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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든 아카이브는 왜 멈췄나: 공개되지 않은 99.95%의 기록

2013년 6월, 에드워드 스노든이 유출한 미국·영국 정보기관의 대규모 감시 문서는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19년 5월 29일, 온라인 매체 인터셉트가 마지막 문서 묶음을 공개한 이후로는 어떤 언론사나 기자, 기관도 이 아카이브에서 단 한 건의 문서도 새로 내놓지 않았다. 가디언은 2014년 2월, 슈피겔은 2015년 1월, 뉴욕타임스와 프로퍼블리카는 2015년 8월에 이미 문서 공개를 중단한 상태였다. 방대한 자료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음에도, 공개는 사실상 완전히 멈췄다.

신중하게 분산된 아카이브

스노든은 넘길 자료가 손에 없던 2012년 12월부터 기자들에게 접촉을 시도했다. 가디언 칼럼니스트 글렌 그린월드에게 보안 통신 채널 구축을 요청했으나 그린월드가 방법을 몰라 진전이 없자, 다큐멘터리 감독 로라 포이트라스로 방향을 틀었고 포이트라스는 탐사기자 바턴 겔먼과 손잡았다. 2013년 3월 암호화 파일 'astro_noise' 링크 전달을 시작으로, 5월 21일 스노든은 약 5만 건의 문서가 담긴 'Pandora' 아카이브의 키를 포이트라스와 겔먼에게 넘겼다.

스노든 본인이 '단일 실패 지점(single point of failure)'을 경계해 포이트라스에게 사본을 여러 사람에게 분산시키라고 촉구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사본은 언론자유재단의 트레버 팀을 비롯해 최소 세 곳으로 흩어졌지만, 대부분 암호화된 상태여서 키가 없는 보유자는 실제로 문서를 읽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자료를 실질적으로 다룰 수 있던 것은 포이트라스, 겔먼, 그린월드, 그리고 홍콩에서 GCHQ 문서 수만 건을 직접 건네받은 가디언 기자 이언 매캐스킬 정도였다. 가디언이 런던 사무실로 가져간 아카이브는 약 5만 8천 건에 달했다.

D 노티스와 언론의 협조

가디언이 2013년 6월 6일 첫 보도를 내자, 다음 날 영국 국방 당국은 주요 언론사 전체에 기밀 'D 노티스'를 발부했다. 이는 1912년부터 이어진 자발적 협의 제도로, 언론이 안보 관련 자료를 공개하기 전 국방부와 상의하도록 한 장치다. 방고르대학의 바키르와 맥스테이가 2018년 학술 문헌을 검토한 바에 따르면, 영국 언론의 논조는 거의 일률적으로 감시에 우호적이었다. 데일리메일·미러·텔레그래프·선·타임스 등이 친(親)감시로 분류됐고, 데일리메일은 GCHQ 폭로 대신 스노든의 '도피 중 화려한 생활'과 '성적 매력'에 집중하며 사안의 초점을 흐렸다.

압박은 물리적 차원으로도 이어졌다. 다우닝가와 내각 사무처장 제러미 헤이우드의 요구에 따라 2013년 7월 20일 가디언 임원 세 명이 지하실에서 런던 아카이브가 담긴 컴퓨터를 파괴했고, GCHQ 기술자 두 명이 이를 감독했다. 당시 부편집장 폴 존슨은 이를 '순전히 상징적 행위'라 불렀다. 자료가 이미 뉴욕타임스와 공유하기 위해 미국으로 넘어간 것을 정부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취재는 계속될 수 있었고, 실제로 사라진 것은 없었다.

멈춘 것은 문서 공개, 취재가 아니었다

가디언 편집장 앨런 러스브리저는 2013년 12월 하원 위원회에서 여섯 달간 문서 26건을 공개했다며 '가느다란 물줄기'였다고 표현했고, 같은 기간 정부기관과 '100건 이상 접촉'했다고 밝혔다. 그는 약 35건의 기사 중 단 한 건을 제외하고 모두 당국과 상의했으며, D 노티스 담당자 밴스 공군 중장을 편집회의에까지 초대했다고 인정했다. 결국 9개월간 공개된 문서는 보유량 5만 8천 건의 약 0.05%인 30여 건에 그쳤다. 흥미롭게도 취재 자체는 끝나지 않아, 가디언은 2015년까지도 GCHQ의 언론인 이메일 수집이나 예멘·파키스탄 드론 공습 관여를 문서에 기반해 보도했다. 다만 문서 자체는 내놓지 않는 방식이었다.

포이트라스는 2022년 아카이브가 '여전히 존재하며 보도할 것이 더 남아 있다'고 했고, 그린월드는 2023년 '수십만 건, 어쩌면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7년 넘게 아무것도 공개하지 않았고 그 이유도 설명하지 않았다. 매캐스킬은 '기사마다 독자가 줄어 관심이 시들었다'고 했지만, 마지막 문서가 여전히 1면 기사였고 두 달 뒤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여덟 달 뒤 가디언이 뉴욕타임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 영어권 정론지 사이트가 되었다는 편집장 본인의 회고와는 잘 맞지 않는다.

한국의 IT·보안 실무자에게 이 사례가 주는 함의는 감시 기술의 내용 자체보다 오히려 그 정보가 유통되는 구조에 있다. 방대한 원자료를 소수의 신뢰받는 개인과 기관이 암호화된 채 분산 보관하는 방식은 단일 실패 지점을 피하는 데는 유효했지만, 동시에 공개 여부가 전적으로 소수의 판단과 정부와의 협의 관계에 좌우되는 결과를 낳았다. 자료의 존재와 공개는 별개의 문제이며, 접근권을 가진 소수가 사실상 게이트키퍼가 될 때 '보관되었으나 세상에 나오지 않는' 기록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이 사건은 선명하게 보여준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libroot.org/posts/what-happened-to-the-snowden-ar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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