짜리 부품에 대해 20핀 핀아웃을 내놓는 식으로 심하게 환각(hallucination)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결국 답을 준 것은 AI가 아니라 아두이노 포럼에 누군가가 올려 둔 정확한 회로도였다. 데이터시트가 불분명한 구형·비표준 하드웨어 영역에서 생성형 AI가 자신 있게 틀린 답을 내놓는 전형적인 사례이며, 공개 커뮤니티에 축적된 사람의 기록이 여전히 결정적 가치를 지닌다는 점을 보여 준다. 핀아웃을 확보한 뒤에야 디스플레이는 U8g2 라이브러리의 'Space Trash' 게임을 띄우며 처음으로 살아났다. 이것이 v1이다.

폼팩터와의 3차원 체스

방향을 바꾼 계기는 알토이즈 깡통에 작은 컴퓨터를 집어넣은 유튜브 영상이었다. 부자는 집에 있던 깡통을 들고 작업대로 자리를 옮겼다. 크기를 줄이기 위해 아두이노 나노로 바꾸고, 전원용으로 LiPo 배터리와 파워부스트(PowerBoost)를 주문했다. 모든 것이 깡통 안에 들어가야 한다는 제약이 모든 결정을 지배했다. CAD 설계와 3D 프린팅은 전적으로 아들이 맡았는데, v2에서는 뚜껑이 닫히지 않았다. 아버지는 이 과정을 "3차원 체스를 두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지저분한 배선을 줄이려 납땜 가능한 브레드보드를 주문했고, 기존에 쓰던 통이 실제 알토이즈보다 약간 낮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트에서 진짜 알토이즈 한 통을 샀다. v3에서도 뚜껑은 닫히지 않았지만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전자 공작에서 소형화란 단순히 부품을 작은 것으로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배선과 기구 설계와 전원이 서로 양보하며 공간을 나눠 갖는 최적화 문제임을 이 대목이 잘 보여 준다.

망가뜨리며 배우는 디버깅

후반부는 납땜과 디솔더링(desoldering)과의 싸움이었다. 디스플레이를 직접 연결하려다 구리 패드 하나를 떼어내 부품을 못 쓰게 만들었고, 결국 어도비가 아닌 에이다프루트(Adafruit)에서 새 디스플레이를 주문했다. 새 디스플레이는 기본값이 SPI 모드가 아니어서, 배선을 더 건드리지 않으려 했음에도 점퍼 두 개를 떼어내야 했다. 테스트용으로 작은 후크 클립을 쓴 것도 이 무렵이다. 진척이 더딘 원인을 인두의 불균일한 발열로 의심해 새 납땜 인두를 샀더니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는 대목은, 결과가 안 나올 때 무작정 손기술을 탓하기보다 도구 자체를 점검하라는 실무 감각과 통한다.

새 인두로 디스플레이를 뚜껑에 글루건으로 고정하자 v4에서 처음으로 모든 것이 작동했고, 뚜껑도 간신히 닫혔다. 그러나 다음 날 마이크로컨트롤러와 디스플레이를 잇던 두 가닥이 끊어졌다. 전선을 이어 붙여 연장해 보는 등 여러 임시방편은 예상대로 신통치 않았고, 결국 초극세 30 AWG 전선으로 교체했다. 이 시점부터는 아들이 디솔더링과 납땜 대부분을 맡았는데, 한 가닥을 잘못 연결해 처음엔 작동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이를 나무라기보다 좋은 디버깅이자 학습 경험으로 받아들였다.

마지막 손질로 1인치 남짓한 지퍼백에 진짜 알토이즈 사탕 두 알을 담아 깡통에 함께 넣으며 프로젝트는 마무리됐다. 실무자 입장에서 이 기록이 흥미로운 이유는 결과물의 완성도가 아니라, 다섯 번의 버전을 지나는 동안 디스플레이도 보드도 전원도 배선도 전부 교체되어 초기 부품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이는 프로토타이핑의 본질을 압축한다. 초기 설계는 버려지기 위해 존재하며, 유지되는 것은 부품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쌓인 이해다. 다만 이것이 한 가족의 취미 기록이라는 한계는 분명하다. 두 달이라는 시간과 반복 주문이 전제된 환경, 특정 부품 조합에서 얻은 경험이므로 일반적인 제품 개발의 일정이나 비용으로 곧장 환산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AI의 환각, 커뮤니티 지식의 가치, 소형화의 제약, 도구 점검의 중요성, 실패를 학습으로 바꾸는 태도라는 메시지는 전문 개발 현장에도 충분히 유효하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uvdn7.github.io/altoids-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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