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6세대 HBM4와 7세대 HBM4E를 포함한 HBM4 계열 고대역폭 메모리의 생산량을 올해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릴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HBM 제조에 필수적인 유리 캐리어(glass carrier)의 외주 세정 물량을 올해 월 2만 장에서 내년 월 5만 장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리 캐리어 수요가 지난해 월 1만 장에서 올해 두 배, 내년에는 2.5배로 뛰는 셈이다. 겉으로는 소재 수요 증가에 불과해 보이지만, 이 숫자는 삼성의 HBM 생산 계획을 가늠할 수 있는 간접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유리 캐리어가 왜 중요한가
유리 캐리어는 HBM용 DRAM 웨이퍼를 얇게 갈아내고 구멍을 뚫는 공정에서 웨이퍼가 휘거나 깨지지 않도록 아랫면에 임시로 붙여두는 유리 지지대다. HBM은 제한된 두께 안에 여러 개의 DRAM 다이를 쌓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웨이퍼를 얇게 만드는 박막화 기술과 휨(워피지)을 제어하는 공정이 핵심이다. 적층 단수가 올라갈수록 이 두 요소의 난도는 급격히 높아진다. 삼성이 이번에 양산 규모를 키우는 HBM4·HBM4E 제품이 12단 이상 고적층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유리 캐리어 수요 급증과 맞물린다.
다만 유리 캐리어 물량을 생산량과 곧바로 등치시키기는 어렵다. 유리 캐리어는 세정 후 재사용되며, 공정에서 웨이퍼를 올리는 방식이나 수율에 따라 소모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업계 분석가들은 이런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관련 물량이 2.5배 늘어난다면 HBM4·HBM4E 생산량이 올해 대비 최소 두 배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소재 수요라는 우회 지표를 통해 생산 확대 규모의 하한선을 읽어내는 방식인 셈이다.
제품 믹스가 HBM4 계열로 이동한다
삼성은 올해 2월 10나노급 6세대(1c) DRAM과 4나노 공정 기반 베이스 다이를 적용한 HBM4의 양산 출하를 시작했고, 5월에는 엔비디아를 포함한 고객사에 12단 HBM4E 샘플을 공급했다. 생산 능력 측면에서는 월평균 웨이퍼 투입량 기준으로 올해 약 18만 장에서 내년 약 25만 장으로 4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절대 규모 확대도 눈에 띄지만, 더 주목할 지점은 제품 구성비의 변화다.
출하 물량 기준으로 HBM4 계열 비중은 올해 약 40%에서 내년 약 80%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HBM4E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고부가 제품이 전체 라인업의 절반을 넘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구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HBM 생산을 확대하면서 고부가 제품인 HBM4를 중심에 두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단순한 물량 증대가 아니라 수익성이 높은 최신 세대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실무자가 읽어야 할 지점과 한계
한국 IT·반도체 실무자 입장에서 이번 소식은 두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HBM 경쟁이 이제 단수 경쟁을 넘어 박막화와 휨 제어 같은 후공정 소재·장비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유리 캐리어처럼 그동안 주목받지 못하던 소재의 수요 추이가 AI 메모리 생산 계획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가 될 수 있다. 소재·부품·세정 외주 생태계에 몸담은 이들에게는 12단 이상 고적층 대응 역량이 실질적인 사업 기회로 이어질 여지가 크다.
둘째, 제품 믹스가 HBM4E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엔비디아 등 AI 가속기 고객사향 공급 경쟁의 판도가 내년 중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이 기사의 근거가 대부분 익명의 업계 소식통과 외주 세정 물량 추정치에 기반한다는 한계는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유리 캐리어 물량은 재사용률과 수율에 좌우되는 간접 지표일 뿐 확정된 생산 계획이 아니며, 삼성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수치도 아니다. 여기에 원문 자체가 한국어 보도를 AI로 번역한 것이어서 인용 표현이 정확한 원문과 다를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구체적인 물량 전망은 방향성을 읽는 참고치로 받아들이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