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자물리학에서 25년 가까이 이어진 유명한 불일치가 최근 계산으로 해소된 듯 보이지만, 대신 새로운 골칫거리가 생겼다. 예전에 잘 들어맞던 계산이 갑자기 최신 결과와 충돌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이야기는 실험 데이터와 이론 계산이 서로를 검증하는 물리학의 방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둘이 어긋날 때 무엇을 의심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주인공은 전자의 무거운 사촌뻘인 뮤온이다. 뮤온은 작은 막대자석처럼 행동해서, 자기장 안에서 돌리면 자기력 때문에 세차운동을 하며 스스로 작은 원을 그린다. 이 원의 크기를 결정하는 값이 'g-인자'다. 뮤온이 완전히 고립돼 있다면 g는 정확히 2가 되지만, 양자이론에 따르면 세상의 모든 입자가 여기에 미세한 영향을 준다. 뮤온은 광자 같은 입자를 끊임없이 방출하고 재흡수하는데, 그 짧은 과정의 흔적이 '조금 더 흔들리는' 형태로 남는다. 그래서 이 초과분인 'g−2'는 우주에 존재하는 입자를 들여다보는 창으로 여겨진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알렉스 케샤바르지는 이를 두고 "뮤온 g−2 측정은 우주에 얼마나 많은 입자가 있는지를 대신 말해주는 척도"라고 표현했다.
두 갈래의 이론 계산
2001년 브룩헤이븐 국립연구소의 측정에서 뮤온의 g-인자가 예상보다 크게 나오자, 물리학자들은 미지의 입자, 어쩌면 암흑물질과 연결될 새로운 입자의 신호일지 모른다며 흥분했다. 이를 더 정밀하게 재확인하기 위해 2013년 브룩헤이븐의 지름 15미터짜리 거대한 자기 링이 바지선과 트럭에 실려 일리노이의 페르미 연구소로 옮겨졌고, 업그레이드된 실험이 준비됐다.
문제는 이론값 계산이다. 네 가지 기본 힘 중 중력은 무시할 만큼 약하고, 전자기력과 약력은 표준 기법으로 다룰 수 있다. 까다로운 것은 쿼크를 양성자와 중성자로 묶는 강력이다. 여기서 두 갈래의 접근법이 갈린다. 하나는 케샤바르지가 박사과정에서 다듬은 '데이터 기반 방식'으로, 쿼크의 기여를 예측하는 대신 전자와 양전자를 충돌시켜 직접 측정한다. 충돌에서 쿼크 뭉치가 많이 나올수록 강력이 뮤온에 강하게 개입한다는 뜻이다. 다른 하나는 강력 이론(양자색역학)을 거대한 격자 위에서 시뮬레이션하는 '격자 QCD'로, 기상예보가 대기를 큰 격자로 나눠 평균 변화를 계산하는 방식과 닮았다.
2020년 6월 발표된 데이터 기반 예측은 2021년 4월 페르미랩의 정밀 측정과 뚜렷이 어긋났고, 그 차이는 새 입자 발견을 주장할 문턱에 거의 닿을 정도였다. 그런데 같은 2021년, 부다페스트·마르세유·부퍼탈 연구진으로 구성된 BMW 그룹이 격자 QCD 결과를 네이처에 내놓았다. 처음엔 데이터 기반 방식보다 열 배나 흐릿했던 격자 계산이, 10년에 걸친 기법 개선과 계산 능력 향상 끝에 같은 정밀도에 도달한 것이다. BMW의 계산에 따르면 페르미랩의 뮤온은 알려진 입자와 알려진 법칙만으로 설명 가능한, '정확히 있어야 할 만큼' 흔들리고 있었다. 이후 독립적인 격자 그룹들도 일치하는 결과를 내놨다.
이번엔 실험이 문제다
여기서 새로운 수수께끼가 생긴다. 격자 계산이 옳다면, 실험 데이터에 기반한 옛 데이터 기반 예측은 왜 어긋나는가. 실험에서 뽑은 값이 틀렸다는 뜻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리학자들은 데이터 기반 방식의 핵심인 전자-양전자 충돌 자체를 파고들기 시작했다. 단서는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의 VEPP-2000 충돌기에서 나왔다. CERN의 대형강입자충돌기보다 6,000배 낮은 에너지로 작동하는 이 비교적 온건한 장치는, 충돌에서 나오는 파이온이라는 쿼크 뭉치의 생성률을 정밀하게 센다.
2010년 완전히 새 검출기를 설치한 뒤 2023년 발표된 측정에서 이 파이온 생성률이 상당히 달라졌다. 팀의 일원인 리버풀 대학의 표도르 이그나토프는 "놀라웠다. 아무도 그럴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같은 장치의 과거 결과와 극적으로 갈라진 데다 연구진이 높은 정밀도를 주장하면서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케샤바르지의 말대로 "이보다 더 철저히 검증된 측정은 없"을 정도로 파고들었지만 아직 오류는 발견되지 않았다.
판은 더 복잡하다. 최근 격자 시뮬레이션과 VEPP-2000의 다른 검출기 예비 데이터는 새 생성률과 맞아떨어지는 반면, 캘리포니아 BABAR 실험의 옛 데이터를 2023년 분석한 결과는 오히려 낡은 생성률과 놀랍도록 잘 들어맞는다. 결국 남은 질문은 두 갈래다. 쿼크에 미지의 입자가 개입하고 있거나, 아니면 서로 다른 실험 절차에서 비롯된 간과된 세부사항이 쿼크가 이상하게 굴고 있다는 착각을 만들어내고 있거나. 케샤바르지는 "수십 년에 걸쳐 서로 다른 방식과 서로 다른 사람들이 수행한 40년치 측정이 완전히 다른 그림을 그린다"며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실무적으로 이 이야기가 던지는 교훈은 분명하다. 이론과 실험이 정밀하게 일치했다고 해서 문제가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에 신뢰받던 데이터가 새 기준과 충돌할 때, 물리학은 어느 쪽 실험이 옳은지를 되짚어야 한다. 참고로 네이처 발표 당시 BMW 계산이 새 파이온 생성률을 직접 예측했다는 서술은 이후 정정됐다. BMW의 계산은 새 생성률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할 뿐이며, 생성률 자체를 더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은 다른 격자 그룹들이었다.