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개발자가 자기 스마트폰을 안드로이드에서 리눅스로 갈아타는 과정을 블로그에 공유했는데요. '폰에 리눅스를 깐다고? 안드로이드도 리눅스 아니야?' 싶으실 거예요. 여기서 말하는 건 데스크톱에서 쓰는 그 리눅스를 폰에서 그대로 돌리는 거예요. 이런 시도를 하는 사람이 요즘 꾸준히 늘고 있거든요. 이유는 대체로 비슷해요. 구글에 대한 종속이 점점 심해지고, 내 폰인데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갈수록 줄어들고, 앱 하나하나가 내 데이터를 어디로 보내는지 알 수 없다는 답답함이죠. 이 글을 계기로 리눅스 폰이라는 게 뭔지,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찬찬히 정리해볼게요.
안드로이드도 리눅스인데, 뭐가 다른 거예요?
맞아요, 안드로이드도 리눅스 커널을 써요. 그런데 커널 위에 올라간 세계가 완전히 달라요. 안드로이드는 구글 서비스, ART 런타임, 제조사 커스텀 UI가 겹겹이 쌓인 구조라서 사실상 구글의 생태계 안에서만 움직이거든요. 반면 리눅스 폰은 데스크톱 배포판이랑 거의 같아요. 터미널을 열면 진짜 셸이 나오고, 패키지 매니저로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SSH로 폰에 접속할 수도 있어요. 대표 주자가 postmarketOS인데요, 경량 배포판인 Alpine Linux를 기반으로 기존 안드로이드 폰에 설치할 수 있게 만든 프로젝트예요. '폰도 10년 쓰자'는 게 슬로건이죠. 그 외에 Ubuntu Touch, 데비안 기반의 Mobian이 있고, 아예 리눅스 전용으로 설계된 PinePhone이나 Librem 5 같은 하드웨어도 있어요.
진짜 어려운 건 드라이버예요
그럼 왜 다들 안 쓰냐, 하드웨어 지원이 발목을 잡거든요. 제조사가 주는 커널은 오래된 버전에 비공개 바이너리 드라이버가 잔뜩 붙어 있어서, 최신 리눅스를 올리려면 메인라인 커널(리눅스 공식 커널)이 그 폰의 부품을 직접 지원하게 만들어야 해요. 이게 뭐냐면, 모뎀(전화가 되느냐!), 카메라, GPU, 전력 관리 같은 걸 전부 오픈소스로 다시 붙이는 작업이에요. 커뮤니티가 기기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하고 있어서 기기마다 지원 수준이 천차만별이에요. 그래서 Halium이라는 우회로도 있는데요, 안드로이드용 드라이버를 컨테이너 안에 가둬놓고 리눅스가 빌려 쓰는 방식이에요. 이 동네에서는 '전화가 걸린다'는 게 자랑거리가 될 정도로,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기능들이 사실 엄청난 엔지니어링이었다는 걸 실감하게 돼요.
그래도 매력이 확실해요
일단 돌아가기 시작하면 재미있는 게 많아요. GNOME 기반의 Phosh나 KDE의 Plasma Mobile 같은 모바일 UI가 꽤 다듬어져 있고요, Waydroid라는 도구를 쓰면 안드로이드 앱을 컨테이너로 띄워서 어느 정도 같이 쓸 수 있어요. 무엇보다 폰이 진짜 컴퓨터가 돼요. 도커를 돌리고, 개발 서버를 띄우고, 모니터와 키보드를 연결하면 데스크톱처럼 쓰는 컨버전스도 가능하죠. 업데이트도 제조사가 끊으면 끝나는 게 아니라 배포판처럼 내가 통제할 수 있고요.
업계 흐름에서 보면요
이 움직임이 커지는 배경에는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점점 조이고 있다는 위기감이 있어요. AOSP(안드로이드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공개 개발 범위가 줄고, 사이드로딩을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계속 나오고 있거든요. 탈구글 선택지에도 스펙트럼이 있는데, GrapheneOS나 /e/OS처럼 안드로이드 기반을 유지하면서 구글만 걷어내는 실용 노선이 있고, 리눅스 폰은 그보다 급진적으로 스택 전체를 바꾸는 노선이에요. 자유도는 최대지만 불편도 최대인 선택이죠.
한국 개발자에게는요
솔직히 말하면 한국에서 메인폰으로 쓰기는 무리예요. 은행 앱, 본인인증, 카카오톡이라는 삼중 장벽이 있으니까요. Waydroid로 일부 앱은 돌아가지만 보안 솔루션이 깔린 금융 앱은 기대하기 어렵고요. 대신 서랍에 잠든 공기계에 postmarketOS를 올려보는 건 정말 추천해요. 임베디드 리눅스, 커널, Wayland 같은 걸 배우는 데 이만한 교재가 없거든요. 홈서버나 IoT 단말로 재활용하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정리하면, 리눅스 폰은 아직 '완성된 제품'이라기보다 '자유를 위한 실험'에 가까워요. 다만 그 실험이 매년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는 게 포인트예요. 여러분은 은행 앱과 메신저만 해결된다면 메인폰을 리눅스로 바꿀 생각이 있으세요? 아니면 폰만큼은 그냥 편한 게 최고일까요?
🔗 출처: Hacker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