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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에도 깃을 입히다: 조문의 '과거 버전'을 되살리는 실험

법률에도 깃을 입히다: 조문의 '과거 버전'을 되살리는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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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머는 코드의 어느 한 줄을 짚어 누가, 언제 썼는지, 과거 특정 시점에 파일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연방 법률을 읽는 변호사는 같은 질문에 답하려면 조문 하단의 주석을 오후 내내 뒤져야 하는 경우가 많다. 리파이나(Lexifina)가 공개한 실험은 바로 이 비대칭을 겨냥한다. 미국 법전(US Code) 아홉 개 편(title)에 대해 모든 개정을 순서대로 '재생'하면서, 임의의 날짜에 효력을 가졌던 조문 텍스트와 각 구절을 만든 법률을 함께 보여주는 버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상당수의 1차 법률 리서치가 언어 모델을 거쳐 이뤄지는 지금, 모델이 법의 정확한 계보를 다루지 못해 해석에 한계를 보인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더 뚜렷해졌다.

왜 '언제'가 그렇게 어려운가

미국 법전은 생각보다 다루기 까다로운 자료다. 의회가 실정법(positive law)으로 제정한 편을 제외하면 법전 자체는 법의 '추정 증거'에 불과하고, 법전과 Statutes at Large가 충돌하면 후자가 우선한다. 법전을 발행하는 법률개정자문국(OLRC)은 이를 특정 공법(public law)까지 반영한 '릴리스 포인트' 형태로 내놓으며 끊임없이 재편한다. 어떤 공법이 특정 문장을 썼는지는 개정 주석에 산문으로 기록되고, 그 변경이 언제 효력을 가졌는지는 별도의 발효일 주석에 적혀 있다. 의회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기본 규칙에 따라 제정일에 효력이 발생한다. 즉 '누가 썼나'와 '언제부터 효력이 있나'는 서로 다른 곳에 흩어져 있다.

리파이나가 드는 사례는 11 USC §1182(1)의 소규모 사업 채무자 정의다. 2019년 기존 부채 한도로 신설된 이 조항은 CARES법이 2020년 3월 한도를 750만 달러로 한시 상향했고 그 조치는 2022년 3월까지 연장됐다. 2022년 3월 27일 상향이 일단 소멸했으나, 같은 해 6월 21일 의회는 2020년 3월 27일 이후 개시돼 아직 계속 중인 사건에 대해 2년 더 되살리면서 공백 기간까지 소급해 적용했다. 이 높은 한도는 2024년 6월 다시 만료됐고, 2025년 4월 3년 주기 조정을 거쳐 현재는 342만 4000달러다. 2022년 5월에 접수된 사건이라면 당시 발행된 릴리스 포인트는 낮은 한도를 보여주고, 뒤에 나온 법률만이 그 답을 바꾼다. 변호사에게 쓸모 있는 이력이라면 텍스트, 각 변경의 발효 시점, 그리고 소급하는 법률의 적용 범위까지 함께 담아야 한다는 뜻이다.

모델이 틀리는 지점

올해 뮌헨공대(TUM) 연구진은 독일 법률 질의에서 모델이 보이는 두 가지 실패를 짚었다. 학습 컷오프 이후 대체된 규칙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 그리고 오래된 조항이 사실관계를 규율하는데도 더 새로운 조항을 선호하는 것이다. 한 모델은 컷오프 이후 질문을 혼자서는 24%만 맞혔지만, 관련 조문 텍스트를 함께 제공받자 정답률이 87%로 올랐다. 연구진은 시간적 유효성을 '강한 제약'으로 다뤄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질문이 가리키는 날짜를 존중하도록 검색 에이전트를 훈련시켜 일관성을 크게 높인 다른 연구도 있다.

그렇다고 모델에게 옛 텍스트를 직접 생성하게 하는 것은 해법이 못 된다. 같은 뮌헨 연구진이 모델에 독일 개정법을 이전 버전에 적용하게 했을 때 결과물은 공식 텍스트와 93~99% 유사해 보였지만, 단일 개정은 절반, 연쇄 개정은 5분의 1만 정확히 일치했고 전문가들은 그 '거의 맞은' 결과에서 법적으로 중대한 오류를 발견했다. 이력은 눈대중이 아니라 검증 가능해야 한다.

재생과 대조로 만든 이력

리파이나는 2017년 이후 각 릴리스 포인트 쌍에 대해 그 사이 제정된 공법을 날짜순으로 이전 텍스트에 적용한 뒤, 그 결과를 다음 버전과 대조했다. 아홉 개 편에서 일어난 365건의 변경 가운데 361건이 다음 릴리스 포인트를 정확히 재현했다. 나머지 네 건에는 어디까지 확인됐는지를 알리는 라벨을 붙였다. 각 변경은 해당 법률과 발효일을 함께 지니는데, 261건은 기본 규칙에 따라 제정과 동시에, 72건은 발효일 주석으로, 29건은 개정문 자체에 명시된 날짜로 효력이 발생했다. 효력이 결코 오지 않을 수도 있는 행정기관의 판단에 달린 한 건은 추측 대신 본문에서 제외했다. 이렇게 쌓인 기록 위에서 사용자는 날짜를 골라 그 시점에 유효했던 텍스트를 받고, 오늘과 달리 읽히는 단어는 표시되며, 각 구절은 그것을 쓴 법률별로 색칠된다. 정의 조항이 바뀌면 그 용어를 쓰는 다른 모든 조항이 나열되고, 특정 조를 따라가며 지난 방문 이후의 변화를 볼 수도 있다.

한계도 분명하다. 이 시스템은 아직 뒤에 나온 법률의 소급 적용을 이전 날짜 위에 반영하지 못한다. 그래서 2022년 공백기에 접수된 사건에는 6월 법률이 답을 바꿨다는 경고 없이 낮은 한도만 보여준다. 발효일 주석은 패턴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이례적 표현은 제정일로 되돌아가 처리된다. 각 변경에는 법률 원문 링크가 붙어 있고, 중요한 사안은 원문을 직접 읽으라는 당부가 함께 달린다. 제작진 스스로도 이 도구의 적절한 형태를 아직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실무적으로 보면 이 실험의 가치는 완성도보다, 법률 텍스트의 '시간'과 '출처'를 기계가 검증 가능한 형태로 재구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 데 있다. 법률 AI가 신뢰할 만한 1차 리서치 도구가 되려면 바로 이런 계보와 발효 시점의 구조화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lexifina.com/blog/git-for-the-us-c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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