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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으로 깔린 자전거도로를 시가 공식화하다: 샌프란시스코의 전술적 도시주의

불법으로 깔린 자전거도로를 시가 공식화하다: 샌프란시스코의 전술적 도시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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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벌어진 한 사건은 도시가 시민의 '허가받지 않은 개입'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그해 여름 두 명의 자전거 이용자가 뺑소니 충돌로 사망하자, 스스로를 샌프란시스코 트랜스포메이션 에이전시(SFMTrA)라 부르는 익명의 도시 활동가 집단이 교통용 콘을 늘어놓아 보호형 자전거도로를 임의로 만들었다. 이 명칭은 시 교통당국인 SFMTA를 비튼 것으로, 이들은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더 안전한 거리를 '빠르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내세운 느슨한 조직이다.

이런 종류의 게릴라식 개입은 보통 오래가지 못한다. 문제를 환기하는 효과는 있지만 결국 당국이 철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활동가들이 골든게이트 공원 옆 존 F. 케네디 드라이브에 이른바 '소프트 히트 포스트(연성 충돌 기둥)'를 불법으로 설치하자, 시는 이를 철거하는 대신 공식 시설로 전환하기로 했다. 시 당국은 성명에서 "공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콘과 기둥은 도로 위 물체 설치를 금지하는 규정 위반이고 여러 교통 흐름에 충돌을 일으킬 수 있어 원칙적으로 철거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면서도, 이번 건에 대해서는 정식 안전 기둥을 설치하고 검토 절차가 끝날 때까지 임시 기둥을 그대로 두겠다고 했다.

콘 대신 기둥을 쓴 이유

여기서 눈여겨볼 지점은 활동가들이 사용한 '재료'의 차이다. 주황색 교통 콘은 시선을 끄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쉽게 넘어지거나 손상되고 오래가지 않는다. 반면 좀 더 견고한 차선 분리 기둥은 그 자체로 반영구적인 인프라에 가깝다. 완성도 높은 시설물이 오히려 시가 이 설치물을 유지하도록 설득하는 데 기여했을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여기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넘어, 실제로 작동하는 형태의 해법을 눈앞에 제시했기 때문이다.

도시마다 다른 반응

이런 시도가 늘 환영받는 것은 아니며 결과도 제각각이다. 시애틀에서는 '합리적으로 예의 바른 시애틀 시민들(Reasonably Polite Seattleites)'이라는 단체가 비슷한 분리 기둥을 설치했다가 처음에는 철거당했다. 그러나 시애틀 교통국의 교통 엔지니어 동호 장(Dongho Chang)은 기둥 높이 문제와 해당 도로에 대한 주 정부 관할권 등이 겹쳐 불가피하게 철거했다고 설명하면서도, 활동가들이 들인 "시간과 비용, 감수한 위험"을 인정했다. 그는 기둥을 돌려주겠다고 제안했고, 이후 시와 워싱턴주 교통국이 분리 기둥을 다시 설치하겠다는 편지를 보냈다. 반면 뉴욕에서는 '라이트 오브 웨이(Right of Way)'라는 단체가 지역 커뮤니티 보드가 자전거도로 연장안을 부결하자 야간에 직접 도로를 칠해 완전한 차선을 그려 넣는 식으로 한발 더 나아갔다. 이들은 택시 기사가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을 행동의 계기로 들었다.

이처럼 전술적 도시주의(tactical urbanism)로 불리는 이런 활동가들은 지역사회에서 칭송받는 동시에 당국으로부터 벌금이나 구금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반대로, 시 입장에서는 이미 벌어진 설치물을 계기로 특정 방향의 변화를 공개적으로 지지할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최근 몇 년간 보호형 자전거도로를 27마일가량 조성해 온 샌프란시스코가 이번 결정을 통해 그런 변화에 열려 있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실무자가 가져갈 교훈

이 사례는 자전거도로에 국한되지 않는 함의를 준다. 정식 승인 절차를 기다리는 대신 현장에 '작동하는 최소한의 결과물'을 먼저 만들어 보여주고, 그 반응을 보며 제도화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은 제품·서비스 개발에서 흔히 말하는 신속한 프로토타이핑과 구조가 같다. 중요한 것은 완성도의 차이가 수용 여부를 가른다는 점이다. 쉽게 무너지는 콘과 견고한 기둥의 차이가 결과를 바꿨듯, 아이디어의 설득력은 그것이 얼마나 실제처럼 구현되었는가에 크게 좌우된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시의 호의적 대응은 어디까지나 예외적 결정이었고, 당국 스스로 규정 위반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설치물의 안전성, 관할권, 다른 교통 흐름과의 충돌 같은 검토 절차가 생략될 수 없다는 사실은 그대로다. 결국 이런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규칙을 어기면 통한다'가 아니라, 명확한 문제 제기와 구현된 해법이 맞물릴 때 제도가 움직일 여지가 생긴다는 점이다. 좋은 설계란 사람들이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바꿔야 할 것은 사람이 아니라 설계라는 관점이 이 이야기의 핵심에 놓여 있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99percentinvisible.org/article/guerrilla-bike-la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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